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없앤 '비장의 무기'로 투자유치 성공…'물 자판기' 뭐길래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호주의 한 스타트업이 버려지는 플라스틱 물병을 줄여 지구를 살리겠다고 나섰다. 비장의 무기는 물 자판기다.
기존 자동판매기에 비하면 스마트 기능도 탑재했다. 판매 기록은 물론 탄산수를 위한 이산화탄소(CO2)가 얼마나 남았는지 실시간 확인, 내용물 보충시기를 알 수 있다. 호주의 전형적인 신발장에 수납되는 크기여서 배송, 이동이 간편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요 고객 가운데 구글의 시드니지사, 호주의 주요 대학교, 온실기술기관 등이 있다. 고객은 월간 구독료를 리필드에 낸다. QR 코드를 스캔해 이 자판기로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병을 절약했는지 확인한다. 지난 8월 리필러 출시 후 이미 플라스틱 생수병 2만5000개를 아끼는 효과를 냈다고 회사 측은 집계했다. 앞으로 수백만개의 생수병이 한 번 쓰고 매립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테크크런치는 코카콜라와 같은 대형 음료회사, 다양한 음료 자판기 서비스를 해온 베비(Bevi), 빌탭스(Billi Taps) 등이 경쟁사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도 이 점을 인식했다.
외신에 따르면 에어룸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트레이시에 만든 시설을 공개했다. 제니퍼 그랜홀름 미국 에너지부(DOE) 장관 등이 둘러봤다. 회사 측은 미국의 보통 슈퍼마켓 크기 설비로 연 1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회암에서 시멘트를 얻는 원리를 응용했다. 석회암을 구성하는 탄산칼슘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면 산화칼슘이 남는다. 산화칼슘은 시멘트 주성분이다. 산화칼슘은 일정 조건에서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다시 탄산칼슘이 된다.
자연상태에서 산화칼슘(시멘트)→탄산칼슘(석회암) 변화는 오래 걸리지만 에어룸은 며칠만에 가능하도록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기술을 썼다. 이렇게 이산화탄소를 잔뜩 포함한 탄산칼슘을 얻은 후 시설에서 고온 가열, 이산화탄소만 분리한다.
분리된 이산화탄소는 탱크에 저장했다가 건축용 콘크리트에 넣거나 지하에 묻는다. 이산화탄소 활용은 캐나다의 카본큐어가 맡을 전망이다. 카본큐어는 건축용 콘크리트의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다.
한편 이때 만들어진 산화칼슘도 재활용한다. 이런 방식으로 설비의 수지타산을 맞추는 셈이다.
이 회사는 2021년 창업했으며 2022년 빌 게이츠가 주도하는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 등 기후테크 투자자들로부터 약 53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에어룸은 미 에너지부(DOE)의 지원금도 받는다. 현재 미 바이든 행정부는 탄소포집기술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이 스타트업의 핵심 인물은 애덤 샤이어. 애플이 인수한 '시리'의 공동창업자이자 삼성 '빅스비' 개발에도 참여한 AI 전문가다. 샤이어는 시리 매각 후 애플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AI플랫폼 비브랩스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았으며 삼성전자가 비브랩스를 인수한 뒤 '빅스비' 탄생에 기여했다. 때문에 미국 업계에서도 이번 인수를 주목한다.
에어비앤비는 AI가 사용자 특성을 학습해 맞춤형으로 여행을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게임플래너닷에이아이의 기술을 접목할 전망이다.
미국 크런치베이스는 "지난 주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리퍼폰 구매플랫폼 리퍼브드(Refurbed)가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5700만달러를 유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이 분야의 대규모 투자소식 중 하나"라며 "스웨덴에서 브라질 상파울루, 미국 실리콘 밸리에 이르는 스타트업 최소 8곳이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엔 리퍼비(UAE), 스와피(핀란드) 등 다양한 기업이 포함된다.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하다. 프랑스 기업 백마켓(Back Market)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더이상 마케팅하지 않는 모델을 취급한다. 핀란드 기업 스와피 또한 출시 후 몇 년 지난 모델을 대당 수백 달러 수준에 판매한다. 일부는 소비자들끼리 중고품을 사고팔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기도 한다.
리퍼브 업체들의 홍보는 간단명료하다. 소비자에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생산자에겐 "폐기물 매립을 줄여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식이다. 크런치베이스는 "전세계 휴대폰 및 전자기기 소비자들의 지향은 비슷하다"며 "최신, 최고의 제품을 원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사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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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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