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 없는 외국인 노동자] 4. 강릉 새벽인력시장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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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새벽 4시 30분.
이날 새벽 인력사무소 4곳 중 3곳을 방문한 결과 외국인 노동자가 대다수였다.
외국인을 먼저 채용하면 현장의 불만이 나오는 등 한국인 선호가 여전해서다.
이곳에서 12년째 점포를 운영해온 최돈설(75)씨는 "이제 외국인이 없으면 큰일이다. 터미널 이전 후 한국인은 오지 않고 단골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며 "동네 모텔·여관 주인들 모두 외국인이 없으면 다 굶어죽는다고 할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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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교동 일대 구도심 밀집 거주
현장구직자 두명 중 한명 외국인
건설·식당 등 지역경제 뒷받침
인근 상인 “단골 대부분 외국인”
지난 17일 새벽 4시 30분. 강릉 교2동의 한 ‘양꼬치’ 전문 식당에 불이 켜졌다. 긴 수염을 기른 중앙아시아계 외국인 주방장이 창 너머로 보였다. 오전 5시쯤이 되자 한 인력사무소에 큰 키의 30대 키르기스스탄 출신 남성이 들어섰다. 익숙한 듯 200원짜리 믹스 커피를 뽑아 마셨다.
시외버스터미널 이전 후 강릉의 대표 구도심이 된 강릉 교동 일대를 찾았다.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크라이나·러시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권 노동자들이 대거 밀집 거주하는 곳이다. 인력사무소와 값싼 숙박업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인력사무소 4곳 중 3곳을 방문한 결과 외국인 노동자가 대다수였다. 이들은 강릉과 평창, 동해, 삼척 등의 건설업과 이사 용달, 고랭지 밭 농사, 숙박업소 청소 등 다양한 노동현장으로 흩어졌다.
타지키스탄에서 온 A(41)씨는 19살 아들의 대학교 학비를 벌고 있다. 러시아에서 온 B(50)씨는 전쟁 징병을 피해 한국에 온 지 3개월째다. 관광비자로 입국한 그가 일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생존을 위한 결정이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말리(50)씨는 건설업에 필요한 공인 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이날 늦게서야 일자리를 얻었다. 외국인을 먼저 채용하면 현장의 불만이 나오는 등 한국인 선호가 여전해서다. 한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자격증이 있어도 임금이 낮고 회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으니 도망치듯 인력시장으로 오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오전 8시 20분쯤 일대 인력사무소 문이 닫히고 날이 밝았지만 외국인 5명은 일을 구하지 못했다. 그중 한명인 키르기스스탄 남성은 취재중인 기자에게 “일이 있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이 지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전후 건설업 수요가 늘면서 외국인노동자가 크게 늘었다. 이들은 월세 30만∼35만원의 방에 2명이 함께 살기도 한다. 강릉시가 운영하는 강릉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도 이곳에 있다.
이들이 지역 노동현장은 물론 서민경제도 받치는 실정이다. 거리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이 되자 노동현장에서 돌아온 외국인들이 다시 모여들었다. 이슬람 음식문화 ‘할랄’이 적힌 아시안 마트가 3∼4곳, 러시아어가 적힌 케밥과 빵집도 언뜻 보아도 5곳이었다. 이곳에서 12년째 점포를 운영해온 최돈설(75)씨는 “이제 외국인이 없으면 큰일이다. 터미널 이전 후 한국인은 오지 않고 단골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며 “동네 모텔·여관 주인들 모두 외국인이 없으면 다 굶어죽는다고 할 정도”라고 했다. 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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