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에코융합섬유연구원' 전북의 성장엔진 활용 방안 찾아야"

2023. 11. 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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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뼈 깎는 자구노력과 추가 핀셋지원 등 3각 협력 필요"

[박기홍 기자(=익산)(arty1357@naver.com)]
국내 7대 섬유 관련 연구원의 하나인 전북 익산시 에코(ECO)융합섬유연구원을 지역의 성장엔진으로 장착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추가적인 핀셋 지원을 고민해 볼 때라는 주장이 나온다.

익산시 서동로의 익산 제2산단에 위치한 에코융합섬유연구원은 융합기술의 혁신을 통해 섬유산업 성장의 극대화를 도모한다는 목표 아래 △융복합섬유 연구개발과 △섬유·패션 중소기업 활성화 지원 △지역 섬유산업 육성기반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로 출범 23년차를 맞은 연구원은 그동안 인건비 상승과 생산비 증가, 설비과잉 등으로 국내 섬유산업이 쇠락하며 2015년 지금의 연구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친환경 융합섬유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해 왔다.

▲에코융합섬유연구원 전경 ⓒ프레시안
2020년 이후 국내 안전보호 이슈가 급속히 확산되자 2021년 10월 '안전보호 융복합 섬유기술지원센터'를 신축하고 같은 해 12월에는 '친환경 신소재 연구센터 섬유패션클러스터동'을 증축하는 등 연구인력 확보와 함께 하드웨어 보강에도 주력해왔다.

연구원은 현재 전략기획본부와 연구개발본부 등 '2본부 1실 1센터 5팀'의 조직을 꾸리고 총 48명의 현원 중 60% 이상이 최고급 연구인력에 해당하는 등 '맨 파워' 측면에서 전북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다 전체 부지 2만1300㎡에 연구동과 생산동, 친환경 섬유신소재 연구센터 등 5개 건물이 위용을 자랑하며 시제품생산장비 91대를 포함한 시험분석장비 133대 등 총 251종에 307대의 각종 장비까지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자립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자구노력을 뒤로 한 채 땜질식 외부 재원 확보에만 급급해 스스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에코융합섬유연구원 본관동 ⓒ프레시안
섬유 관련 입주업체 모집과 교육을 위해 조성한 '섬유패션클러스터동'을 장기간 텅 빈 유령공간으로 방치한 것이 '보신(保身)업무의 전형'이라는 비난이다.

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하자보수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융복합섬유와 탄소섬유 등의 업체까지 유치한다는 방침이지만 두 차례의 리모델링이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는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비난은 앞으로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비 28억원과 도시 46억원, 시비 68억원 등 총 142억원을 투입하는 '안전호보 융복합 섬유기술지원사업' 역시 올해까지 기반구축과 고가의 장비 확보에 나서 실질적인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구원은 자립기반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용역 확보에 치중해 2021년만 해도 58억원에 만족했던 관련 수입이 이듬해 90억원에서 올해는 94억원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연구용역을 많이 따올수록 경상연구개발비 지출도 동반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2021년 70억원에서 올해 123억원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확보한 R&D 용역에 연구원의 전문인력 인건비를 태워 한 해 37억원 상당의 인건비와 기관 운영경비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지만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구원에 대한 출자·출연금 수익도 지난 2020년 52억1400만원을 정점으로 해마다 줄어 올해는 23억원 수준에 만족하는 등 자립기반 확충을 위한 치열한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율 40%대에 불과한 섬유패션클러스터동만 해도 공격적인 설명회와 홍보를 통해 중소기업을 끌어오고, 그것도 힘들다면 아예 유치업종의 문호를 대거 개방하는 초강수 처방까지 검토해야 했다"며 "지금부터라도 완벽한 혁신을 추구하고 발상의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 연구용역을 따와 근근이 인건비를 따먹는 등 기관을 유지하려는 소극성에서 벗어나 국내 최고의 섬유연구원으로 체제와 실력을 갖추고 전북 발전의 새로운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가적인 핀셋 지원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고민해 볼만 한 대목이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그동안 지역의 섬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잖은 돈을 투입한 바 있어 중도에 포기하는 우(愚)를 범하기 보다 성장가도의 분기점에 와 있는 섬유연구원을 지역의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생산기술연구소를 퇴직한 K씨는 "연구사업은 선행투자가 많고 후행성과는 5~6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며 "친환경과 안전호보 융합섬유 관련 사업은 미래 유망사업인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전북도와 익산시 차원의 추가적인 핀셋지원도 고민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북도와 익산시의 지원에 힘입어 새로운 분야의 기반을 닦아놓은 만큼 도약의 비상을 통해 연구원의 연구성과가 지역에 환원되고 지역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허심탄회한 '3각 협력'을 다시 논의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연구원의 급여수준이 전북 16개 출연·출자기관의 80% 수준에 불과한 등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현실부터 전북 섬유업을 재견인하는 지렛대 역할을 위한 방향과 과제, 목표 설정까지 총괄적인 점검을 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기홍 기자(=익산)(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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