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협력주간에 느낀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2023. 11. 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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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년도 더 전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국립중앙의료원 내에 스칸디나비아클럽이란 식당이 있었다. 그곳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국적인 풍경에 도취됐다. 스칸디나비아는 국립의료원과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지? 그 궁금한 생각에 침울했던 기분이 사그라졌다. 스칸디나비아클럽은 6.25전쟁 당시 의료 지원을 해준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의료진의 구내식당이었다. 코로나19에 큰 역할을 한 국립중앙의료원은 이 국가들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퀴즈 문제는 스칸디나비아클럽을 기억하는 내겐 쉬웠다.

“잘 아시네요. 국립중앙의료원은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의 지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지난 11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다시 접했다. OX 퀴즈에서였다. 이번엔 후속 이야기도 들었다. 1999년 대한민국은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통해 필리핀 카비테에 ‘한국-필리핀 친선병원’을 설립했고 필리핀의 코로나19 극복에 큰 도움을 주었다.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개발협력주간 행사.

11월 25일은 ‘개발협력의 날’이다. 우리나라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한 날을 기념, 2010년부터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는 11월 20~24일까지 ‘2023 개발협력주간’으로 ‘미래를 위한 나눔, 함께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광화문광장에서는 개발협력주간의 일환으로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홍보부스와 사진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홍보존과 기획사진전을 통해 개발협력에 관해 소개하고 공연과 이벤트 등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획사진전에서 우리나라 과거, 현재를 볼 수 있다.

기획사진전은 농업, 보건, 과학, 교육 등 분야별로 나눠 상세히 전시해놓았다. 수원국이었던 과거 모습과 공여국인 현재를 구체적으로 나타내 알기 쉬웠다. ‘제일 좋은 어느 날의 데자뷰’라는 주제에 걸맞게, 예를 들면 ‘부산직업훈련원’과 ‘에티오피아 희망직업훈련학교’를 비교했다. 

과거 우리는 독일 지원을 받아 부산직업훈련원을 개원했다. 부산직업훈련원에서 인력을 양성해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이제 우리나라는 LG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협업으로 2014년 에티오피아에 희망직업훈련학교를 세웠다. 

우리나라는 1945년부터 1999년까지 국제사회에서 약 127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이제 우리는 공여국으로 아시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중남미, 중동, CIS, 오세아니아에 ODA(공적개발원조)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태권도 시범을 보며 즐거워하는 외국인들.

중앙 무대에서는 공연이 한창이었다. 외국인들이 시원한 태권도 격파를 보며 환호를 보냈다. 나 역시 아프리카 젬베 공연을 보면서 박수를 쳤다. 

수원국에서 보내온 감사 선물들.

홍보존은 민·관이 함께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부스에서는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과 K-라이스벨트사업 등에 관해 소개했다. “베트남에 땅콩 품종 선발 및 재배, 생산 기술을 보급했었죠.” 농진청 담당자는 현지에서 포장된 땅콩을 보여주며 말했다. 사업 종료 후 현지 호응으로 재배 면적이 44%, 농가 소득이 56% 증가했단다. 뿐만 아니라 우간다 농촌에 오렌지, 파라과이엔 참깨를 보급했단다. 

부스 안 홍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절차를 설명해 놓았다. 대륙별 대표사례들도 함께 소개했다. 내용은 어려웠지만, 퀴즈로 풀어보며 확실히 알게 됐다. 일례로 방글라데시에 친환경 CNG 버스 사업을 지원했단다. 평소 한국수출입은행이 하는 일을 잘 몰랐었는데 생각보다 참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조달청은 전자조달 시스템을 개도국에게 지원해왔어요. 내년에는 키르키스스탄을 지원할 예정이고요.” 조달청 염동현 사무관이 설명했다. “우리가 쓰는 나라장터 시스템을 타국에서 현지에 맞게 조절해 쓰고 있어요.” 

행사에 참여한 다양한 부스들.

“이번 행사는 우리가 OECD 가입 이후로 각 곳에서 어떤 일을 해왔는지 국민에게 소개하는 취지입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국제개발협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더 크게 보면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을 위해 기여하고 있습니다.” 담당자가 행사의 취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농촌진흥청 담당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피상적으로야 알고 있었죠. 나도 전쟁을 겪었으니까. 행사에 와보니,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많은 일을 했고 젊은 학생들도 열심이더라고요. 뭔가 희망이 느껴졌어요.”

강서구에서 사는 60대 여성은 청계천에 왔다가 행사에 참여했다. 잠깐 보려다가 오래 머물렀단다. 특히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봉사하는 걸 보게돼 희망이 느껴진다고 했다.    

나마스떼를 외치는 진주교대 학생들.

행사장에는 학교나 센터를 통해 참여한 대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한 부스에서 환호성이 크게 들려왔다. 진주교대에서 교육을 전공하는 3명의 학생들이 활기차게 퀴즈를 진행하고 있었다. 진주교대 ODA센터에서는 글로벌 교육지원사업 등을 하고 있다. 모두 이마에 붉은 점을 찍고 있었다. 사진 포즈를 부탁하자 나마스떼 동작을 취했다.  

“저희는 방학 때마다 네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다양한 교구를 준비해 가면 아이들이 꽤 흥미로워해요. 그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 멋지게 자라면 좋겠어요. 저희도 수업에서 많이 배우고 있거든요. 서로에게 소중한 기회가 아닐까요.” 

개발협력주간 행사.

6.25전쟁을 거치며 굶주림과 피폐한 삶이 연속해 휘몰아쳤다. 도무지 일어설 힘이 없어 보이던 나라였다. 이런 최빈국이었던 우리가 문화, 과학, 자연, 식량 등을 나누는 공여국이 됐다. 정부는 ODA 예산을 전년 대비 대폭 확대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에 무한한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여권 모형. 내가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여권이다.

부스에 있던 우리나라 여권 모형을 집어 들었다. 얼마전 우리나라 여권은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여권 중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정책기자단|김윤경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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