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전과조회' 의혹 이정섭... 검찰 후배 등에 '조회 사주' 정황

이유지 2023. 11. 2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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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으로 전과기록을 조회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정섭 검사가 후배 등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켜 수사 대상이 아닌 사람들의 범죄경력을 조회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검찰은 조회 대상자들의 수사나 재판 등 업무적으로 무관한 사람들에게 범죄경력을 조회하도록 이 검사가 요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회 경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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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서버 범죄경력 조회 로그기록 역추적
서울중앙지검 검사 등의 열람 흔적 포착
이정섭 연관성 의심... "사실관계 확인 중"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로 20일 발령된 이정섭 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 뉴시스

불법으로 전과기록을 조회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정섭 검사가 후배 등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켜 수사 대상이 아닌 사람들의 범죄경력을 조회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를 지휘하는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서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받고 직무배제된 이 검사의 사법처리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26일 한국일보 취재결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최근 대검찰청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서버를 열람해 이 검사가 불법 전과조회를 했다고 지목된 인물들의 범죄경력을 검색·조회한 로그 기록을 역추적했다. 그 결과, 이 검사와 알고 지낸 서울중앙지검 소속 A검사 등 검찰 구성원들이 검색·조회한 흔적이 드러났다. 일부는 이 검사와 전혀 인연이 없는 구성원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회 대상자들의 수사나 재판 등 업무적으로 무관한 사람들에게 범죄경력을 조회하도록 이 검사가 요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회 경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검찰 안팎에선 이 검사 관련 수사 진행 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있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런 정황을 보고받고 그에 대한 강제수사를 허용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검 등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만 해도 이 검사를 옹호하는 듯했던 뉘앙스가 최근 사뭇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정섭 검사의 처남댁 강모씨가 가사도우미의 전과기록(범죄경력)과 관련해 이 검사의 부인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 오른쪽 아랫 부분에는 남편 조모씨와 관련 얘기를 한 내용도 나온다. 제보자 제공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이 검사와 처남 조모씨, 그리고 이 검사 배우자와 처남댁이 각각 주고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처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 검사에게 "형, 이 사람 수배자나 전과 있는지 좀 알아봐 줄 수 있어요?"라고 묻는 내용도 들어 있다.

현행법에는 수사기관 관계자 등이 권한 없이 형사사법정보를 열람·복사·전송하거나, 타인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등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수사경력을 조회하는 것도 수사·재판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 목적에 따른 최소 범위에서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공무상 비밀누설, 형실효법 위반 등 혐의로 이 검사를 고발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형사절차전자화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이 검사를 상대로 제기된 다른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강원 춘천시 리조트와 처가 소유 경기 용인시 골프장을 압수수색했다. 이 검사가 처가 소유 골프장을 이용해 동료 검사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거나 전직 대기업 임원에게 고급 리조트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확인 차원이다. 자녀 학교 배정 관련 위장전입 의혹, 처남 대마 흡입 혐의 경찰 불송치 관여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의혹을 제기한 이 검사의 처남댁 강모씨를 24일 참고인 조사하려 했으나 불발돼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이 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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