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안 난방 10분 만에 CO 농도 '치사 수준'…캠핑사고 '주의'

강태현 2023. 11. 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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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삐.'

텐트 안으로 숯이 담긴 화로를 넣고 천막을 내리자 1분도 채 되기 전에 텐트 내부에 설치한 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는 24일 춘천소방서에서 6인용 텐트 안에 숯, 장작 등 난방기구를 설치했을 때 변화하는 일산화탄소 농도를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소방은 우선 불에 태운 숯 2㎏을 화로에 담아 텐트 안에 설치한 뒤 10분간 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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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소방 실험 결과 1천600ppm 웃돌아…환기·경보기 설치 필수
텐트 안에 숯이 담긴 화로 설치하는 소방 관계자 [촬영 강태현]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삐,삐,삐….'

텐트 안으로 숯이 담긴 화로를 넣고 천막을 내리자 1분도 채 되기 전에 텐트 내부에 설치한 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텐트 안은 10분 만에 일산화탄소(CO) 농도가 가스 탐지기 능력 최대치인 1천999ppm을 훌쩍 넘어섰다.

가스안전공사의 '일산화탄소 농도별 인체 영향' 자료에 따르면 정상 농도인 20ppm에서 200ppm까지만 올라도 2∼3시간 내 가벼운 두통이 생길 수 있고, 농도가 800ppm 이상일 경우 45분 만에 두통, 매스꺼움, 구토 증세가 나타나며 2시간 내 사람을 쓰러지게 할 수 있다.

농도 1천600ppm은 2시간 후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실험을 위해 숯에 불붙이는 소방 관계자 [촬영 강태현]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는 24일 춘천소방서에서 6인용 텐트 안에 숯, 장작 등 난방기구를 설치했을 때 변화하는 일산화탄소 농도를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텐트 안 일산화탄소 정상 농도를 우선 측정한 뒤 난방기구 유무, 환기 여부에 따른 농도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소방은 우선 불에 태운 숯 2㎏을 화로에 담아 텐트 안에 설치한 뒤 10분간 농도 변화를 측정했다.

텐트 안에 난방기구를 설치한 뒤 천막을 내리는 소방 관계자들 [촬영 강태현]

화로를 넣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텐트 안에서는 경보음이 울려 퍼졌고, 10분이 지나자 기계로는 측정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수치가 치솟았다.

이후 같은 조건에서 텐트의 창문을 열고 환기한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는 점차 줄어들어 300ppm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불에 탄 장작을 화로에 넣고 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반복한 결과 밀폐된 텐트 안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천600ppm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장작 난방은 그대로 두고 텐트를 환기한 결과 5분이 채 되기 전에 농도가 20ppm 이하로 떨어졌다.

일산화탄소(CO) 농도 측정하는 소방 관계자 [촬영 강태현]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으며 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이다.

폐로 들어가면 혈액에 있는 헤모글로빈(혈색소)과 급격히 반응하면서 산소의 순환을 방해한다.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체내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 뇌와 척추가 영향을 받아 두통과 현기증, 구토 증세를 보일 수 있고, 많이 흡입하면 중추신경계가 마비돼 의식을 잃거나 결국 사망한다.

강원소방에 따르면 도내에서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주택, 농막 컨테이너, 텐트 등에서 화로, 숯, 연탄 등 난방기구를 사용하다 숨진 사람은 8명에 이른다.

어지러움, 구토, 의식 저하 등 증세를 보인 사람도 72명에 달한다.

실제 지난 9월 24일 홍천군에서는 텐트 안에서 숯 난로를 피운 야영객이 약 20분 만에 의식 저하 증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 5월 29일 인제군에서도 가족 4명이 장작을 넣은 화로대를 텐트 안으로 넣었다가 매스꺼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처럼 겨울철 캠핑을 즐기다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용품 사용으로 인해 숨지거나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소방 당국은 주의를 당부했다.

권혁범 도 예방안전과장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작은 행동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며 "캠핑 시 환기를 하고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해달라"고 말했다.

불붙인 장작 일산화탄소(CO) 농도 실험 [촬영 강태현]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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