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없인 못 살아~ 김치요리 맛집[편식쟁이 주바리의 내돈내먹 찐리뷰]

주현수 기자 2023. 11. 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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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옥 김치찌개



김치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앗! 너무 연식이 확인되는 노래를 흥얼거렸나ㅋㅋ. 엊그제 22일이 ‘김치의 날’인 거 아셨어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11월 22일이 ‘김치의 날’로 지정됐는데요, 대한민국 법정기념일 중 특정 음식이 기념일의 주인공이 된 것은 최초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김치가 한국인의 밥상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가치는 남다르다는 뜻이겠죠. 매년 11월 중순 즈음부터 약 한 달여간이 김장 시즌인데요. 물론 요즘엔 김장을 손수 담그는 가정이 손에 꼽을 정도로 귀하지만…. 특별히 11월 22일을 꼽아 ‘김치의 날’로 지정한 이유는, 김치의 다양한 재료 하나(1) 하나(1)가 모여 면역 증강·항산화·항비만·항암 등 22가지 이상의 효능을 만들어낸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라고. 거기에다가 얼마 전 나온 뉴스를 보니 미국에서도 이날을 ‘김치의 날’로 지정할 전망이래요.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에 따르면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는 11월22일을 김치의 날로 선포하자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오는 12월 6일 본회의에 올려 채택하기로 했답니다. 이젠 ‘K-푸드’가 아닌 ‘세계인의 건강 푸드’로 떠오른 김치,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김치의 날’을 기념해 김치를 활용한 요리가 맛있는 집을 탐색해봤습니다.

■ 샘밭막국수의 보쌈

어릴 적 마당에서 동네 분들이 함께 모여 김장 품앗이를 하던 추억이 아련하게 남아있습니다. 엄마가 소금에 잘 절인 배추잎을 한 장 떼어 양념한 김장 속과 금방 삶아 뜨끈뜨끈한 돼지고기 한 점까지 돌돌 말아서 고무장갑 낀 손으로 들고 있으면 입으로 쏙 받아먹었던 그 맛은 잊으려야 잊히질 않네요. 김장 시즌이 돌아오니 보쌈이 눈에 아른아른해 급 다녀왔습니다.

샘밭막국수 보쌈



3대가 이어 온 춘천 대표 막국수 맛집인 ‘샘밭막국수’ 서울과 경기도 몇 군데 분점이 있어 가까운 곳에 가서 맛보기로 했죠. 막국수가 대표메뉴지만 보쌈도 깔끔하게 잘 나오더라고요. 국내산 오겹살을 춘천에서 직접 담근 장으로 삶아낸 돼지고기와 절임 배추, 보쌈 속이 새우젓 살짝 올려 싸 먹기에 궁합이 아주 굿입니다요. 오겹살을 기름기가 쪽 빠지도록 푹 삶아냈는지 담백했는데 부들부들한 식감을 더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 식사로 주문한 막국수(특이하게 이 집엔 물막국수는 없고 비빔으로만 제공)은 지금껏 먹어본 막국수와는 어나더 클래스였는데 얇은 면발이 거칠거칠한 식감이 전혀 없이 부드럽게 입안에 빨려들어 오고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양념과 들기름의 고소함이 고급진 맛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보쌈을 포함해 녹두전과 막국수까지 고루고루 맛보고 싶다면 ‘샘밭 정식’을 주문하시는 게 꿀팁.

■ 보건옥의 김치찌개

김치찌개야 잘 익은 김장김치로 집에서 끓여 먹는 게 가장 맛있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이곳으로! 을지로4가역 인근에 있는 ‘보건옥’은 가성비 훌륭한 소고기 맛집으로 유명하지만 점심시간엔 근처 직장인들을 위한 김치찌개가 또 예술인 곳이죠.

보건옥 김치찌개



테이블 위에서 큰 냄비에 보글보글 끓여 먹는 김치찌개는 달큰한 맛없이 시원하고 칼칼했어요. 술 안 먹었는데 해장이 되는 느낌 혹은 다시 술을 부르는 국물의 힘ㅋㅋ. 돼지고기도 듬뿍 들어있고 기본적으로 김치가 맛있으니 따로 조미료를 넣은 것 같지도 않더라고요. 대여섯 가지의 밑반찬도 허술하지 않아서 요즘 같은 런치플레이션 시대에 적당한 가격으로 든든한 한 끼를 보장받을 수 있어요. 특히 금방 한 것 같은 따끈따끈한 쌀밥이 칭찬할 만했는데 집밥처럼 찰진 밥이라 대만족이었죠. 또 다른 김치찌개 맛집 방산시장 ‘은주정’도 근처에 있는데 푸짐한 양+무한리필 쌈채소를 원한다면 이곳으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보건옥’을 추천합니다.

■ 다락정의 김치만두전골

이번엔 김치만두전골의 매력 속으로 빠져볼까요. 삼청동길 끝자락에 위치한 ‘다락정’은 만두와 불고기, 전 등을 파는 곳인데 요즘같이 찬바람 부는 계절이면 보글보글 끓여 먹는 만두전골이 더 생각이 나죠. 구수한 국물이 좋다면 된장을 사용한 토장만두전골을 시키면 되고 칼칼한 국물이 당길 땐 역시 김치만두전골이 제격.

다락정 김치만두전골



아담한 사이즈의 만두는 만두피가 조금 도톰한 편인데 속에는 매콤한 김치와 고기가 실하게 들어 있어요. 칼칼한 국물에는 돼지고기와 전도 여러 종류 들어 있어서 아주 내용물이 실하다는 느낌. 걸쭉하지 않고 간도 세지 않은 편이라 시원한 김치찌개에 만두 사리 넣어 먹는 기분이었어요. 공깃밥도 포함돼있어서 남은 국물에 밥 말아 먹으면 크~ 또 한잔 부르는 맛.

주문하면 바로 부쳐서 나오는 모둠전도 큰엄마가 해주신듯한 넉넉한 맛이고, 녹두전은 어리굴젓을 곁들여 먹을 수 있어 맛깔납니다. 밑반찬도 너무너무 맛있어서 자꾸 젓가락을 움직이게 하고 가격도 부담 없는 집이라 주바리가 애정하는 곳이니 이번 겨울 꼭 방문해보시길.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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