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일찍 떠져" 영어단어장 들고 수험생 속속 입장[2024수능]

정진형 기자 2023. 11. 1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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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30분부터 수험생 속속 입장 시작
4년만에 '노마스크' 수능…돌아온 응원전
"조금 떨린다" "수능 끝나도 논술 준비해"
학부모들 배웅 "잘 다녀와" 도시락 챙겨줘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16일 오전 광주 북구 경신여고(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37시험장) 정문에서 한 어머니가 기르는 강아지와 함께 수험생 딸을 응원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3.11.16. leeyj2578@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김래현 임철휘 박예진 인턴 이주영 인턴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날인 16일 해 뜨기 전 어스름한 가운데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아침 기온은 4~8도 안팎으로 추웠다.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장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는 6시29분께 첫 수험생으로 부일고 3학년 박소연(18)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후드티에 패딩을 단단히 입은 박양은 손에는 영어단어장을 들고 있었다.

첫 입실자로서 소감을 묻자 그는 "별생각 없이 왔는데. 눈이 일찍 떠졌다"고 웃어 보였다. 수능이 끝나고 뭘 제일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수시 논술을 봐야 해서"라고 답했다.

제7시험장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도 오전 6시40분께 첫 수험생이 정문을 들어섰다.

올해가 두 번째 수능인 이의민(20)씨는 "EBS 연계된 걸 보려고 좀 일찍 왔다. 차분하게 정리하려고"라며 "조금 떨린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각오를 묻자 "작년보다는 잘 봐야겠다. 목표는 인서울"이라고 답했다. 차로 바래다준 어머니는 아들의 등을 향해 "침착하게 잘 보고 와"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11.16. woo1223@newsis.com

오전 7시를 지나자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자녀를 데려다주는 학부모들도 늘어났다.

정문을 들어서기 전 가족이 꼭 안아주며 "잘 다녀와" "화이팅"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어머니는 도시락을 들고 차에서 헐레벌떡 내려 앞서간 자녀를 황급히 쫓아가기도 했다.

제1시험장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만난 한양공고 3학년 유지민(18)군과 동성고 이준혁(18)군은 "떨린다" "신기하다"고 심경을 말했다.

수능이 끝나면 하고 싶은 걸 묻자 유군은 "일단 친구를 만날 계획"이라고 했고, 이군은 "수능 할인 노리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유군은 인하대 스포츠학과가 목표라고 한다.

고사장을 잘못 찾아온 학생도 있었다. 오전 7시29분께 오토바이를 타고 경복고에 온 한 경기상고 학생은 수험표를 확인한 뒤 부리나케 가까이 세워진 경찰차로 뛰어가기도 했다.

제7시험장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는 이진아(47)씨가 아들을 배웅한 뒤 학교를 나서고 있었다. 수시로 이미 카이스트에 합격했지만 수능을 치러 왔다고 한다.

이씨는 "면접도 곧 보고 할 텐데 이번에 잘 합격해서 다행이다. 아들이 잘 해줬다"며 "마음이 가볍다"고 자랑스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청주=뉴시스] 김재광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청주고등학교 정문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2023.11.16.kipoi@newsis.com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노 마스크' 속에 열리는 수능 시험인 만큼 일부 학교에는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러 온 후배들이 먼저 자리했다.

수능 날 연례행사였던 후배들의 떠들썩한 응원전은 코로나가 확산된 지난 2020년부터 자제됐지만 올해는 전면 허용됐다.

입실 시간인 오전 6시30분께부터 개포고 교문 앞으로 중동고등학교 1, 2학년 학생 서넛이 모여들었다.

중동고 1학년 김규원(16)군은 "3학년 선배들 3명이 수능을 치러 온다"며 "1, 2학년 학생회가 선배들을 응원하러 왔다"고 귀띔했다. 또다른 학생은 "오늘이 지나면 내일 고3인데 큰일 났다. 뭔 수능이야"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용산고 앞에는 배문고등학교 응원단 20여명이 학교 점퍼를 걸친 채 모여 있었다.

응원을 나온 1~2학년 후배들은 '수능대박기원' '오늘의 너를 응원해, 수능 만점' '선배님들 수능 가즈아'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연신 "화이팅"을 외쳤다.

학부모 봉사자로 나온 어머니들이 교문 앞에서 따뜻한 핫초코, 핫팩과 함께 초콜릿 등 주전부리를 수험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배문고 1학년 이승리(16)군은 오전 6시부터 나와서 응원을 준비했다며 "선배님들, 모르는 문제도 찍어서 잘 맞추세요"라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95지구 제6시험장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11.16. woo1223@newsis.com

2024학년도 수능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되며, 수능 당일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수험표와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지참하고 지정된 고사장에 입실을 완료해야 한다.

휴대전화를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는 시험장에 가지고 갈 수 없으며 전자기기를 반입한 경우,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확진자도 다른 수험생과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다만, 확진자는 시험장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권고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KF94,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rae@newsis.com, fe@newsis.com, yejin0613@newsis.com, jooyoung445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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