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세인트 폴의 나무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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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 모던에서 템스강을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런던 여행의 또 다른 멋이다.
날씨가 허락한다면 강 건너 세인트 폴 대성당의 회색 돔도 눈에 담을 수 있다.
1883년 수교한 영국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
1951년 4월 임진강 유역에서 중공군의 공세에 맞서 피를 흘린 글로스터 연대의 격전은 한국전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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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 모던에서 템스강을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런던 여행의 또 다른 멋이다. 백팩을 메고 밀레니엄 다리를 오가며 인증사진을 찍는 이방인들을 느긋하게 지켜보는 일도 재미가 쏠쏠하다. 날씨가 허락한다면 강 건너 세인트 폴 대성당의 회색 돔도 눈에 담을 수 있다.
2020년 찾은 테이트 모던은 프랑스 사진작가 도라 마르(1907~1997년)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영국 비디오 아티스트인 스티브 맥퀸의 작품도 만났지만 약속 시간에 쫓겨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관광 코스지만 지하 성당묘지까지 내려가는 여행자는 드물다. 3년 전 성당을 찾았다가 지하층에서 한·영 혈맹의 역사와 마주하고 발을 뗄 수 없었다.
1883년 수교한 영국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 연인원은 8만1084명. 미국 다음으로 최다 파병국이다. 1106명이 전사하고 2674명이 부상을 입었다. 1951년 4월 임진강 유역에서 중공군의 공세에 맞서 피를 흘린 글로스터 연대의 격전은 한국전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영국 한국전 참전 용사회는 1987년 3월11일 전우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했다. 제막식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부군 필립 공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비문은 이렇다. ‘2차대전 이후 국제연합의 이름으로 처음 참가한 전쟁에서 전몰한 영국 용사들을 길이 기억하며, 그들에게 용기와 인내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온 세계 국가와 국민들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합니다. 한국 1950~1953년.’
나는 추모비 앞에서 이름도 생소한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젊음을 바친 용사들의 명복을 빌었다. 추모비 아래 붉은색 추모화환 4개가 놓여 있었다. ‘할아버지 사랑해요’라는 삐뚤빼뚤 손글씨 메모와 나무 십자가 두 개도 눈에 들어왔다. 오늘도 전몰 용사들을 위해 묵상하고 있을 영국인들을 그려본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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