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가구 택지 낀 정부발 '공급신호'…"광역교통망 연결·속도감 있는 추진 관건"
“긍정적이나 공급부족 불안 해소는 제한적” 의견도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정부가 신규 공공주택지를 발표했다. 5곳으로, 8만가구 규모다. 기존 도심 등과 연계 개발하며 선 교통·후 입주가 목표다. 오는 2027년 상반기 최초 사전청약·주택 사업계획 승인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기존 도심·택지와의 연계 개발이 계획된 데다 주택 수요가 많은 곳이 선정돼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제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당장 공급부족 불안 심리를 막기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광역교통망 연결과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구리토평2지구(1만8500가구) △오산세교3지구(3만1000가구) △용인이동지구(1만6000가구) △청주분평2지구(9000가구) △제주화북2지구(5500가구) 등 5곳(8만가구)을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구별로 △구리토평2지구 리버프런트(Riverfront) 시티 △오산세교3지구 자족형 커넥트(Connect) 시티 △용인이동지구 직주락(Work·Live·Play) 하이테크(High-Tech) 시티 △청주분평2지구 10분 워커블(Walkable) 시티 △제주화북2지구 그린수소 에너지시티 등을 콘셉트로 각각 잡았다.
모든 신규 택지는 인근의 기존 도심·택지·산업단지 등과 연계 개발한다. 이는 기존에 부족했던 도시 기능과 인프라를 보완·분담해 통합 자족 생활권으로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선 교통·후 입주 실현을 위해 광역교통 개선 대책을 신규 택지 발표 직후 수립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 상반기까지 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6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최초 사전청약 및 주택 사업계획 승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택지 내 투기 근절을 위해 ‘예방·적발·처벌·환수’라는 4대 영역의 대책도 시행한다. 우선 국토부와 사업시행자 전 직원의 토지 소유 여부를 확인하고, 실거래 조사로 이상 거래를 추출했다. 또 신규 택지 주변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관계기관 합동 투기점검반을 구성·운영한다.
◇긍정적이나 공급부족 불안 해소는 제한적…광역교통망 연결·사업 추진 속도감 필요
일각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신규 택지에 대해 수요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신규 택지 발표는 일단 만들어 놓고 발전시키자는 식의 막연한 계획이 아닌 각 지역의 미래 청사진에 맞춰 사전에 계획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이 같은 부분은 부동산 시장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입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 근접 지역과 경기 남부지역에 신규 택지를 건설하는데 주목해야 한다”며 “기존 매매시장으로 쏠리는 주택수요를 분양 시장으로 일부 분산하는 효과 거둘 수 있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 수요가 많은 MZ세대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신규 택지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 청사진의 조기 수립이 필요하다”며 “신축을 선호하는 세대라는 점에서 GTX역 주변 택지의 새 아파트 인기가 높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신규 택지 후보지는 입지가 우수한데, 교통 및 인근 구도심·산단 등과 연계한 통합 자족 생활 계획도 함께 발표돼 수요자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서울 동남권과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 지역이 다수 포함돼 향후 서울 주택 수요 분산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오는 2027년 상반기 사전청약 및 주택 사업계획 승인을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당장 시장 안정에 기여하기보다 ‘향후 주택이 대량 공급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 신호를 주는 것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미 개발 압력이 높고 수도권 내 대기 수요가 있는 유효택지 확보 및 주택 공급의 장기 신호 제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기존 3기 신도시의 저조한 공급 속도에 대한 불만을 다독이고, 내년 서울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전세 시장 불안 요인의 단기 해결책으로는 제한적”이라고 꼬집었다.
공급부족 불안심리 해소를 위해 사업 추진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박원갑 위원은 “내년 입주 물량 급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에 따른 시장 참여자의 공급부족 불안심리 해소가 급선무”라며 “불안심리가 진정될 수 있도록 (신규) 택지의 조속한 사업 진행과 사전 분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효선 위원은 “택지 개발에 따른 주택 공급은 비탄력성이 높아 시장에 즉각 주택 공급 증가라는 체감을 주기에는 제한적”이라며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기존 택지 공급 속도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택지 후보지 선정과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및 지구 내 개발행위 제한 등 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함께 발표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사업이 장기화될 경우 개인 재산권 침해 등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빠른 사업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랩장은 “택지의 아이덴티티를 좌우할 자족 기능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및 유니콘 팩토리 같은 민간 기업의 입주 의향 및 부응이 사전에 조율·전제될 필요가 있는데, 이는 택지 성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택지 완공 및 아파트 입주 초기 광역교통망이 선 개통되지 못하는 고질적인 교통망 불편 문제가 있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예산 확보 및 교통망 개발 시점 준수도 택지 개발 시 고려·전제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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