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이 나간 차태현과 조인성, 성급한 미국행은 과욕이었나('어쩌다 사장3')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tvN 예능 <어쩌다 사장 시즌 3>, 지난 시즌 화천의 '원천 상회', 나주의 '공산 할인 마트' 때의 반응이 워낙 좋았던지라 기대하신 분들이 많다. 그런데 이번 미국편, 어쩌다 보니 가장 화제인 게 인물이나 장면이 아닌 김밥이다. 그것도 부정적으로. '맛있겠더라, 그거 보다가 김밥 싸 먹었잖아. 시켰잖아', 이런 얘기가 없다.
최근에 김밥을 판매한 프로그램이 tvN <서진이네>, 그리고 지난주 <장사 천재 백사장 시즌2>, 또 <어쩌다 사장>까지 세 편이다. <서진이네>는 정유미가 김밥 싸는 걸 배우기도 했고 연습을 많이 해갔다. 심지어 <서진이네> 제작진은 시뮬레이션까지 해봤다고. <장사천재 백사장>의 경우 재료 준비는 백사장이 했지만 김밥을 싸는 건 유리가 맡았는데 처음에는 잘 말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만들어서 썰기 시작하면 옆구리가 터지지 뭔가. 알고 보니 그 지역 쌀이어서 끈기가 없어서 터지는 거였다.

그런데 <어쩌다 사장3>의 경우 아무런 준비 없이 왔다. 차태현, 조인성, 두 사장은 김밥을 하루에 300줄 400줄을 파는 마트라는 걸 몰랐던 거다.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어쩌다 사장>이 생경한 환경에서 차차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콘셉트이긴 하다.
그런데 그 모든 걸 감안하더라도 첫날 만든 김밥은 돈을 받지 않았어야 한다. 이 팀이 연습 과정이 없었지 않나. 김밥을 생전 처음 싸보는 사람이 태반이다. 판매를 하던 중에 한효주가 시식을 해봤는데 '퍽퍽하다'는 반응이었다. 어묵이 간이 안 뱄다고 했고. 그렇다면 밥이 뜸이 덜 들었고 간도 안 맞는다는 얘기다. 임주환이 한효주에게 '이건 망친 거고 손님에게 나간 건 이보다는 낫다'고 했는데 같은 밥인데 더 나은 맛일 리 있겠는가. 그렇다면 돈을 안 받는 게 맞다. 연습 삼아서 해본 거로 치면 되지 않나. 연습을 하는 게 당연하기도 하고. 그런 걸 판단하고 결정할 사람이 이 팀엔 없어서 아쉬웠다. 한 사람이라도 숙련되게 연습을 해갔다면 그토록 우왕좌왕하지는 않았을 것을. 음식 파는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차태현과 조인성, 두 사람의 기운이 지난 시즌보다 가라앉은 느낌이다. 의욕이 없어 보인다고 할까. 두 사람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규모인지라 '이거 뭐지? 내가 왜 여기 이러고 있지?' 넋이 나간 느낌이다. 계산대에 줄이 길게 늘어 선 걸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일일이 가격표를 찾아서 입력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릴 밖에. 연예인이 하는 장사니까 조금 불편해도, 조금 맛이 덜해도 감수해라? 연예인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누는 재미에? 물론 그렇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손님에게 자꾸 죄송하다, 미안하다 해야 하는 상황이, 바로 그 점이 두 사장의 기분을 가라앉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는 인지도와 호감도를 올리고 싶은 마음이 클 게다. <어쩌다 사장3>를 하나의 게임이라고 봤을 때 호감도가 올라간 캐릭터는 누구일까? 4화까지 방송된 현재 윤경호 씨 외엔 없지 싶다. 다른 출연자들은 답보 상태이거나 오히려 내려갔거나. 제작진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여론이 서운할 수도 있겠다. 제작진이 만든 <어쩌다 사장> 지난 시즌들이 다 반응이 좋았고 <부산 촌놈 인 시드니>도 칭찬을 많이 받았으니까.

호평을 받았던 <부산 촌놈 인 시드니>이 7월에 끝났는데 <어쩌다 사장3>가 10월에 시작했다. 석 달 남짓, 준비 과정이 너무 짧았지 싶다. 출연자들 스케줄 때문일까. 시즌 1 '원천 상회' 편의 경우 시작부터 끝까지, 내레이션 한 마디 한 마디, 그림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한편의 작품처럼 완성도가 높았다. 그래서 이번 미국 편이 더더욱 아쉬운 거다. 앞으로 새로운 손님들이 오면서 또 다른 그림을 보여줄 텐데 차태현, 조인성 두 사장이 화천 시절의 생기를 되찾길 바란다.
정석희 TV 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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