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도 안 돼요?” ‘정부24’ 중단···주민센터 찾은 시민들은 헛걸음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새올’도 마비돼
출생·사망신고·전입신고 등 못해 ‘대혼란’
정부 온라인 민원 사이트인 ‘정부24’ 서비스가 17일 일시 중단되자 출생·사망신고, 전입신고, 비대면 신분인증 등 행정 처리 수단이 막힌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정부24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시민들은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새올’도 마비돼 헛걸음을 해야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정부24 사이트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네트워크 장비 오류 등으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알리며 오후 1시55분부터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날 양천구 목4동 주민센터 민원창구에는 ‘서버 다운으로 현재 서류 발급 불가. 전국 다 안돼요!!’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주민등록등본, 병적증명서 등을 뽑을 수 있는 무인민원 발급창구도 작동하지 않았다.
영등포구 양평1동 주민센터도 출입구부터 ‘인터넷 장애로 업무일시 중단’이라며 개점휴업을 알렸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무슨 업무 보러오셨나. 오늘은 전산이 안돼 작업이 어렵다”고 했다. 인감증명서를 떼러 온 김모씨(52)가 “왜 안돼요? 언제 되는지 알수있나요?”라고 묻자 직원들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월요일은 돼야할텐데. 또 와야죠. 어쩔 수 없죠.” 장애인 복지카드 연장을 신청하러 온 A씨는 “통장사본, 차량등록증 등 연장에 필요한 서류를 며칠 전부터 준비해 챙겨왔지만 전산마비로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종로구 종로1, 2, 3, 4가동 주민센터에 찾아가자 “오늘까지 대출서류 못받으면 어렵다. 신분증 촬영해서 건네야 한다” “머리 아프다. 계약 때문에 인감증명서 필요하다” 등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부동산을 운영하는 이모씨(54)는 “방금 등기부등본 보려고 사이트 들어가봤는데 안 됐다”며 “거기서 대출 관계 보고 손님들께 소유주 확인도 해드려야하는데 그걸 못해 불편하다”고 했다.
관악구 신림동 주민센터에서도 아파트 명의변경을 하러 온 시민 B씨(58)가 번호표를 들고 멍하니 서 있었다. B씨는 주민센터 직원에게 “복구 안됐어요?”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따지기도 했다. 신림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오셨다 가신 분들이 ‘언제쯤 복구되냐’며 전화 하고 계신다. 그러면 메모했다가 ‘복구 되는대로 연락드리겠다’며 응대하고 있다”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민센터 전산망 망가져서 엄마 사망신고 못함” “전산망이 마비돼서 전입신고 못하는 중” “행정복지센터 직원 욕받이시키는 거냐고. 전산 빨리 복구하라고” 등 반응이 올라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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