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퀴즈 온 더 블럭', 스포츠 스타만 나오면 왜 유독 삐그덕댈까[TEN스타필드]

강민경 2023. 11. 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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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의 인서트》
'유 퀴즈 온 더 블럭', 과거와 달라진 질문 퀄리티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과 비교되는 출연진 사전 조사 등
[텐아시아=강민경 기자]
유재석, 조세호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인서트》
드라마 속 중요 장면을 확대하는 인서트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방송가 이슈를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개그맨 유재석, 조세호가 MC를 맡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기획 의도가 변경됐다. 길 위에서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를 들었던 과거와 달리 스튜디오로 장소가 바뀌었다. 가수, 배우, 스포츠 선수들이 출연할 경우 깊은 이야기가 아닌 SNS,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비될 법한 이야기만 쏟아내고 있다는 반응이 줄 잇고 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는 2018년 8월 29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 시즌 4 방송 중이다. '유퀴즈'의 기획 의도는 '길 위에서 만나는 우리네 이웃의 삶, 저마다 써 내려간 인생 드라마의 주연들,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이다. 시즌 1과 2에서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처럼 유재석과 조세호가 길거리로 나가 이웃의 이야기를 들었다.

비록 시즌 1, 2의 시청률은 1~2%를 기록했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우리네 이웃이 들려준 이야기에는 감동이 있었다. 우연한 만남, 동네의 터줏대감 어르신들과 학생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비록 화제성은 떨어졌을지라도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는 전 세계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진제공=tvN


'유퀴즈'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인원 제한 등으로 인해 제작 환경이 바뀔 수밖에 없었던 셈. 그렇게 '유퀴즈'는 스튜디오 토크쇼로 변경됐고, 우리네 이웃과의 우연한 만남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유독 작품 홍보를 위해 출연하는 감독, 제작자, 배우들이 늘어났다. '유퀴즈' 엔딩을 장식하는 경우는 대부분 배우다. 매회 꼭 연예인이 등장한다. 배우들은 '유퀴즈'에 나와 "꼭 출연하고 싶었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배우들이 '유퀴즈' 출연을 선호하는 건 MC에 대한 신뢰도,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부담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스포츠 스타들도 '유퀴즈'를 찾는다. 전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겸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 배구 선수 김연경, 축구 선수 조규성, 김민재, 황인범, 수영 선수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양재훈, 야구 선수 김하성, 이정후, 오지환, 임찬규 등이 출연했다. 이 외에도 많은 스포츠 선수가 '유퀴즈'를 방문했다. 스포츠 선수들 대부분이 큰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건 이후 '유퀴즈'를 찾았다. 이는 화제성을 염두에 둔 대목이기도.

연예인이든 스포츠 선수든 스타가 방문한 '유퀴즈' 분량은 다소 아쉬움을 자아낸다. 배우의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 출연진에 대한 질문 역시 과거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를 들을 때와 다르다. 특히 스타가 출연할 경우 '유퀴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미 대중이 알고 있을 법한 내용이 많다. 스타는 '유퀴즈'가 아닌 다른 방송 혹은 인터뷰, 화보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포츠 스타들도 믹스트존 인터뷰, 화보 인터뷰 등을 소화한다. 물론 스타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모르는 시청자들도 있을 터다.

예시로 11월 15일 방송된 '유퀴즈'에는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 골든글러브(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를 받은 야구 선수 김하성이 출연했다. 평소 열혈 야구팬으로 소문난 유재석은 '골드글러브'를 '골든글러브'라고 표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골드글러브라고 표현하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는 '골든글러브'라고 표현한다. 자막에는 '골드글러브'라고 표기됐으나 유재석은 계속 '골든글러브'라고 말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


또 조세호는 김하성에게 전용기 혜택, 연봉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프로는 연봉으로 이야기한다고 하지 않나. 유재석과 조세호는 김하성의 연봉(700만 달러)에 대해 언급했다. 그 연봉을 받기까지 피나는 노력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대신 연봉으로 어떤 플렉스를 했느냐고 물었다. 김하성을 모르는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정보가 될 수 있다. 김하성의 비하인드 혹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던 또 다른 시청자에게는 단편적인 정보일 뿐이었다.

김하성을 모르는 시청자들을 배려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 검색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어디서 본 이야기를 또 들려주는 건 그저 화제성을 좇기 급급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단 김하성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스타에게 해당하는 부분이다. '유퀴즈'는 스튜디오 토크쇼로 변경된 뒤 시청률이 눈에 띄게 뛰었다. 시즌 1, 2의 시청률이 1~2%였다면 현재 방영 중인 시즌 4 시청률은 4~6%대다. 출연자의 화제성 역시 뒤따라왔다.

배우, 가수들이 자주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 - MMTG'는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웃음과 질문의 수준이 다르게 느껴진다. MC를 맡은 재재나 '문명특급' 제작진이 사전 조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고스란히 드러난다. 출연진들 역시 재재의 질문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유퀴즈'만의 매력은 사람 냄새나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였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홍보의 수단이 된 '유퀴즈'. 알고 있는 스타들의 이야기가 아닌 어디서 들어본 적 없는 스타의 솔직함, 스타의 인간적인 면모가 더 궁금할 뿐이다. 스타만 나오면 시청자에게 과한 배려를 보여주는 '유퀴즈'의 과거 감성이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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