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김혜수, 뭉클한 작별…이병헌·정유미, 男女주연상 영예(종합)

조은애 기자 2023. 11. 2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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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제44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밀수'는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 음악상, 신인여우상 등 4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청룡영화상 MC 마이크를 내려놓게 된 김혜수는 동료 배우들의 뜨거운 박수 속 아름다운 작별을 고했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44회 청룡영화상이 개최됐다. 이날 진행은 김혜수와 유연석이 맡았다. 특히 올해는 김혜수에게 더없이 특별한 시상식이었다. 무려 30번째 청룡영화상과 함께 한 김혜수는 이번 시상식을 끝으로 MC 자리에서 내려온다. 지난 1993년 제14회 시상식부터 제19회를 제외하고 한 해도 빠짐없이 마이크를 잡았던 그는 청룡영화상의 상징이었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김혜수는 "매년 청룡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될 11월이 되면 1년 동안 한국영화를 위해 헌신해주신 영화인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두근거리곤 했다. 제 11월처럼 올해 시상식도 여러분께 선물 같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연석은 "청룡의 여신 김혜수 선배님께서 청룡영화상을 이끌어온 지 30번째 되는 날이다. 선배님과 함께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그려나가게 돼 영광"이라며 시상식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 최우수 작품상의 주인공은 '밀수'였다. 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는 "올 여름 극장에서 '밀수'를 관람해주신 관객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남녀 주연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이병헌, '잠'의 정유미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병헌은 "영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청룡상은 받아보고 싶어할 것 같다. 권위 있고 공정한 시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제 손에 트로피가 들려 있는 걸 보니 정말 공정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권위라는 게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이 인정하고 신뢰를 쌓아야 생기는 것 아니겠나. 청룡영화상이 이런 위치에 오른 건 그 한가운데 김혜수라는 분이 30년을 훌륭한 센스로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그 긴 세월 너무나 수고하셨다. 다음 달에 둘째가 나온다. 태명은 '버디'라고 지었다. 지금 집에서 지켜보고 있을 이민정 씨, 준후, 버디와 이 영광을 함께 하겠다. 나이스 버디!"라는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정유미는 "이 상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잠'을 극장에서 봐주신 관객분들께도 감사하다. 제가 이 상을 받다니 영광이다. 하나 고백하자면 김혜수 선배님, 10년 전에 선배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제가 계속 배우를 하고 있었을지 모르겠다.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다 선배님 덕이다. 앞으로도 항상 응원하겠다. 언제 어디서든 아름답게 계셔달라"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밀수'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조인성은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같이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류승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이 작품을 하면서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다. 서로 떨어지고 싶지 않았고 같이 있어도 보고싶었고 헤어지는 날 참 많이 울었다. 제겐 소중한 기억이다. 작품에서 더 많은 박수를 받았어야 하는 언성 히어로들, 영광은 그분들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기뻐해주실 김혜수 선배님과 뜨겁게 포옹하고 싶다"며 MC석으로 달려가 김혜수와 다정한 포옹을 나눴다.

'거미집'으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은 전여빈은 "'거미집' 무대인사를 100회 정도 진행했는데 그때마다 '거미집'과 어울리는 신조어가 '중꺾그마'라고 얘기하곤 했다.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얼마든지 꺾여도 괜찮다고, 마음만 있으면 그게 믿음이 되고 실체가 없는 게 실체가 되는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고, 누군가 자신의 길을 망설이고 있다면 믿어도 된다고 응원하고 싶다. 또 '거미집'에서 좋아하는 대사가 있는데 김기열 감독이 '내가 재능이 없는 걸까요?'라고 했을 때 '너 자신을 믿는 게 재능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믿음이란 게 나 말고 다른 사람을 향할 때는 당연한 것 같은데 스스로에겐 왜 그렇게 힘든지 잘 모르겠다. 영화에서 그 대사를 들을 때 기분이 좋더라. 내가 다른 사람을 믿어줄 수 있는 마음만큼 스스로도 믿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혹은 내가 누군가를 믿어주지 못할 때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믿어주고 싶다. 설레는 연기로 보답하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시상식 말미에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청룡영화상을 떠나는 김혜수를 위한 순서가 마련됐다. 무대 위에 깜짝 등장한 정우성은 "김혜수의 마지막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러우면서도 슬프다. 김혜수를 청룡에서 떠나보내는 건 오랜 연인을 떠나보내는 심정과 같이 느껴진다. 제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청룡의 여인, 김혜수에게 보내는 영화인들의 연서를 전하기 위해서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청룡을 이끌어온 김혜수를 어떻게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김혜수가 영화인들에게 준 응원, 영화인들이 김혜수를 통해 얻은 위로, 영화인과 영화를 향한 김혜수의 뜨거운 애정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청룡영화상이 있을 수 있었다. 그가 함께 한 청룡영화상의 30년은 청룡영화상이 곧 김혜수이고, 김혜수가 곧 청룡영화상인 시간이었다. 영원한 청룡의 여인 김혜수에게 전한다"며 트로피를 전달했다.

김혜수는 "그동안 청룡에서 몇 번 상을 받았는데 이 트로피엔 '청룡영화상'이라는 글씨가 각인돼 있다. 그 어떤 상보다 의미 있다. 일이든 관계든 떠나보낼 때 미련을 두지 않는데 다시 돌아가도 그 순간만큼 열정을 다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지난 시간에 대해 후회없이 충실했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청룡과의 인연이 벌써 30회나 됐다. 너무 소중한 우리 영화,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이 자리는 제게도 배우로서 성장을 확인하고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30번 청룡을 함께하면서 우리 영화가 얼마나 독자적이고 소중한지, 진정한 영화인의 연대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매년 생생하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경외심을 배웠다. 김혜수란 사람의 서사에 청룡영화상이 함께 해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함께 영화를 나누고 마음껏 사랑하는 시상식으로 존재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실수도 많았는데 청룡영화상과 함께 저를 떠올려주신 분들, 박수를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청룡영화상의 진행자가 아닌 모습이 낯설더라도 매년 연말, 생방송을 앞두고 가졌던 부담을 좀 내려놓고 스물두 살 이후로 처음 시상식 없는 연말을 맞이할 저도 따뜻하게 바라봐달라. 1993년부터 지금까지 저와 늘 함께 했던 청룡영화상,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유의미했고 영광이었다"며 애틋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제44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밀수'

-남녀 주연상=이병헌('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유미('잠')

-감독상=엄태화('콘크리트 유토피아')

-남녀 조연상=조인성('밀수'), 전여빈('거미집') 

-청정원 인기스타상=송중기, 김선호, 박보영, 조인성

-음악상=장기하('밀수')

-기술상=진종현('더 문')

-미술상=정이진('거미집')

-편집상=김선민('올빼미')

-촬영조명상=김태경, 홍승철('올빼미')

-각본상=정주리('다음 소희')

-최다관객상='범죄도시3'

-청정원 단편영화상='과화만사성'

-신인 감독상=안태진('올빼미')

-남녀 신인상=홍사빈('화란'), 고민시('밀수')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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