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서 적수 없었던 미국…中 잠수함 기술 발전에 '화들짝'-WSJ

김민수 기자 2023. 11. 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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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중만리장성' 구축하고 핵추진잠수함 개발
당장 미국 앞서기 힘들지만, 대만 방어 전략 셈법 복잡해져
남중국해에 주둔한 중국 해군의 '타입094' 진급 핵추진 잠수함 모습 2018.4.1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마레 노스트룸'(우리의 바다).

작은 부락에서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한 로마가 지중해를 일컬었던 말이다.

수십 년 동안 태평양에서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국가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점차 태평양에서 미국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이제 더 이상 태평양을 '우리의 바다'라고 부르기 무색해졌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십 년 동안 미국은 중국의 잠수함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제 중국이 잠수함 기술과 수중탐지 능력을 개발하면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지난달 20일 '2023 중국의 군사력 보고서'을 통해 중국이 2022년 5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샹급 핵 추진 잠수함(093B형)' 2척을 진수했다고 밝혔다. 최신 미국 잠수함에 사용되는 소음 감소 기술이 중국 잠수함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위성 사진을 통해 중국 랴오닝성 후루다오(葫芦島) 조선소의 공격형 핵잠수함 제조 현장이 포착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수상함대도 빠르게 확장했다. 중국의 함정은 일반적으로 더 작고 덜 정교하지만, 이제 함정 수로는 미국 함대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응하여 미 해군의 상당수가 태평양에 배치되었으며, 미국의 최첨단 함정과 항공기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이 지역에서 해군 작전 속도를 높이고 일본과 같은 동맹국 함대와의 협력과 훈련을 강화했다.

전직 미 해군 장교였던 크리스토퍼 칼슨은 미국이 중국의 차세대 잠수함에 맞서기 위해 미국이 초계기와 공격형 잠수함 등 훨씬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 해군력이 강해지면서 미국의 대만 방어 시나리오도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헤리티지 재단의 선임 연구원인 브렌트 새들러는 이제 중국의 핵 추진 공격 잠수함은 대만 동쪽에서 미국과 동맹국 잠수함을 탐지하고 추적해 격파하는 '헌터킬러'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 전략사령부 사령관 앤서니 코튼 장군은 지난 3월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 잠수함이 현재 3세대 SLBM인 JL-3를 장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JL-3는 예상 사거리가 1만km 이상이며,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중국 연안 해역에서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받는다.

물론 중국의 차세대 핵 추진 잠수함이 실전 배치되기까지는 아직 몇 년이 남아있다. 올해 중국이 진수한 신형 공격 잠수함은 실전 배치가 목적이 아닌 시험용 모델일 수 있다.

중국이 잠수함 기술에서 조만간 미국을 완전히 따라잡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미국의 최신 버지니아급 공격 잠수함과 계획 중인 컬럼비아급 탄도 미사일 잠수함은 소음 감소 기술, 추진력, 무기 시스템 및 기타 분야에서 중국의 능력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고 군사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반드시 미국의 잠수함 건조 능력을 완벽히 따라잡을 필요는 없다. 지금 보다 발전한 잠수함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이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사용하는 자원을 늘릴 수 있다.

5월 30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구축함 정훈함과 캐나다 왕립 해군 호위함 HMCS 몬트리올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3.6 5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특히 미국은 중국 인근을 순찰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의 기지를 통해 P-8 항공기 편대를 순환 배치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영구적으로 주둔하는 미국 대잠 초계기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은 또한 남중국해와 중국 해안 주변 지역에 수중에 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함정과 연결하는 '수중 만리장성'을 구축했다. 이를 이용해 중국은 적 잠수함을 더 잘 탐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중국군은 바다의 부표에서 소나(sonar) 정보를 수집하는 초계기와 헬기를 추가해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데 더 능숙해지고 있다.

지난 8월31일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해군 항공부대와 잠수함 편대가 합동으로 남중국해에서 잠수함을 수색하고 공격하는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대잠초계기를 최소 10대 이상 투입해 40시간 이상 고강도로 진행됐다. 수중 음파 탐지기를 투하하고 레이더와 전자 신호 등을 분석하여 가짜 목표물과 진짜 잠수함을 식별하고 목표물을 추적·감시했다.

중국의 수중 센서 네트워크의 발전은 곧 미국 잠수함이 남중국해와 중국 본토에 가까운 다른 지역에서 탐지를 피하고자 더 이상 스텔스 기능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미국이 감시 시스템을 교란하거나 미끼 역할을 하거나 센서를 파괴할 수 있는 무인 잠수정을 배치하여 중국의 해저 센서를 교란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한편 중국 해군력의 급격한 성장 속도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의 대응은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해군은 더 많은 잠수함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66척의 핵 추진 공격 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미국은 67척의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냉전 종식 후 건조가 감소한 결과 49척만이 공격용 잠수함이다.

중국의 경우 현재 핵 추진 공격 잠수함 6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달에 발표된 중국 군에 대한 연례 평가에서 미 국방부는 중국이 작년 말 60척에서 2035년까지 총 80척의 공격 및 탄도 미사일 잠수함을 보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중국의 핵 추진 잠수함 기지는 남부 하이난섬에 있다. 중국은 이곳에 더 많은 잠수함을 배치하고자 올해에만 기존 부두 4곳에 새로운 부두 2곳을 추가했다. 각 부두에는 두 척의 잠수함이 정박할 수 있다.

새들러는 중국의 첨단 잠수함 개발로 인해 10년 안으로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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