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기타신공] '우먼톤' 개발한 에릭 클랩튼 깁슨SG, 새기록 썼다

조성진 기자 2023. 11. 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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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중후반 에릭 클랩튼 메인기타
‘크림’의 다수 명반 녹음‧공연 때 사용
크림 1집부터 ‘우먼톤’ 사운드 주역
67년 미국 라이브 데뷔 때도 이 기타 사용
옥션서 16억4000만 원…세계 최고가 기타 8위 기록
구매자는 세계 최고 기타수집가 짐 어세이
깁슨 SG를 연주하고 있는 20대의 에릭 클랩튼 [사진=줄리엔옥션 홈페이지]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에릭 클랩튼(78)은 펜더 기타(스트라토캐스터)를 대표하는 명 기타리스트지만 음악활동 초기땐 깁슨을 즐겨 사용했다. 존 메이올 블루스브레이커스와 크림 등 록음악사에 길이 남을 명 밴드에서 그는 깁슨 레스폴과 깁슨SG를 연주하며 숱한 명반을 완성했다.

에릭 클랩튼이 크림 시절 메인기타로 사용하던 64년 깁슨SG가 최근 경매로 나오며 사상 최고가 기타 베스트 10 순위가 바뀌었다. 에릭 클랩튼의 깁슨 SG '더 풀'은 일렉기타사에 길이 남을 클랩튼의 저 유명한 '우먼톤' 개발의 핵심이 된 바로 그 기타다.

지난 16(현지시각) 미국의 경매사 '줄리엔 옥션'이 진행한 경매에서 에릭 클랩튼이 소유했던 깁슨 SG '더 풀(The Fool)' 기타가 127만 달러(164000)에 낙찰됐다. 이로써 이 기타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1~2위인 커트 코베인의 마틴 D-18E과 펜더 머스탱, 그리고 데이빗(데이비드) 길모어의 블랙 스트랫, 에디 반 헤일런의 크래머, 존 레논의 깁슨 J160E, 제리 가르시아의 '울프', 데이빗 길모어의 54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에 이어 경매에서 팔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타 8위로 기록됐다.

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타 8위는 올맨브러더스밴드의 기타리스트 듀언 올맨이 사용하던 57년 깁슨 레스폴 골드탑(125만 달러)이었다.

사이키델릭 문양이 인상적인 에릭 클랩튼의 64년 깁슨SG '더 풀' [사진=줄리엔옥션 홈페이지]

에릭 클랩튼은 64년 깁슨SG '더 풀'로 크림 시절 여러 명곡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60년대 사이키델릭 사조를 이끌기도 했다. 에릭 클랩튼이 1967325일 맨해튼 RKO 극장에서 미국 라이브 데뷔를 했을 때 연주하던 기타도 바로 이 깁슨SG였다. 이 기타는 이후 조지 해리슨에게 넘어갔고 이어 토드 런그렌이 2000년까지 소유한 이력이 있다.

에릭 클랩튼은 크림의 첫 앨범 [Fresh Cream]을 발매하고 미국 데뷔 투어를 준비 중이던 1966년에 배드핑거의 피트 햄으로부터 이 '풀 기타'를 선물 받았다. 클랩튼은 [Fresh Cream] 이후 대부분의 작업에서 이 깁슨SG를 메인 기타로 사용했다.

기타 전문지 '기타플레이어'는 에릭 클랩튼의 깁슨SG '더 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다.

"Cream이 뉴욕에서 5일에 걸쳐 명반 [Disraeli Gears]를 편집할 때 사이키델리아의 초현실적인 가사를 더 무거운 리프 중심의 블루스록 스타일에 통합했다. 이 시점에서 클랩튼은 네덜란드 예술집단 'The Fool'이 사이키델릭한 이미지로 그린 64년 깁슨 SG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 악기는 이 시대 그의 연주를 특징짓는 화음이 풍부한 '우먼톤'의 핵심인 악기였다. 클랩튼이 이 스타일에 가장 오랫동안 기여한 것은 아마도 그 시대의 특징이자 50년 이상 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성배로 남아 있는 그의 독특한 '우먼톤'일 것이다."

크림의 정규 2[Disraeli Gears]를 필두로 3[Wheels of Fire](68), [Goodbye](69) 등이 모두 이 깁슨SG '' 기타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사진=줄리엔옥션 홈페이지

에릭 클랩튼은 레스폴을 통해 처음으로 '우먼톤'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The Fool'에서 자신이 추구했던 톤을 완전히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클랩튼은 68년 비트 인스트루멘틀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더 부드럽게 연주하고 있다""우먼톤이라 부르는 것을 개발하고 있는데 'I Feel Free'의 솔로 같은 감미로운 사운드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타보단 사람의 목소리에 더 가깝다"고 덧붙였다.

이 역사적인 명기를 구매한 사람 또한 유명인이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빈티지 기타 수집가이자 미식축구 리그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구단주(소유주)인 유명 사업가 짐 어세이(Jim Irsay)가 클랩튼의 깁슨SG를 산 것이다. 짐 어세이는 그간 데이비드 길모어의 블랙 스트랫, 커트 코베인의 펜더 머스탱, 밥 딜런이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잡은 일렉기타(펜더 스타라토캐스터), 그리고 지미 헨드릭스의 65년 펜더 재즈마스터 등 수많은 역사적인 기타를 수집한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기타 컬렉터다. 기타에 대한 애정이 놀랍도록 대단한 짐 어세이의 '어메이징' 기타컬렉션은 추후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기타신공'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에릭 클랩튼의 64년 깁슨 SG '더 풀''The Fool'로 알려진 네덜란드 미술 집단 Marijke KogerSimon Posthuma가 제작한 사이키델릭 마감 처리(사진 참조)가 돋보인다.

이 기타 디자인은 크림의 매니저 로버트 스틱우드가 멤버들의 악기와 의상에 특별한 사이키델릭 분위기를 추가하기 위해 나서면서 시작됐다. 브러시로 칠한 유성 에나멜 페인트로 디자인을 실행하기 전 샌딩/프라이밍을 했다. 기타 디자인의 테마는 선과 악, 천국과 지옥, 그리고 선의 힘으로서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우주 음악의 힘에 관한 것이다.

기타 몸체엔 케루빔 천사가 한 손엔 삼각형을 다른 손엔 삼각형 비터를 들고 앉아 있다.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색 육각형 별이 배경의 일부를 형성한다. 기타 뒷면은 중앙에서 노란색으로 시작하고 바깥쪽에서 빨간색으로 끝나는 동심원의 무지개 그라데이션 세트가 시선을 끈다.

이 기타는 한때 1961SG/레스폴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기타는 1961년 이전 기타에 표준이었던 5개의 나사 픽가드가 아닌 6개 나사 픽가드를 갖추고 있다. 기타의 바디와 넥은 마호가니 소재로, 로즈우드 지판과 프렛은 오리지널이다. 너트는 1 11/16인치 너비의 황동 너트로 교체됐다. 기타엔 크롬 하드웨어와 오리지널 5겹 블랙 픽가드가 있다.

록음악사에 길이 남을 에릭 클랩튼-잭 브루스-진저 베이커 구성의 슈퍼 트리오 크림의 사운드를 완성한 명기, 또한 '우먼톤'을 개발한 일렉기타라는 데에서 에릭 클랩튼의 64년 깁슨SG '더 풀'은 시간이 지나며 꾸준히 그 가치가 오를 거로 예상된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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