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의 그사세' 백화점 VVIP의 쇼핑법
[편집자주]한웃값 못지않은 가격대의 삼겹살을 프리미엄으로 포장한 음식점에 인파가 몰린 지 오래다. 아파트와 유모차 등에 프리미엄 이름을 단 마케팅과 문화는 일상 깊숙이 침투했다. 최근 소비에 가치를 투영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고가'보다 '고급'에 관심을 둔 '프리미엄 시장'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에도 활기를 더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조명해 봤다.
①출산율은 떨어지는데… '금쪽이' 키즈 패션은 호황
②치솟은 부동산 가격·벌어진 임금 격차… "작은 사치는 위안"
③'0.1%의 그사세' 백화점 VVIP의 쇼핑법
#. 백화점에서 정기휴무일에 한가롭게 쇼핑을 하는 이들이 있다. 매출 기여도가 높은 이른바 '큰손'인 우수고객(VIP)은 일반 고객들과 섞일 필요 없이 이날 초청을 받는다. 프라이빗하게 쇼핑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과 더불어 무료 선물을 받거나 제품 구매 시 대폭 할인을 받는다. VIP는 평소에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명품 구매를 위한 오픈런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번호표를 뽑고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백화점 VIP는 연간 수백만원에서 수억원 이상 쓰는 고객으로 특별관리대상이다. 통상 1년간 사용 금액에 따라 5~6개 등급으로 구분하는데 1억원 이상 돈을 쓴 고객은 VVIP로 모신다. 이들에게는 특별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는 VIP 정보와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소수의 VIP 고객 매출 비중이 많게는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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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의 VIP 등급은 총 6개(트리니티·다이아몬드·플래티넘·골드·블랙·레드)로 구분되는데 2021년부터 상위 999명 트리니티 등급과 다이아몬드 고객을 대상으로 루이비통 등 20여 브랜드 매장의 줄 서기를 면제해주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운영한다. 트리니티 회원은 생일이나 명절에 화장품, 한우세트 등의 선물은 물론 샤넬 등 명품 브랜드 패션쇼와 각종 문화 행사에 초청받는다. 숙박, 식사, 골프 등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도 있다.
현대백화점의 VIP 고객은 6개 등급(쟈스민블랙·쟈스민 블루·쟈스민·세이지·그린·클럽와이피)으로 나뉜다. 쟈스민 블랙 고객에겐 정기적으로 난, 화초 등의 식물과 명사가 추천하는 도서가 배달된다. 요리, 공예 등의 원데이 클래스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업계 최초로 VIP전용 폐쇄형 온라인몰을 오픈했으며 VVIP고객을 대상으로 명품 브랜드의 신상품이나 한정판 제품을 선공개하는 등 온라인에서 특별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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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2021년부터 2030 전용 VIP 멤버십인 '클럽 YP'를 운영 중이다. 가입 대상은 1985년생 미만에 현대백화점카드로 30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이나 기부 우수자, 봉사활동 우수자 등이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영앤리치(젊은 부유층) 전용 라운지를 만들고 발레파킹, 명품 구매 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 연 구매액 기준을 400만원으로 낮춘 VIP 그린 등급을 도입했고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부터 2030을 타깃으로 한 '레드' 등급을 신설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연 500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들에게 제이드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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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돈으로 루이비통 주식을 샀다면 어땠을까. 지난 14일 종가 기준 뉴욕증시에서 루이비통 주가는 154달러였다. 2021년 8월30일 종가가 146달러였던 점을 미뤄볼 때 수익률은 5.5%가량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4일 기준 코스피200 생활소비재 지수는 2년 전 대비 약 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헬스케어는 약 8.1% 떨어졌다.
중고시장에서 이른바 '리셀러'(reseller·재판매상)의 활약이 돋보인다. 리셀은 한정판 재화를 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훨씬 더 비싼 가격에 되파는 행위를 말한다. 이들은 한정적이고 희소성이 높은 제품을 구매한 뒤 중고시장에 '프리미엄'(웃돈)을 붙여 판매한다. 상품을 미리 구매한 뒤 중고 시장에 더 비싼 가격으로 풀어 차익을 남기는 전략이다. 제품 상태나 판매 시점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리셀을 전문적으로 하는 매장이나 이커머스 거래 플랫폼이 생겨날 정도다.
무신사 자회사 에스엘디티가 운영하는 한정판 플랫폼 솔드아웃에 따르면 올해 1~6월 개인 간 거래 서비스인 '솔드아웃 트레이드'에서 거래된 상품 중 발매가 대비 재판매 거래액이 가장 많이 오른 제품 1위는 1372% 상승한 '나이키 SB 덩크 로우 벤 앤 제리스 청키 덩키'다. 2020년 여름 첫 발매 당시 가격은 12만9000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솔드아웃에서 평균 판매가격이 약 177만원으로 13배 이상 뛰었다.
수익률을 얻기 위해 명품이나 한정판 제품을 사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구매 이후 가치가 올라가 되파는 과정에서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구매자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그렇다고 모든 명품의 가치가 시간이 지난다고 올라가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일부 인기 품목을 제외하면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정판 제품은 희소가치가 있어 원래 판매되는 금액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 "기업들이 돈 들여서 광고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한정판 제품 판매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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