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밥’ 먹으러 가요”…치솟는 외식비에 직장인들, 관공서 구내식당으로

2023. 11. 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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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12시 10분께 찾은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구내식당.

직장인 이모(38) 씨는 직장에서 도서관까지 걸어서 왕복 20여분이 걸리지만 점심 시간마다 도서관 구내식당을 찾는다고 했다.

도서관 구내식당 관계자는 "올해 가을 들어 점심 시간에 도서관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600명으로 늘었다. 올해 여름보다 100명 이상 많아진 것"이라며 "외식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가성비 좋은 구내식당을 찾는 외부 손님들의 유입이 증가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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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세무서·법원 등 관공서 구내식당
평일 점심마다 직장인들 ‘핫 플레이스’ 돼
“점심만 구내식당서 먹어도 10만원 절약”
22일 국립중앙도서관 구내식당 배식대에 점심을 먹으러 온 이들이 줄 서 있다. 안효정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지난 22일 오후 12시 10분께 찾은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구내식당. 구내식당으로 들어가는 입구 계단부터 점심을 먹으러 가는 사람과 이른 점심을 먹고 나오는 사람들이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메뉴판과 식권 발권기 앞에도 점심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만난 김모(49) 씨는 매일 점심 이곳으로 출석 도장을 찍는다고 했다. 김씨는 도서관 인근 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김씨는 “여기 도서관 밥이 싸고 맛있다”며 “요즘 세상에 어딜 가서 5000원으로 이런 밥을 먹겠느냐. 일터 주변에 도서관이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치솟는 물가에 점심 값을 아끼고자 직장인들이 도서관과 세무서, 법원 등 관공서 내 식당을 찾고 있다. 관공서 구내식당을 이용할 경우 외부인이라도 일반 식당에서 드는 외식비보다 절반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 중 1만원 이내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치찌개 백반(7846원)과 자장면(7069원), 칼국수(8962원), 김밥(3254원) 등 총 4가지다. 냉면은 지난해 4월, 비빔밥은 올해 1월 각각 1만원을 넘겼다.

김밥 가격은 지난 9월 3215원에서 10월 3254원으로, 비빔밥은 같은 기간 1만500원에서 1만577원으로 각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국립중앙도서관 구내식당이 점심을 먹으러 온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안효정 기자

김씨는 “(일하고 있는) 병원 근처에도 음식점이 꽤 있지만 기본 다 만 원 이상 주고 먹어야 한다”며 “일주일에 한 끼 정도야 그 정도 내고 먹을 순 있겠지만 매일 그렇게 먹는다고 생각해봐라. 아찔하다”고 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구내식당 식비는 5000원이다.

직장인 이모(38) 씨는 직장에서 도서관까지 걸어서 왕복 20여분이 걸리지만 점심 시간마다 도서관 구내식당을 찾는다고 했다. 이씨는 “여기서 먹으면 5000원 정도를 아낄 수 있는데 20분 정도 걷는 건 대수롭지도 않은 일”이라며 “앞으로도 도서관 식당을 애용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삼성·서초·역삼 세무서 구내식당도 점심을 먹으러 온 직장인들로 가득 찼다. 이곳은 밥과 국, 4가지 반찬 등을 5500원에 제공하고 있다. 강남의 한 학원에서 근무하는 남모(32) 씨는 “일주일에 최소 3번은 세무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한다”며 “강남역 일대엔 메뉴 하나만 해도 1만원 훌쩍 넘는 곳이 많아서 일반 식당으로는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직장인 윤모(29) 씨는 평일 점심이면 남부지방법원 구내식당으로 향한다. 윤씨는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른 게 실감 된다”며 “하루 한 끼만 법원 식당에서 챙겨 먹어도 식비를 1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도서관 구내식당 관계자는 “올해 가을 들어 점심 시간에 도서관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600명으로 늘었다. 올해 여름보다 100명 이상 많아진 것”이라며 “외식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가성비 좋은 구내식당을 찾는 외부 손님들의 유입이 증가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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