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 여기가 아니잖아"…수험생·수험표 긴급 수송에 경찰도 '진땀'

양윤우 기자, 천현정 기자 2023. 11. 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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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7시 서울 강서구 명덕고등학교 제17시험장 정문 앞.

경찰관은 운전석에 앉은 수험생 어머니한테 "학생은 내리고 차는 빨리 빼주셔야 한다"고 외쳤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전국에서 차량 에스코트 178건, 수험표 등 물품 전달 13건, 기타 23건 등 수험생에게 총 214건의 편의 제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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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강서구 명덕여고 앞 일방통행 골목에서 경찰관이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과 차량 등 교통을 정리하고 있다./사진=천현정 기자


16일 오전 7시 서울 강서구 명덕고등학교 제17시험장 정문 앞. 수험생을 태운 차들이 몰려들자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의 일방통행 도로는 금세 정체가 생겼다. 뒷차량들이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매년 수능이 있을 때마다 정체가 극심한 곳이다.

학교 안전지킴이와 경찰관 2명은 경광봉으로 차량 통행을 정리했다. 경찰관은 운전석에 앉은 수험생 어머니한테 "학생은 내리고 차는 빨리 빼주셔야 한다"고 외쳤다. 수험생은 어머니에게 "갈게 갈게"라고 급하게 인사를 나누고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골목길 한쪽에 주차를 시도하는 승용차도 있었다. 그러자 경찰관은 승용차를 황급히 쫓아간 뒤 "주차하면 안 된다"고 안내했다. 경찰관의 교통 혼잡 정리는 약 1시간 동안 이어졌다. 학생이 수험표를 안 가져와 경찰이 대신 배달해주는 일도 있었다.

16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강서구 명덕고등학교 인근 일방통행 도로. 교통정체가 이어지고 있다./사진=천현정 기자


어머니와 함께 고사장으로 걸어가던 이모양(19)은 "경찰 오토바이 타고 정문 들어가는 게 로망이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양의 농담이 다른 학생에게는 현실이 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50분쯤 한 학생이 고사장을 잘못 찾아왔다. 학생의 학부모는 학교 관계자에게 "당장 오토바이를 불러서 학생을 태워달라"고 부탁했고 경찰은 해당 학생을 순찰차에 태우고 본래 고사장인 경복여고로 급하게 출발했다. 이 학생은 오전 8시6분쯤 고사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찰은 최근 오토바이나 순찰차로 수험생을 이송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험생을 태우고 가다가 사고라도 나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 힘들다"며 "오토바이 수송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7시50분쯤 서울 강서구 명덕여자고등학교 정문 앞. 고사장을 잘못 찾아온 학생이 경찰과 학교 관계자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사진=천현정 기자

고사장 앞 교통 혼잡은 오전 8시쯤 모두 해소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사장 앞 골목길은 비좁아서 늘 혼잡했다"며 "통제가 어렵거나 사고가 날까 걱정했는데 골목길 정체가 있긴 했지만 수험생들은 대부분 고사장 무사히 들어갔다"고 말했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전국에서 차량 에스코트 178건, 수험표 등 물품 전달 13건, 기타 23건 등 수험생에게 총 214건의 편의 제공을 했다. 서울에서만 107건의 편의 제공이 이뤄졌다.

이날 교통관리를 위해 수능 시험장 주변에 투입된 인력은 총 1만1265명(교통경찰 2447명, 기동대 1038명, 모범운전자 등 4838명)이다. 장비 2681대(순찰차 2323대, 경찰 오토바이 358대)도 활용됐다.

경찰은 3교시 듣기평가 시간대 시험장 주변 소음 유발 차량을 원거리 우회시키는 등 시험이 무사히 끝날 때까지 교통관리를 실시할 계획이다. 시험 종료 후 다중인파 예상 지역에 대해서도 교통경찰을 배치해 사고 예방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16일 오전 7시쯤 서울 강서구 명덕고등학교 인근. 경찰이 교통을 정리하고 있다./사진=천현정 기자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천현정 기자 1000chyu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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