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피디아 브랜드 총괄 대표의 단언 "한국은 스크린투어리즘의 성지"

이지원 기자 2023. 11. 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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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존 지젤만 익스피디아 브랜드 대표
그가 말하는 2024년 여행 트렌드
익스피디아 그룹, 2009년 한국 진출
알코올 프리 여행, 바이브 체크인…
스크린 투어리즘 인기에 한국도 들썩

"사람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지금, 여행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팬데믹은 익숙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여행도 그중 하나다. 글로벌 여행 전문기업 익스피디아 그룹이 발표한 '2023 여행객 가치 인덱스'에 따르면, 응답자의 46.0%가 코로나19 이후 여행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꼈다. 이뿐만이 아니라 여행의 방식과 가치도 크게 달라졌다. 그렇다면 미래의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존 지젤만' 익스피디아 그룹 브랜드 대표에게 물었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2009년 '호텔스닷컴'을 론칭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존 지젤만(Jon Gieselman) 대표가 몸담고 있는 익스피디아 그룹은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벌보' 등 20여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글로벌 OTA(Online Travel A gency)다.

이 회사의 글로벌 온라인 여행 시장점유율은 28.0%(이하 스태티스타·2020년 기준)로, 부킹홀딩스(36.0%)·에어비앤비(18.0%)·씨트립(15.0%)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건 2009년 '호텔스닷컴'을 론칭하면서다. 2년 후인 2011년엔 또다른 플랫폼 '익스피디아'를 한국에 선보이면서다.

✚ 익스피디아 그룹이 한국에 진출한 지 10여년이 지났습니다.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요?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은 익스피디아 그룹의 모바일 앱 이용자가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우리가 소비자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곳이기도 하죠."

✚ 여행지로서의 한국은 어떤가요.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은 전세계 여행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도시의 매력뿐만 아니라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여행지를 갖추고 있죠. '구글맵'을 이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고, 애플페이도 최근에야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것이 해외 여행객들에게 큰 장벽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언젠가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익스피디아 그룹이 글로벌 톱 OTA이긴 하지만, 한국은 그리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에어비앤비·아고다를 비롯한 글로벌 OTA뿐만 아니라 여기어때·야놀자 등 국내 OTA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 익스피디아 그룹만의 강점이 뭔가요?
"익스피디아 그룹은 전세계 300만여개 숙박업체, 500여개 항공사, 수천여개의 렌터카 업체, 22만개에 달하는 액티비티(acti vity) 업체 등을 확보하고 소비자와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여행과 관련한 가장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 선택지의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로선 '내가 원하는 여행'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할 텐데요.
"개인, 가족, 커플, 비즈니스 등 다양한 여행 목적에 맞는 경험과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최근엔 소비자가 여행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하길 원한다는 걸 파악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죠."

✚ 그게 뭔가요?

"여행 계획을 지원하는 '여행 플래너' 서비스를 앱(이하 익스피디아·호텔스닷컴)에 도입했습니다. 숙박·항공편·액티비티·렌터카 등의 일정과 옵션을 한곳에 저장하고, 함께 여행하는 친구·가족을 일정에 초대해 공유할 수 있죠. 실시간으로 '좋아요'를 누를 수 있고, 댓글도 달 수 있습니다."

존 지젤만 익스피디아 그룹 브랜드 대표.[사진=익스피디아 그룹 제공]

이뿐만이 아니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세계 각 도시의 호텔 요금·기상 조건·인파 밀집도 등을 앱에서 간편하게 확인하는 '다이내믹 여행 가이드' 서비스도 선보였다. '챗GPT' 기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앱 상에서 인공지능(AI)과의 채팅을 통해 여행지·숙박시설·이동방법·볼거리·체험거리 등의 정보를 추천받을 수 있다. 대화한 내용은 일정에 자동으로 저장돼 편리하다.

✚ 여행 산업이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도 계기가 됐죠.
"무엇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온라인 여행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앞으로도 전세계 여행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혁신과 기술 발전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 여행산업이 점차 회복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비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도 많아졌습니다.
"소비자가 가격에 예민해진 건 사실이지만, 가격에 민감하다는 게 반드시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찾는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는 지불한 비용 대비 가치를 원하죠. 비용을 지불할 만큼 가치 있는 여행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플레이션이 안정화하기 전까지 여행업계는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항공권 가격 추적' 기능이 대표적이죠. 소비자는 항공권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고 싶지만,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가격을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죠. 저희는 앱에서 여행 경로를 검색하고, '항공권 가격 추적' 옵션을 선택하면 해당 항공권의 가격이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알림 메시지를 보냅니다. 항공권을 적시에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글로벌 OTA들은 다양한 소비자의 여행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여행 트렌드도 예민하게 짚어낸다. 일례로 익스피디아 그룹이 '2023년 여행 트렌드'로 꼽았던 '스크린 투어리즘'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스크린 투어리즘은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떠나는 여행을 일컫는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이런 내용을 담은 '언팩 24'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스크린 투어리즘뿐만 아니라 '알코올 프리 여행' '바이브 체크인'이 2024년 여행 트렌드로 꼽혔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의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 다가올 여행 트렌드는 뭔가요?
"무엇보다 스크린 투어리즘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내년 넷플릭스 콘텐츠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출시되는 만큼 한국은 스크린 투어리즘 인기 여행지 중 하나로 꼽혔죠. 이외에도 넷플릭스 콘텐츠 '브리저튼'의 배경인 영국 런던·바스, 영화 '아가일'의 촬영지인 '그리스' 등이 있습니다."

익스피디아 그룹은 자신만의 분위기 키워드로 호텔을 찾는 이른바 '바이브 체크인'을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꼽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또다른 트렌드는 뭔가요?
"건강을 가치로 둔 '디톡스(detox)' 여행객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무알코올 칵테일 등을 제공하는 호텔이 각광받을 수 있습니다. 또 호텔을 고르는 기준이 보다 더 개인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입지, 편의시설, 숙박시설 등급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의 호텔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죠. '모던한' '레트로한' '해변가의' '올드한' 등등 자신만의 키워드로 호텔을 찾는 이른바 '바이브(Vibe·분위기) 체크인'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익스피디아 그룹에서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으신가요?
"전통적으로 여행 업계는 '여행상품' 자체를 판매해왔지만, 오늘날 소비자는 그 이상을 원합니다. 제 목표는 소비자와 강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 여행에 관한 영감을 주고 안전한 여행을 돕는 것입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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