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죽는 계획을 매주 세워야 진짜 부자가 됩니다 – 한순구 교수(연세대학교 경제학부)

KBS 2023. 11. 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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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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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은 계획을 잘 세워, 평생 부족함 없게 사는 방법 가르쳐 주는 것
- 아무리 골을 넣어도 잃지 않는 것이 중요
- 내가 몇 살에 죽을지 매주 논의하며 경제적 계획을 세워
- 서로 다투더라도 가계부를 적으면서 가족과 공유하라
- 하이퍼블릭 이론에 따르면, 오늘의 빚을 내일로 떠미는 건 불행해
- 나의 월급(소득) 수준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나의 가치
- 시간 배분의 문제가 결국 인생의 문제
- 경제학은 비용과 효용을 판단해서 행동하게 만드는 것
- 각각의 쓸모에 따라서 사용할 자금을 포트폴리오로 나눠서 보관하는 금융냉장고가 필요
- 경제학의 단위는 개인이 아니라 경제공동체인 ‘가족’
- 밥상머리에서 가계의 돈 이야기 하는 것이 경제 교육의 시작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11월 23일(목)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 출연 : 한순구 교수(연세대학교 경제학부)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가 돌아왔습니다. 사실 누구나 돈도 많이 벌고 여유 있는 삶, 경제적 자유를 꿈꿉니다. 그러다 보니까 다양한 투자 방법론도 나오고 재테크 비법도 난무하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또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당신의 경제 IQ를 높여라라는 책을 최근에 이분이 쓰셨는데요. 같이 여러분도 경제 IQ를 좀 높여보시죠. 연세대 경제학부의 한순구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한순구> 안녕하십니까.

◇이대호> 언제 또 새 책을 내시고요.

◆한순구> 그러게 말입니다.

◇이대호> 지난번에는 저희가 게임 이론.

◆한순구> 맞습니다.

◇이대호> 게임 이론 가지고 재미있는.

◆한순구> 역사적 사례로 본 게임 이론을 했었죠.

◇이대호> 재미있게 대화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경제 IQ를 높여주신다고 합니다.

◆한순구>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너무 높으신데, 우리.

◇이대호> 아닙니다. 우리 입장 청취자분들도 관심 있게 들어주셔서요. 우선은 많은 분들에게 경제학, 이러면 따분하게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지거든요. 우리 일반인들에게 특히 서민들에게 경제학이란 무엇일까요.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요.

◆한순구> 사실 유감스럽지만 따분한 거라는 거는 조금 인정을 할 수밖에 없긴 한데요. 일단 경제학이라는 거는 학문적으로 정리할 수도 있지만 일반인들은 그 돈과 관련해서 잘 계획을 세워서 평생 부족함이 없도록 살 수 있는 이런 방법을 가르쳐주는 학문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막 이렇게 경제학 교과서를 아무리 들쳐봐도요. 큰 돈을 번다 이런 얘기는 없어요. 제가 30년 동안 했는데. 그런데 뭐라고 그러냐면 제가 좋아하는 말이 항상 그 (0648)오펜스 겟츠 글로리 벗 디펜스 겟츠 빅토리라고 스포츠를 보면 공격하는 사람들. 우리가 아는 스포츠 선수는 다 공격수예요. 손흥민 선수, 골 잘 넣으시잖아요. 마이클 조던, 농구에서 골 잘 넣잖아요. 그런데 그 선수들보다 사실 게임을 이기는 건 수비라는 거죠. 그래서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돈을 많이 벌어도 계획적이고 알뜰살뜰 절약하면서 살지 않으면 많이 번 게 다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도 있고 돈을 좀 덜 벌더라도 이걸 오밀조밀 잘 계획을 세워서 살면 나름대로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다. 이것이 경제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대호> 이야, 진짜 멋진 말씀이네요. 그러니까 축구도 5골을 넣어도 6골 먹으면 지는 것처럼.

◆한순구> 맞습니다.

◇이대호>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일단은 우리가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한순구> 손흥민 선수도 어떤 때는 5골 넣는데 어떤 때는 못 넣을 때도 많아요. 그러니까 이 돈을 번다는 거나 공격은 항상 잘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도. 그렇지만 잘 수비를 해서 점수를 덜 먹게 하는 거는 좀 조직이나 훈련으로 가능하다는 얘기죠.

◇이대호> 왜 그 연예인들 1년에 한 10억원 이상 벌던 연예인들도 파산했다.

◆한순구> 맞습니다.

◇이대호> 막 이런 이야기들 듣는 거 보면 잘 버는 것보다 잘 아끼고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한순구> 그렇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에 베이스한 계획이 있으면 아주 좋다라는 겁니다.

◇이대호> 그래서 꼼꼼하게 그 경제학도 필요한 거고요. 인생 계획도 그래서 경제학으로 좀 같이 세워나가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한순구> 혹시 편집장님께서는 사모님하고 가족들하고 내가 몇 살에 죽을까 이런 걸 논의한 적이 있으실까요?

◇이대호> 아직 거기까지는.

◆한순구> 저희는 매주 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예? 매주.

◆한순구> 왜냐면 이게 되게 경제학적으로 중요한 게 제가 돈을 100살까지 살고 막 모아놨는데 60에 죽는다. 아깝죠. 아깝고.

◇이대호> 본인만 아깝죠.

◆한순구> 상속세가 많이 나옵니다. 미리 대비를 못하면. 그래서 몇 살에 죽을지 이런 것도 다 알게 되면 너무 좋은 거고 반대로 내가 일찍 죽을 줄 알고 한 70까지만 모아놨는데 90까지 산다. 그럼 너무 큰 비극이 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 계획을, 제가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라이프 사이클 이론이라고 노벨상을 받은 이론이 있는데. 그 이론에서는 죽는 날까지 계획을 다 세워놔야 된다는 거예요. 죽는 날까지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죽는 날을 모른다는 게 너무 힘들어서 제가 경제학적으로 그걸 맨날 시나리오를 세워서 내가 70에 죽을 때 80에 죽을 때 우리 가족은 어떻게 살아야 되고 나는 어떻게 해야 되나. 그러니까 그게 저도 문제고 저도 왜냐하면 돈 벌었는데 내 돈 번 돈 다 못 쓰고 죽을 수도 있고 다 썼는데 아직 살아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거를 각각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비해야 된다는 그 라이프 사이클 이론에 입각해서 정말 초장기적으로 그런 것들을 고려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까 연예인 비유를 하셨는데. 한 자기가 돈을 잘 벌 때 젊었을 때 그걸 고려한 연예인과 그렇지 않은 연예인은. 그런데 연예인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도 퇴직을, 저도 10년이면 퇴직을 합니다. 누군가 더 이상 소득을 못 올리는 시기가 오거든요. 그때를 미리미리 먼저 대비하고 더 꼼꼼하게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챙길수록 나중에 뭐라 그럴까요, 예상치 못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이대호> 6938님은 딱 저네요. 큰돈은 못 벌었어도 평생 열심히 일해서 퇴직금도 넉넉히 받고 요모조모 저축을 해서 크게 어렵지 않은 노후를 보내는 것도 경제학에서 큰 의미가 있었네요라고 또.

◆한순구> 의미가 그게 경제학이 추구하는 삶입니다.

◇이대호> 추구하는 멋지십니다. 그런데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언제 죽을지 거기에 대한 대비와 계획을 매주 매주 하신다는 거예요? 이게 그렇게 자주 필요합니까?

◆한순구> 예를 들어서 제가 연금을 많이 들고 있습니다. 연금을 많이 들고 있는데 종신연금을 들면 제가 한 85세까지는 살아야지 손해가 아니더라고요. 그럼 이걸 들 거냐, 또 하나 들 거냐 말 거냐 그러면 제 아내는 넌 운동도 안 하고 일찍 죽을 것 같다. 70까지밖에 못 살 것 같은데 왜 자꾸 그러면 보험회사 좋은 일이다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그러다가 내가 혹시라도 90까지 살면 우리 어떡할 거냐. 보험회사 좀 좋은 일일 수도 있지만 내가 이를 악물고 오래 살 테니까 우리 종신연금 몇 개 더 들자, 이런 식의 대화를 하는 거죠.

◇이대호> 그러니까 한 주 한 주 컨디션에 따라서 나 90일 것 같아, 70일 것 같아. 이게 아니라. 어떤 시나리오별로 대응을 해놓으신다는 거죠.

◆한순구> 건강검진 결과가 나오면 또 아주 큰 토론이 벌어집니다.

◇이대호> 그런데 이것도 진짜 좀 필요한 거네요. 정말 많은 분들한테. 우리가 생각을 못하고 살아서.

◆한순구> 그렇죠. 미리 미리 그걸 생각, 노후 걱정이라는 게 하다 보면 결국은 자기가 사망한 날짜까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대호> 그걸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걸 안다고 해서 좀 행복해지는 것도 아닐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은 좀 막연하게라도 준비를 시작을 해야 될 텐데.

◆한순구> 그렇죠.

◇이대호>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됩니까? 그런데 교수님은 가계부 쓰기를 제안을 하셨어요.

◆한순구> 맞습니다. 제가 학생들한테 너 왜 공부 열심히 안 하냐 그러면 자기 정말 열심히 한대요. 그래서 어제 몇 시간 했냐 그러면 어제는 공부 안 했다. 지난주에 독서실에 간 적 있냐면 독서실 안 갔다. 그런데 비슷합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난 너무너무 아껴 산다. 그럼 얼마나 썼냐, 아무도 몰라요. 지난달에 얼마나 썼는지. 그래서 경제학이라는 건 이 수치에 기반을 해야 되는데 기본적으로 얼마에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를 알아야지 분석이 가능하고 거기서 자기가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울 건가를 계획이 가능하거든요. 그냥 이렇게 막연하게 나는 아껴 쓰고 있으니까 간섭하지 마라라는 사람에게는 어떤 경제학적 조언도 줄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레이 달리오라는 그 유명한 투자가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이 한 말이 인간이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을 버는데 자기 합리화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가계부를 적으면서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솔직하게 적나라하게 가족과 공유를 함으로써 그게 출발점이 될 수가 있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대호> 적나라하게 써라.

◆한순구> 적나라하게 쓰는 거죠.

◇이대호> 그러니까 사람은 자꾸 자기 합리화 그러니까 솔직히 어제는 내가 몸이 안 좋아서 못했고 내일은 또 피곤할 예정이라 못하고.

◆한순구> 친구랑 몰래 저녁 좋은 데서 먹고 가계부에 안 적고 이러면 안 됩니다. 다 적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1원 한 장, 제가 26년간 결혼 생활하는데 26년간 1원 한 장까지 다 가계부에 적혀 있습니다.

◇이대호> 그 가계부를 혹시 누가.

◆한순구> 엑셀 파일에.

◇이대호> 누가 쓰세요?

◆한순구> 온 가족이 씁니다. 자기가 그 자기 지출한 거 저녁에 다 모여서 씁니다. 같이 모여서 쓰는 건 아닌데, 저는 저대로 쓰고 와이프는 와이프대로 쓰고 아들은 아들대로 쓰고 그래서 나중에 이렇게 보면 다 나옵니다.

◇이대호> 그 MBTI 그 끝에 자가 J면은 되게 계획적이고 분석적이고 이렇다면서요.

◆한순구> MBTI는 잘 모르겠고.

◇이대호> 완전 극강의 분석. 그런데 사실 이게 분석적인 게 너무 어려워, 나는 그런 습관을 못 들였어 하시는 분들은 일단 그래도 가계부라도 써봐라.

◆한순구> 저희 가계부도 되게 간단해요. 저희가 제 아내는 패션업계에 종사하던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 가계부 이런 거에 저항심이 많았죠. 그리고 그걸 다 쓰는 게 사실 부담입니다. 가계부를 쓰는데 가장 힘든 거는 가족들이 얼마 썼는지를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공개하는 것이 사실은 저항이 되게 셉니다. 그래서 그걸 싸움도 많이 나고 그리고 또 한마디를 하고 싶어요. 너 어제 왜 술 많이 마시고 이렇게 돈 썼냐, 너 왜 화장품 비싼 거 샀냐. 저희는 그 얘기를 안 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하루 저녁에 100만 원을 쓰고 들어왔다고 해도 그거에 대해서 잔소리를 안 하기. 그런데 눈치는 보이는 거죠. 왜냐하면 뻔히 써놨으니까 그래서 일단 솔직하게 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서로서로 과도한 잔소리는 하지 말자지만, 거기다 쓰다 보면 스스로 조심하게 되고. 그래서 단순히 얼마 썼다는 것과 매달 15일이 제가 연세대학교 월급날인데 월급날이 되면 월급 포함해서 그날은 제일 달에 저기 소득이 많은 달이니까 지금까지 우리가 정기예금이 얼마고 연금은 얼마 들었고 주식이 얼마 있고 이거를 평가해서 제가 매달 15일에 오늘의 우리 자산 가치 이렇게 해서 그거 정리를 하나 해서 또 올립니다.

◇이대호> 저희가 의도치 않게 연세대학교의 월급날도 알게 됐는데요. 그런데 저희가 경제학을 배우겠다라고 모셔놓고 한순구 교수님의 가정사를 듣는 것 같아서 좀 죄송스럽기는 한데, 굉장히 좀 특이하게 저는 느껴져서 일단 가족들이 어떤 소비를 하는지를 다 공유하자 라는 말씀이시고.

◆한순구> 가족별로 하지는 않지만 식비가 얼마고 그다음에 병원비 얼마 썼고 그다음에 기타 옷값이 얼마고 이렇게 항목별로 해서 적었습니다.

◇이대호> 항목별로라도.

◆한순구> 그러니까 저희 가정사긴 하고 이것이 다른 분에게 이렇게 하라는 건 아닌데, 저희는 약간 경제학으로 종교 생활을 하자고 제가 가족들 이렇게. 그래서 저희는 다른 종교는 없지만 경제학이 종교입니다. 그래서 경제학 교과서대로 한번 쿠란이나 바이블이 아니라 경제원론 교과서로 한번 살아보자, 이렇게 했기 때문에 좀 다른 분들도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한번 참고하시고 좋은 점을 또 가져가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제가 한번 소개를 해 봤습니다.

◇이대호> 그런데 0358님처럼 그런데요, 매달 마이너스인데 수입이 적어서 가계부 쓰다가 스트레스 받아요라고 또 이야기를 해 주셨거든요. 일단 저축 중요한데 소비는 또 거의 경직적인 소비가 있지 않습니까? 매월 의무적으로 나가는 것들. 이걸 좀 어떻게 분배를 해야 될까요?

◆한순구> 그거는 가족마다 다른 거죠.

◇이대호> 그렇죠, 상황마다.

◆한순구> 그러니까 사업하시는 분의 소득과 그런 분들은 마이너스가 있을 땐 마이너스지만 플러스일 땐 크게 있는 거고 저 같은 월급쟁이는 뻔하게 들어오는 돈이 있는 거고 그래서 그게 적자가 마이너스가 아니고 플러스래도 가계부를 적으면 갈등이 아주 심합니다. 저는.

◇이대호> 일단 가계부를 적으면 갈등이 생긴다.

◆한순구> 그럼요, 그럼요. 그런데 싸움을 해서 서로 다투더라도 그거를 가족들이 다투면서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다는 거예요. 그거를 그렇게 나누지 않고 마이너스가 쌓인다고 가만 놔두면 그건 시한폭탄이고 그게 안 터지면 좋지만 안 터질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일단 싸우면서라도 가계부 적고 왜 우리가 이번 달에 이렇게 마이너스가 났냐 도대체 어디가 줄일 부분이 있냐라고 싸우면서 얘기를 한번 해보는 게 저는 더 바람직하지 않나 안 그러면 얘기도 안 하면 그게 어떻게 해결이 되겠습니까?

◇이대호> 그러네요. 갈등이 생기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다. 그 갈등을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거니 어렵고 힘들어도 싸우더라도 가계부를 쓰자.

◆한순구> 그러니까 저는 제가 돈을 쓰고 와이프가 절약을 한다. 그럼 와이프가 이해를 못해주다가도 몇 번 싸우면 얘는 이거는 써야 되는구나라는 합의가 생기고 그래서 이렇게.

◇이대호> 몇 번 싸우면.

◆한순구> 몇 년을 하다 보면 이게 그리고 저도 하다 보면 이게 내가 노후가 있으니까 사실은 여기 좀 줄이긴 줄여야겠네라는 생각이 자연히 들죠. 제가 내가 한 60에 죽지 않고 80까지 살면 큰일 나겠구나, 내가 한 70쯤 됐을 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이대호> 박화수 님은 저도 신랑과 함께 모바일 가계부를 함께 작성하고 있습니다라고.

◆한순구> 고수들 많으십니다.

◇이대호> 그런데 일단은 가계부가 싸우더라도 써야 된다. 일종의 운동 같은 거네요. 힘들고 땀 흘리고 어렵더라도 일단 운동을 해야 되는 것처럼.

◆한순구> 개인적인 결심도 중요하지만 결국 경제는 가족이 같이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가족이 논의거리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가계부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박미영 님이 중요한 질문 보내주셨는데요. 교수님 비상금 챙겨놓으신 거 있으신가요라고 질문 주셨는데. 이거는 넘어갈게요.

◆한순구> 없습니다.

◇이대호> 넘어갈게요.

◆한순구> 없습니다.

◇이대호> 그냥 넘어갈게요.

◆한순구> 저희는 없습니다. 진짜 없습니다.

◇이대호> 진짜로요, 네. 여기까지. 그리고 또 하나 많은 분들이 고민을 하시는 게 저희가 경제 상식 퀴즈로 오늘 다중 채무자를 내드렸습니다만 사실 빚이 없는 가정은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그런데 이게 물론 어디까지 빌려야 되느냐는 가정마다 사람마다 상황은 다 다를 겁니다만 일단 경제학자 관점에서 이 빚이라는 건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한순구> 그러니까 빚이라는 건 상황이 다 달라서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게 생기신 분도 계시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뭉둥그려서 얘기하기는 힘든데. 당연히 빚이 적거나 없는 게 훨씬 정신 건강에 좋죠.

◇이대호> 일단 없으면 좋겠죠.

◆한순구> 그냥 있으면, 있으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그런데 빚을 얻어서 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이 경제학적으로 뭔가 하면 빚을 지금 100만 원을 얻으면 나중에 그걸로 200만 원, 300만 원이 된다라고 하는 경우에 그건 사실은 투자죠. 그런 경우는 사실은 그게 확실하다면 바람직한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그냥 약간 소비에 치우친 이런 거는 가능하면 줄여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왜냐하면 그거는 한 번 쓰면 다시 들어올 데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게 투자를 위한 빚인가 그렇지 않으면 어떤 소비를 위한 빛인가 그러니까 소비를 위한 빚이라면 피치 못할 소비도 있겠지만 그러면 소비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를 가족이 싸우면서라도 한번 열심히 고민을 해봐야 되는 게 아닌가라고 하고 또 하나는 경제학의 하이퍼블릭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들이 오늘 할 일을 자꾸 미루거든요. 그래서 빚이라는 게 그렇게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공부를 할 때 보면 금요일 날 시험인데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다 4시간씩 공부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일요일 날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잤습니다. 월요일 되면 어떻습니까. 내가 왜 오늘부터 공부를 해야 되지 화요일부터 6시간씩 공부해도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월요일은 쉬어요. 화요일 되면 내가 왜 오늘부터 공부해야 되지 수, 목 8시간씩 공부하면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미루다가 목요일 날 저녁에 벼락치기 공부하다가 금요일 날 망치는 이게 뭐냐 하면 월요일에 이대호, 화요일에 이대호, 수요일에 이대호, 목요일에 이대호가 있는데 서로 다른 이대호에게 자기 일을 떠넘기는 거예요.

◇이대호> 다중이.

◆한순구> 다중 채무가 다중 이대호. 그래서 나도 한 명이 아니라 내 안에도 여러 명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자꾸 미래에 있는 자신에게 일을 떠넘기게 된다는 하이퍼블릭 이론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그런 이론이 또 적용되는 사례라면 정말 빚은 좀 불행한 거죠.

◇이대호> 하이퍼볼릭 이론. 이게 그 용어만 보면 어려운데 실생활에서 우리가 누구나 여기에 빠져 있을 수도 있는 거고 또 여기에다가 또 자기 합리화 자꾸 하지 않습니까.

◆한순구> 그렇죠.

◇이대호> 내가 또 다른 나 자신한테 졌지만 또 다른 나 자신을 이긴 거니 내가 이긴 거야. 막 이런.

◆한순구> 행동경제학을 소개하는 것처럼 제가 봤는데요. 그것도 사람들이 왜 이렇게 비합리적으로 행동할까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월요일 날 이대호는 너무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화요일 날 이대호는 너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데 다 모아놓고 보면 얘가 왜 미리 공부를 안 했을까 이렇게 되는 거죠.

◇이대호> 그런데 그것도 본인이 깨달아야 되는 거고요.

◆한순구> 그래서 자기를 먼저 이겨야 된다라는 어르신들 말씀이 경제학에도 있다라는 겁니다.

◇이대호> 우리 김영희 님 격하게 공감하신다고 보내주셨고요. 빚에 대해서 또 이야기를 해봤는데 젊은 분들도 이런 고민 많이 합니다. 특히 일자리를 찾거나 이직을 고민을 할 때 월급이 좀 높은데 하기 싫은 일, 재미없는 일 그런데 월급은 좀 낮은데 내가 좀 재미있어 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 이거 어떤 걸 택해야 될까 이거 고민 많이들 하시거든요.

◆한순구> 제가 이런 얘기를 또 하면 교육학과 철학과 교수님한테 너 같은 사람이 어떻게 교수를 하고 있느냐라고 하지만.

◇이대호> 그래요?

◆한순구> 저는 경제학자 전체라고 하기에는 저는 돈을 많이 주는 데서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돈을 많이 주는 게 그냥 돈이 좋아서가 아니라 돈이라는 거는 사회적인 인정이거든요.

◇이대호> 사회적인 인정이다.

◆한순구> 그렇죠. 왜 나에게 200만 원을 주고 여기는 사실은 그 직원인데 직원 월급 많이 주기 위해서 막 노력하는 그런 사장님은 없거든요. 가능하면 조금 주고 일을 시키려고 그러죠. 그런데 왜 여기는 200 주는데 500 주느냐 제가 500 이상의 일을 해 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대호> 그만큼의.

◆한순구> 그렇죠.

◇이대호> 성과를 낸다라는 걸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거다.

◆한순구> 그리고 그 자체가 자기도 자기지만 사회가 나의 가치를 인정해 주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을 그러니까 이게 자기는 이쪽에 더 가치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게 사회적으로 더 인정받는다는 것도 분명히 중요하기 때문에 또 자기 가치관만 이렇게 내세우기보다는 사회적으로 사회에 좀 도움이 돼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200을 받고 일하는 것보다 500을 받고 일하는 게 사회의 자기가 더 큰 도움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일단 많은 봉급을 주는 쪽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쪽으로 하는 것도 나쁜 방법은 결코 아니다라는 거에요.

◇이대호> 이거 진짜 멋진 말씀이네요. 저도 어디 가서 써먹어야겠다. 그러니까 많은 젊은 친구들이 고민을 하는데 나의 가치, 나의 만족, 나를 인정하는 것 그런데 그게 아니라 아니 딴 데 가서 다른 일을 해도 너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거야. 그만큼 사회적으로 너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거야.

◆한순구> 개인적으로 A가 B보다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만 5000만 국민은 내가 B를 하는 게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럼 5000만 국민이 옳을까, 나 자신이 옳을까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이대호> 멋진 말씀입니다. 또 하나 고민이 되는 게 시간입니다, 시간. 저는 개인적으로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시간이어서 저는 정말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이거를 그런데 시간은 또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 공평하죠. 이걸 경제학으로 좀 풀어보자면 좀 어떤 내용이 좀 나올까요?

◆한순구> 제가 이 질문을 한번 드려볼게요. 워렌 버핏이 제가 찾아보니까 한 140조 원 이상의 자산이 있다고 최근에 구글에 나오더라고요. 나이는 몇 살인지 아십니까?

◇이대호> 지금 93세, 93세.

◆한순구> 워렌 버핏과 지금 이대호 편집장님이 재산과 몸을 다 바꿀 수 있다. 바꾸시겠어요?

◇이대호> 안 바꾸죠.

◆한순구> 140조면 그게 엄청난 돈인데.

◇이대호> 그 쓸 시간이 한 10년도 안...

◆한순구> 사모님은 아마 적극적으로 바꿀...

◇이대호> 갈등 조장론자.

◆한순구> 죄송합니다.

◇이대호> 별 말씀을요. 농담입니다.

◆한순구> 바꾸려는 사람이 없어요.

◇이대호> 그렇죠?

◆한순구> 누가 바꾸겠어요. 그러니까 돈이 중요하냐 시간이 중요하냐 시간이 중요하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겁니다.

◇이대호> 그렇죠.

◆한순구> 그래서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은 돈이 아니라 사실 시간이고요. 경제학을 보면 경제학은 되게 말초적인 이렇게 말초적은 아닌데 간단하게 생각하는 학문입니다. 모든 걸 심플하게 그럼 인생이 왜 어떻게 하면 즐겁냐 돈이 있을 때와 그걸 여가 시간을 즐길 때예요. 그러니까 여가 시간은 대놓고 시간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시간이 없으면 즐길 수가 없어요.

◇이대호> 그렇죠.

◆한순구> 그런데 돈이 필요한데 즐기려면 한 번도 없이 즐기기도 힘들잖아요. 그럼 돈은 어디서 생기냐 갑부집 아들이 아닌 이상 제가 일을 해야 생깁니다. 그 일을 하는 건 또 시간이에요. 그래서 결국 인생은 나의 시간을 일해서 돈 버는 것과 그 돈으로 즐기는 것을 어떻게 배분하냐의 문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시간 배분의 문제가 결국 인생의 문제다라는 것이 또 노동경제학 처음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이대호> 그래도 행복도 돈도 있어야겠지만 그 시간도 있어야 된다.

◆한순구> 그래서 자기는 돈은 없지만 나는 많은 시간을 즐기고 싶다든지 나는 짧은 시간이지만 일을 위해서 모은 돈으로 더 이렇게 집중적으로 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라든지 그건 개인의 선택인데 어느 쪽이든 결국은 자기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내가 개미가 될 거냐 베짱이가 될 거냐 저는 베짱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잘 생각해 보고 자기가 선택해야 하면 그것이 자기에게 옳은 인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대호> 그리고 또 흔히들 어르신들이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라고 또 표현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같은 1시간이라도 젊을 때 이 시간을 배분하는 것과 나이 들어서 이 시간을 좀 배분해서 쓰는 거랑은 좀 어떻게 달라져야 될까요?

◆한순구> 제가 아직 나이를 먹었는데도 그렇게 빨리 가는 것 같지는 않고요. 저는 오히려.

◇이대호> 젊게 사셨어요.

◆한순구> 저는 젊은 학생들하고 맨날 하고 있으니까 20대의 1시간이 훨씬 소중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이대호> 오히려 20대에 1시간이요.

◆한순구> 왜냐하면 저희 지도 교수님이 노벨상을 받으셨는데 그분은 나이 먹어서 공부가 잘 안 된다는 거는 말도 안 된다라고 하는데 저는 그 지도 교수님이 말도 안 되신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젊어서 공부가 잘 되지 나이 먹으니까 밤새 저도 젊어서 했는데 요새 밤새면 며칠 동안 피곤해서 일을 못 해요.

◇이대호> 그러니까 그분은 저희 스승님은 노벨상 정도 받으신 분이니까 나이 들어서도 연구원 자세이신 거고.

◆한순구> 일반인이 아니신 거죠. 그런데 그거는 스승님 얘기는 제가 이렇게 곁다리로 한 거고 학습 능력이 20대가 10대 후반에서 20대가 정말 인생에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제일 높을 때입니다. 왜 어르신들은 옛날에는 컴퓨터를 잘 했는데 요새는 스마트폰도 잘 못하잖아요. 그 나이를 들수록 학습 능력이 떨어져요. 그래서 젊어서 돈을 벌고 나이 먹어서 공부한다. 이거는 정말 자원 배분을 잘못하는 거죠, 귀중한 자기의 시간을. 그러니까 똑같은 시간이 아니라 공부하기 딱 좋은 그런 시기가 젊은 시기라면 그걸 가지고 활용해서 돈을 벌기 좋은 시기가 중년 이렇게 이후라는 거죠. 그래서 각 시간에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거를 해서 그 나이 대에 잘할 수 있는 걸 해야지 인생이 맥스마이즈지 공부가 잘 안 될 때 공부하고 돈을 벌어야 될 때 저기 저기 공부하고 있고 또는 공부를 잘 될 때 돈을 벌고 일을 하고 있으면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대호> 뭐든지 때가 있는 것처럼.

◆한순구> 그렇죠.

◇이대호> 공부가 잘 될 때 학습 능력이 좋은 그 시절의 1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한순구> 경제학은 항상 이게 이쪽하고 이쪽하고 비용하고 효용이 어느 쪽이 좋은가를 매 순간 판단해서 행동하는 것을 권장하는 것이 경제학입니다. 너무 좀스럽고 맨날 따진다고 하긴 하지만 그걸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되면 큰 손해 안 보고 매 순간 내가 그래도 오늘도 괜찮게 살았다라는 생각을 갖고 살 수 있다는 게 경제학이죠.

◇이대호> 그래서 비용과 효용을 항상 생각을 해봐야 되고 공부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젊을 때.

◆한순구> 그렇죠.

◇이대호> 하는 게 낫다.

◆한순구> 편집장님도 젊을 때가지 공부가 더 잘 되시지 않으셨나요?

◇이대호> 요즘 좀 떨어지는 게 느낌이...

◆한순구> 기억력도 그러면 저는 사그라지고...

◇이대호> 느껴집니다. 또 하나 투자 측면에서 좀 이야기를 해보자면 물론 이거는 투자는 철저하게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비교적 안전하지만 낮은 수익, 다소 위험하지만 높은 수익 교수님은 어떤 걸 택하시겠어요?

◆한순구> 저는 제가 왜 열심히 공부했냐면 겁이 많아서 열심히 했어요. 배짱이 없어서 열심히 해서 교수 돼서 또박또박 월급 받고 살자라고 해서 열심히 했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용감하신 분도 계시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역으로 제가 너무 겁이 많아서 이게 방에다가 도박의 도 자를 이렇게 걸어놓고 나도 가끔 도박도 좀 하고 그러니까 도박이라는 게 용감하게 한번 그 리스크 테이킹을 하자라는 그런 자기의 인식을 좀 깨우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요. 저는 그래서 돈적으로는, 재정적으로는 되게 안전하게 가는 방향으로 살고 있습니다. 한번 제가 테스트를 한번 해볼까요? 동전 던지기 게임이 있는데 동전 던지기 게임을 편집장님께서 직접 가져온 동전으로 던져요. 그래서 무슨 야로가 있거나 이게 트릭이 있는 건 아닙니다.

◇이대호> 전문 용어.

◆한순구> 죄송합니다.

◇이대호> 속임수가 있는 게 아닙니다. 생방송인데 이게 생방송인데.

◆한순구> 그러면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KBS에서 2억을 드리고요. 뒷면이 나오면 안 드립니다. 그런데 이게 참가비가 1억이에요. 기대값을 2배. 그러니까 2분의 1이니까 2분의 1로 2억 2분의 1로 0이니까 기댓값도 1억 참가비도 1억 참가하시겠습니까?

◇이대호> 안 하죠.

◆한순구> 안 하죠. 대부분 안 합니다. 거기까진 좋은데 그러면 9000만 원. 할인 대폭 할인. 8000만 원.

◇이대호> 참가비가요?

◆한순구> 참가비가. 똑같습니다. 기댓값 1억 참가비, 8000만 원.

◇이대호> 계산만 놓고 보면 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저는 솔직히 좀 하고 싶지는 않네요.

◆한순구> 참가비 얼마까지 내려드리면 하시겠어요?

◇이대호> 한 100만 원? 죄송합니다.

◆한순구> 교수인 저도 한 300만 원은 되는데 좀 그러니까 이게 뭐냐 하면 이 액수가 작아지는 사람은 월급쟁이를 해야 되고요. 또 가끔 보면은 한 7000만 원이면 하겠다는 분도 계신데 그런 분은 사업하셔야 돼요. 그러니까 왜 리스크 테이킹을 하시는 분입니까? 그래서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난 절대로 안 한다. 그러면 리스크를 너무 싫어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7~8000내고 하겠다 그러면 상당히 리스크를 나는 용감하게 테이크 하겠다. 이익을 보고라고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스스로 한번 그걸 물어보셔서 나는 한 3000만 원 내고도 안 한다라고 하시면 그냥 이렇게 월급 받고 직장에서 사시는 것이 나으실 것 같고 그래도 한 5000만 원 이상 되시면 한 번 사업도. 그래서 이게 다 아까 처음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의 성향에 달린 거다라는 겁니다.

◇이대호> 그렇죠.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얼마나 리스크를 감내할 것인가 또 그분이 갖고 있는 경제적인 여력에 따라서 또 분명히 달라지는 거고요.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조금 공격적인 투자를 안 하신다고 하고 좀 보수적으로 하신다고 하는데 거기에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성향 말고.

◆한순구> 그러니까 아까도 얘기했듯이 저는 나름 그러니까 도박이라고 그러는 유학을 가서 실패하지 않고 해서 교수가 됐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돈을 추가로 벌지 않아도 그냥 먹고는 사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해서 내가 일부러 위험을 감수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있긴 있었고요. 그러니까 그것도 제가 애시당초 겁이 많았던 성격도 있었던 거고요. 또 하나는 저는 이 말을 좋아하는데 어디 저도 주식에 투자를 하긴 합니다. 제 재산의 15% 정도를 해요.

◇이대호> 그러면 적지 않은 편인데요.

◆한순구> 그런가요?

◇이대호> 아니, 왜냐하면 부동산이라든지 이게 대부분 우리나라 국민의 한 70% 자산을 차지하니까.

◆한순구> 전 부동산도 되게 작습니다. 저는 갑자기 연금 부자. 재산의 많은 부분을 연금에.

◇이대호> 사실 그게 최고 아닙니까?

◆한순구> 저 왜냐하면 또 비과세 상품이 많아서 예전부터 비과세로 또 좀 많이.

◇이대호> 그렇죠. 나라에서 일부러 그렇게 지원해 주는 거잖아요.

◆한순구> 아무리 봐도 의학이 너무 발달하고 있어서 종신연금을 하면 제가 도저히 제 능력으로 안 될 것 같아서 연금에 좀 많이 넣고 그래서 15%인데요. 그 15%를 한 이유는 주가가 좀 떨어져도 밤에 잠이 와요. 그러니까 이게 저의 성격에 주가가 좀 떨어지고 그런다고 밤에 잠이 안 온다. 그러면 지나치게 투자한 거고 제가 그래서 해 보니까 15%를 넘어가면 잠이 안 오더라고요. 그래서 10%에서 15% 정도 그것도 위험한 데 투자하는 게 저는 인덱스에 그냥 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덱스에 넣고.

◇이대호> 지수를 추종하는 지.

◆한순구> 왜냐하면 제가 또 그거를 시간을 많이 쏟으면 낮에 학교에서 자기 직장 생활하고 하는 데 지장이 있어서 그냥 저는 가끔만 들여볼 수 있는 것이 들여다봐도 되는 것이 인덱스이기 때문에 지수에다 넣고 있습니다.

◇이대호> 그런 식으로 해서.

◆한순구> 그래도 떨어지면 조금 마음은 안 좋습니다만 잠은 옵니다.

◇이대호> 부동산 부자, 주식 부자보다는 연금 부자가 훨씬 더 노후를 위했을 때는 더 마음이 편하다.

◆한순구> 저는 그렇게 선택을 했습니다.

◇이대호> 그렇죠.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는데요. 제일 중요한 건 사실은 노후에 편안하게 살려고 또 투자를 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 책에서도 금융냉장고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금융 냉장고.

◆한순구> 제가 총균쇠라고 제레드 다이아몬드 유명한 책을 보면 거기서 제가 경제학자로서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 있는데요. 옛날에 원시인들이 이쪽에 보면 막 고기하고 생선이 쌓여 있고 이쪽은 쌀이 쌓여 있어요. 그럼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게 맞을까요? 원시인들 입장는.

◇이대호> 우선 가져갈 것.

◆한순구> 하나만 선택하라고 그러면.

◇이대호> 빨리 상하는 것부터 가져가야죠. 아닌가요?

◆한순구> 그런데 한쪽을 가져가면 다른 쪽을 못 가져가요.

◇이대호> 둘 중에 하나만.

◆한순구> 그러면 쌀이 훨씬 낫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고기는 많이 가져가 봤자 한 달치를 가져가 봤자 상해요, 이틀이면. 그래서 상하지 않는 쌀이 더 우리의 주된 음식 섭취 음식물이 되는 거죠. 그래서 세계 어디를 가든 쌀하고 밀이 왜 주된 주식이 됐냐 라고 하면 그 이유는 둘이 보관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되게 중요하다라고 그 책에 나온 걸 보고 맞다. 사람이 젊어서 돈을 벌어갖고 나이 들어서 먹고 살아야 되는데 그러려면 젊어서 번 돈을 어디 냉장고 같은 데 잘 보관해야 된다는 거예요. 지금은 냉장고가 있어서 고기를 가져가서 냉동실에 넣으면 오래 놓고 먹을 수 있듯이 그래서 우리가 젊어서 번 돈을 어디 냉장고에 잘 넣어뒀다가 나중에 꺼냈어야 되는데 그 냉장고도 김치 냉장고도 있고 작은 냉장고 냉동실도 있고 냉장실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아까 시나리오대로 내가 너무 오래 살 경우 어떻게 되느냐. 우리 애가 갑자기 무슨 교육비가 많이 들어갈 때 어떻게 했느냐 갑자기 세금이 막 많이 부과될 때 미래에 그런 경우는 어떻게 대비할 거냐 이런 식으로 여러 금융상품을 어떤 냉장고인지 잘 파악해서 어느 게 일어날지 모르지만 조금씩 대비를 해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그렇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하기 위해서 그런 냉장고를 종류별로 파악해서 어떤 경우에 이 냉장고가 쓸모가 있을까 라는 것을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거죠.

◇이대호> 이야. 그러니까 어떤 계좌를 분리하고 금융 상품을 분리하고 연금도 분리해 놓고 하듯이 일종의 금융 냉장고처럼 분리를 해놔라.

◆한순구> 그러기 위해서는 늙어서 아니면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를 미리 경우의 수를 생각을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니까 장기적인 계획을 이렇게 세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대호> 김치는 김치 냉장고에 넣고 아이스크림은 냉동실에 넣듯이 그 목적에 따라서. 저는 금융 냉장고라고 해서 요즘에 그 보이스피싱범들이 현금 찾아서 냉장고에 넣어두세요라고 해서 집에 들어가서 그거 들고 나가고 이런 경우 되게 많거든요.

◆한순구> 그렇군요.

◇이대호> 그런데 이것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현금을 냉장고에 넣으시라는 말은 아닙니다, 여러분. 오해 없으시길 바라겠고요.

◆한순구> 문자가 나오나요?

◇이대호> 그러면 보이스피싱 이렇게 가져간다.

◆한순구> 저도 좋은 거 배웠습니다. 오늘.

◇이대호> 그리고 또 하나 교수님 같은 경우에는 아까 그 소비를 가족끼리 공유한다고 하셨는데 가족 중에서도 요즘에 맞벌이 부부 많다 보니까 본인의 소득도 공유를 안 하고 통장도 공유를 안 하는 분들 많다 하더라고요. 이런 분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재무 관리를 어떻게 시작을 해야 될까요?

◆한순구> 그냥 수학적으로 얘기하면 같이 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죠. 왜냐면 노후 관리를 하는데 저는 저대로 하고 와이프는 와이프대로 해서 너무 많이 노후 준비를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와이프가 하겠지 하고 제가 안 했는데 와이프도 안 했으면 나중에 노후 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둘이 나중에 정년퇴직하고 헤어질 생각이 아니라면 결국은 경제학에서, 경제학에서 단위는 개인이 아니고 가족이에요. 의사 주체가. 그러니까 경제학 교과서를 보면 경제적 의사결정은 가족이 하는 거지 개인이 하는 게 아니라고 나옵니다.

◇이대호> 그러니까 개인이 아니라 우리가 가게 이렇게 부르듯이.

◆한순구> 그러니까 남편이 굶어 죽는데 와이프가 잘 사는 그런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이대호> 뭐 따로 사는 집들 좀 있기는 하는데.

◆한순구> 그래서 가족은 결국은 경제 공동체이기 때문에 가족이 같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서로에게 정보를 다 주지 않는다. 정보를 다 가지고 있어야 보다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가 있겠죠. 그래서 저는 공유하는 게 맞다. 무슨 불가피한 무슨 사정인지 제가 이해 못하는 사정이 있지 않는 한 공유하는 게 맞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대호> 일단은 부부가 공유를 하고 노후도 같이 준비하는 게 효율적이다. 저축도 마찬가지고 소비도.

◆한순구> 우스갯소리로 저희가 그래서 공유를 하다가 한번 와이프랑 크게 다투고 와이프가 우리 헤어지자 이렇게 왜 화나면 또 그런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와이프 또 지령에 따라서 헤어지면, 헤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밤에 계산을 해봤어요. 그랬더니 노후 준비가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보니까 이 통장 깨고 이 연금 깨고 그러면 그 손해가 너무 커서 각각 사는 건 노후 준비가 안 돼 있더라고요. 그러고 딱 보여주니까 와이프가 이런 돈이 모자라서 이혼도 못하겠네 그래서 같이 살기로 했다. 저희는 돈 더 벌기 전에는 이혼은 절대로 못합니다.

◇이대호> 웃으면 안 되는 단락인데 저는 은퇴 강연 많이 하시는 강창희 대표님한테 들었는데 실제로 노후 파산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게 황혼 이혼이라고 합니다. 그럼 집도 따로 필요하고 소비도 따로 시작되고 막 이러다 보니까 노후 파산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화목하게 백년해로 하는 것도.

◆한순구> 저는 그 얘기는 처음 들었는데 저희 집에서 가계부 놓고 계산해 보니까 안 나옵니다. 답이 안 나옵니다. 같은 집에서 같이 사는 게 낫습니다.

◇이대호> 좀 참고, 참고 사는 거.

◆한순구> 생각보다 남편의 가치가 높습니다.

◇이대호> 마지막으로 짧게 뭐라 해야 될까요? 이거 경제 교육을 특히 자녀들에게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만 좀 조언을 좀 짧게 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한순구> 결국은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부모가 그런 노후에 어떡하나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밥상머리에서 듣는 게 중요하고요. 전 제 아이에게. 제가 애가 하나인데 결국 이 돈이 네 돈이다. 그러니까 아빠, 엄마가 더 쓰면 네가 나중에 적게 받게 된다라고 하니까 요새는 애가 앞장서서 아빠, 엄마 돈 좀 그만 써라, 차 바꾸지 말고 화장품도 좀 싼 거 쓰시라. 이제 이런 얘기를 좀 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지난번에 말씀해 주셨던 게임 이론 적용하신 거 아닙니까? 자녀분한테.

◆한순구> 모든 게 게임입니다. 인생은.

◇이대호> 그런데 자녀들에게 이게 자연스럽게 녹아들게끔.

◆한순구> 그래서 돈 얘기를 좀 꺼려하는데 오히려 돈 얘기를 저는 좀 그자기 집에 돈 얘기니까 얼마나 마음에 와닿겠습니까 결국 자기에 관련된 돈 이야기를 하는 거 이상 경제 교육은 없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대호> 그러니까 어떤 분들은 밥상머리에서 돈 얘기하지 말라고 이런 분들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그냥 자연스럽게.

◆한순구> 그렇죠.

◇이대호> 혹시 빚 이야기를, 부채 얘기를 좀.

◆한순구> 저는 빚이 없는데.

◇이대호> 같이 해도 됩니까?

◆한순구> 예, 빚이 없는데 있으면 그 얘기도 해야죠. 그래서 그러면 자녀도 아니, 아버지, 어머니 이렇게 빚이 많으면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라고 해서 왜냐하면 그 빚이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이대호> 그럼요.

◆한순구> 그럼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다 모여서 의논해야지 누구를 배제하고 하면 그 사람은 무슨 죄입니까? 그래서 가정 경제에서 영향을 미치는 가족 구성원이 항상 논의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대호> 그렇죠. 그 빚도 상속이 되지 않습니까? 나중에 상속을 받을 때.

◆한순구> 그 포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그 포기한다는 여러 가지도 아이도 여러 가지 자기 미래의 계획이 있는데 이거를 내가 어떤 상황인지를 알아야지 계획을 세우지 않겠습니까? 아이들도 되게 똑똑합니다.

◇이대호> 그렇죠. 그래서 지금 네가 따뜻한 이 집에서 같이 엄마 아빠랑 살고 있지만 사실 이 아파트는 빚이 얼마다 그래서 이걸 30년에 걸쳐서 갚아야 되고 그럼 엄마, 아빠가 이 나이가 되니 너도 당장 무슨 폰 사달라, 무슨 무선 이어폰 사달라 이러면 안 된다.

◆한순구> 나중에 네가 아빠, 엄마 의료비를 대야 된다든지 용돈을 줘야 된다. 용돈이 필요 없다. 이런 것까지 아이도 아는 것이 저는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대호> 그게 또 권리일 수 있다.

◆한순구> 그렇죠.

◇이대호> 오늘 진짜 많이 깨달았습니다.

◆한순구> 그건 아니고요. 제 생각은 그렇고 저희 집안은 그렇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대호> 여러분, 경제학이 이렇게 재미있고 쉽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경제 IQ를 높여라. 쓰신 연세대학교 한순구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순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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