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가 어려웠대" 시험장 앞 부모도 애간장…'결전의 날' 함께 견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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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가 손에 잡혀야 말이죠."
운수업에 종사한다는 60대 남성 김모씨는 16일 일을 접고 서울 양천구 신정동 금옥여자고등학교 인근 카페에서 하루를 보냈다.
교문 앞이 아니라 김씨처럼 인근 카페 등에 자리를 잡은 부모도 적지 않았다.
이날 50대 여성 한모씨와 남편은 양천구 신정동 양천고 인근 한 빵집에서 휴대전화로 연신 '수능'을 검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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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가 손에 잡혀야 말이죠."
운수업에 종사한다는 60대 남성 김모씨는 16일 일을 접고 서울 양천구 신정동 금옥여자고등학교 인근 카페에서 하루를 보냈다. 고3 셋째 딸이 이날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기 때문이다.
김씨는 "첫째, 둘째가 수능 볼 때도 다 기다렸다"며 "세번째인데도 적응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방 가는 걸 좋아하는 딸이 수능을 앞두고는 노래방도 안 갔다"며 "준비 열심히 했으니 잘 봤으면 좋겠지만 못 봐도 괜찮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렸지만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교문 앞에 엿을 붙이고 자녀의 시험을 응원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지만 학교 근처에서 수험생을 기다리는 초조한 부모들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고3 수험생 아들을 둔 50대 어머니 A씨는 이날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 앞을 서성였다. A씨는 "아침에 아들을 바래다주고 학교 앞으로 다시 왔다"며 "연차를 내고 왔는데 아들은 제가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휘문고 앞 다른 어머니 B씨는 묵주 팔찌를 손에 쥔 채 기도에 여념이 없었다. 쌀쌀한 날씨 탓에 B씨는 무릎까지 오는 긴 패딩 점퍼를 입었지만 묵주 팔찌를 쥔 손은 맨손이었다. B씨는 "아들이 작년 서울대 공대에 합격했지만 의대에 진학하고 싶어서 재수를 선택했다"며 "이번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문 앞이 아니라 김씨처럼 인근 카페 등에 자리를 잡은 부모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교문 앞을 떠났다고 수험생을 응원하는 마음이 작은 것은 아니었다.
이날 50대 여성 한모씨와 남편은 양천구 신정동 양천고 인근 한 빵집에서 휴대전화로 연신 '수능'을 검색하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고3 수험생 아들을 기다리며 "국어가 어려웠다는 기사 때문에 더 초조하다"고 했다.
한씨는 이날 수능을 치르는 아들에게 아침을 차려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한다. 한씨는 "원래 아침을 안 먹는 애라 갑자기 먹으면 탈날까봐"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씨는 "아침은 못 먹였으니 저녁은 먹고 싶은 거 다 사줄 것"이라며 "일단 나오면 빵부터 먹인 다음에 아들이 좋아하는 고기를 먹으러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수능 탐구 영역이 끝나는 시간이 다가오면서 한산했던 수험장이 붐비기 시작했다. 50대 남성 고모씨는 이날 양천고에서 수능을 치르는 재수생 자녀를 데리러 왔다고 한다. 고씨는 "애는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비도 오고 해서 나왔다"며 "초조하고 떨리지만 시험 보는 애만 하겠느냐"며 웃어보였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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