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이 치킨을…조리 로봇이 바꾼 학교 급식실 풍경

김윤정 2023. 11. 22. 16: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물은 간이 딱 적당하고 양념치킨은 튀김이 바삭바삭해 식감이 좋아요."

서울 성북구 소재 숭곡중학교는 지난 8월16일 전국 최초로 급식실에 조리로봇을 도입했다.

장진아 숭곡중 조리사는 "장시간 뜨거운 열에 노출되는 튀김 요리가 가장 힘든데 로봇이 이를 대신하게 되면서 업무 강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숭곡중의 사례를 토대로 보완 작업을 거쳐 급식 종사자가 부족한 학교에 향후 조리 로봇을 우선 보급할 계획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 조리 로봇 도입한 서울 숭곡중
볶음·튀김·국탕 3개 공정에 로봇 4대 투입
100개 레시피 입력…바삭한 튀김도 척적
"음식 맛있어요"…학생·급식종사자 호평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나물은 간이 딱 적당하고 양념치킨은 튀김이 바삭바삭해 식감이 좋아요.”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급식실에서 급식 조리로봇이 조리를 하고 있다. 급식실 노동자가 발암물질로 인해 폐 건강이 악화한다는 지적에 도입된 급식 로봇은 국과 탕, 볶음, 유탕 등 온도가 높고 위험했던 조리 업무를 사람을 대신해서 한다. (사진=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
서울 성북구 소재 숭곡중학교는 지난 8월16일 전국 최초로 급식실에 조리로봇을 도입했다. 숭곡중 조리실은 학생 660명·교직원 70명 등 매일 단체 급식 730인분을 만들어야 한다. 여름방학 시범 운영을 거쳐 2학기부터는 영양사·조리종사자 7명에, 로봇 4대가 배치돼 함께 급식을 만들고 있다. 로봇은 볶음, 튀김, 국탕찌개 등 3개 공정에 4대가 투입된다. 급식실 차원에서 단체 급식에 적합한 표준 레시피를 제작·수정해 기계에 입력할 수 있다. 지금은 약 100개의 레시피가 입력돼 있다.

로봇이 만든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22일 숭곡중 급식 메뉴는 볶음밥, 양념치킨, 근대무침, 소고기국, 김치볶음이었다. 이날 급식을 맛본 3학년 조형찬 학생은 “급식실 아주머니들의 손맛이 안 들어가서 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로봇이 만든 음식도 생각보다 맛이 있었다”고 했다. 3학년 한다희 학생도 “로봇이 급식실에서 일한 뒤 튀김이 전체적으로 바삭바삭해졌다”고 했다.

로봇 덕분에 급식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도 덜게 됐다. 이날 점심시간을 앞둔 10시 50분. 튀김로봇(숭바삭)은 한쪽 팔로 기름채를 잡고 뜨거운 기름에서 닭을 튀겨냈다. 희뿌연 연기가 계속해서 솟아났지만 일정한 속도로 튀겨진 닭을 건져 올렸다. 장진아 숭곡중 조리사는 “장시간 뜨거운 열에 노출되는 튀김 요리가 가장 힘든데 로봇이 이를 대신하게 되면서 업무 강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숭곡중학교 급식실에 배치된 급식 로봇이 조리를 하고 있다. 제어PC모니터에 학생들이 지어준 이름인 ‘숭바삭’, ‘숭뽀끔’ 팻말이 붙어 있다. (사진=김윤정 기자)
학생들에겐 책에서만 보던 로봇 기술을 일상에서 접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조영찬 군은 “수업 시간을 통해 앞으로 로봇이 사람을 돕고 일자리도 대신할 것이라고 배웠지만 별 감흥이 없었다”며 “학교 급식실에서 직접 로봇을 보니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숭곡중 학생들은 이들 로봇에 ‘숭보끔(볶음로봇)’, ‘숭바삭(튀김로봇)’, ‘숭국이(국탕찌개로봇)’ 등 이름까지 지어줬다.

김혜영 송곡중 영양사는 급식 로봇 도입에 따른 인원 감축 우려에 대해 “급식로봇은 혼자 작동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해야 하는 협동 로봇”이라며 “사람이 관리해 줘야 하는 부분이 있기에 6명의 조리 종사자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숭곡중의 사례를 토대로 보완 작업을 거쳐 급식 종사자가 부족한 학교에 향후 조리 로봇을 우선 보급할 계획이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