“나 변호사인데” 수능 감독관 협박한 학부모, 스타강사였다

이가영 기자 2023. 11. 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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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본인확인 하는 시험감독관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뉴시스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자녀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시험 감독관에게 “내가 변호사”라며 폭언을 한 학부모가 실제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수능 다음날 감독관이 근무하는 서울 양천구의 중학교에 찾아가 항의한 학부모 A씨는 경찰대를 졸업한 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인물이다. 현재는 대형 경찰 공무원 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스타강사’로 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학교 밖에서도 워낙 강하게 항의한 탓에 목격자들이 많았는데, 이 모습을 본 이들로부터 “일타강사 A씨와 인상이 비슷하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한다.

앞서 수능일인 지난 16일 서울의 한 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에도 답안지에 정답 표기를 하다가 감독관 B교사에게 적발됐다. 다른 감독관 2명의 증언도 일치해 이는 부정행위로 처리됐다. 부정행위를 하면 수능 시험이 무효가 된다.

이 수험생과 어머니는 수능 다음날 B교사가 근무하는 교무실에 찾아왔다. 곧이어 아버지 A씨도 학교로 들어오려다 제지당했다. 교사와의 전화에서 A씨는 “나는 변호사다. (당신이) 한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똑같이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고 했다. 이후 학교 정문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두려움을 느낀 B교사는 병가를 낸 상태다.

서울교사노조는 “감독관이 착용한 이름표에는 근무하는 학교가 기재되어 있지 않음에도 수험생 측은 교사의 이름만을 갖고 학교까지 찾아왔다”며 “교육청은 해당 교사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유출된 것인지에 대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로 A씨를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교권 침해 학부모에 대해 공동 고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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