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이제 서비스 경쟁...MS전략 괜찮다”[ECF for 2024]

전선형 2023. 11. 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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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 인터뷰
현존 생성형AI 능력 비슷...졸업 앞둔 고등학생 수준
사용자 니즈에 따른 특화서비스 제공이 ‘차별화’ 핵심
MS, 오피스에 AI 적용...‘고객중심’ 서비스 본받을 만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인공지능(AI)에 대한 (파운데이션모델)사이즈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다. AI들의 기초 지능 수준도 비슷해져 이제는 각 회사들의 ‘서비스 전략’만이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부분이라 본다. 다이아몬드 원석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 이듯이, AI도 ‘고객이 원하는 모습으로 어떻게 전달할거냐’라는 디테일의 차이가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l2XL 연구소장 인터뷰
디자인=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서울 우면동에 있는 KT 우면연구센터에서 만난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상무)의 첫 대답은 ‘명쾌’하면서도 ‘유쾌’했다. 생성형AI가 우후죽순 쏟아지는 지금, 파라미터(매개변수)경쟁보다는 고급 명품처럼 ‘AI서비스 브랜드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 소장은 “물론 AI의 크기가 크다면 성능은 좋겠지만, 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KT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KT ‘믿음’을 내놓을 때 AI 사이즈 별로 패키징했는데, 그 이유도 사용자나 파트너 등 자신들이 원하는 거에 맞는 크기, 성능을 맞추기 위함이다. 앞으로 1년간은 AI컨설팅이 엄청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얼마 전 초거대 AI ‘믿음’에서 매개변수가 수억개 에서 2000억 개 이상인 4가지 모델을 발표했는데, 이 역시 ‘믿음’을 기반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서비스들이 나오길 기대해서다.

배 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대학원(전기컴퓨터공학과)을 졸업해, 삼성테크윈 로봇사업부 AI 개발팀장과 네이버 클로바 AI 리더 등을 거친 국내 톱티어 인공지능 전문가다. 지난 2021년 KT의 최연소 임원으로 합류해 KT자체 개발 초거대 인공지능 ‘믿음’을 키워냈다. 믿음(MI:DEUM)은 ‘마음(Mindful)·지능(Intelligence)·대화(Dialogue)·공감(Empathy)·이해(Understand)·움직임(Move)’의 약자로, 단순히 뛰어난 연산능력을 지닌 것을 넘어, 사람과 함께하는 AI를 만들겠다는 KT의 포부가 담긴 이름이다.

‘믿음을 키워냈다’라는 수식어답게 배 소장은 믿음의 개발이 사실상 ‘육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배 소장은 “지금 AI들의 능력은 고등학교 졸업생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고등학교 졸업 후에 경영ㆍ자연ㆍ인문ㆍ음대 등 전공을 정해 공부하게 되면 특화된 AI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대언어모델(LLM)들이 말을 잘한다고 하는데, 이는 회사들이 비슷비슷한 오픈 도메인 데이터를 썼기 때문”이라며 “KT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기업이 가진 ‘클로즈드 도메인 날리지(Closed Domain Knowledge, 기업 특성 정보)’를 말하는 능력과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한 금융기업이 생성형 AI를 이용해 채팅봇을 개발하려 한다면, 이 때 필수적인 게 해당 금융사의 내부 문서와 정책을 학습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이리 되면, AI는 고객별로 초개인화된 금융 상담서비스와 상품 추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l2XL 연구소장 인터뷰

배 소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전략을 ‘고객중심 서비스’의 표본이라며 칭찬했다. MS는 지난 3월 ‘MS 365’에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MS 365 코파일럿’을 공개했다. MS 365에는 엑셀, 파워포인트(PPT), 팀스 등이 내장돼 있는데, 작업 중에 데이터 분석, 작업, 협업 등을 AI가 돕는다. 예컨대 정보를 주면 AI가 자동으로 PPT를 만들고, 구두 지시만으로 문구를 그래픽으로 전환하고, 화상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해 준다.

배 소장은 “개인적으로 AI나 클라우드 사업을 할 때 보면 MS의 ‘고객 중심’ 전략이 참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들의 오피스 서비스에 AI를 넣고, 이메일을 써주는 등 자신들이 가진 서비스에 부가가치를 채워 넣는 걸 본받을 만하다”고 부연했다.

KT도 MS의 사례처럼 KT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미 KT는 자사 콜센터에 AICC업무를 접목해 운영 중이다. 콜센터 상담 내용을 믿음이 저절로 요약해 저장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배 소장은 “상담원들은 믿음의 상담요약 결과물의 80%에 대해서 내용에 만족하고 수정없이 바로 저장한다. 나머지 20%에 대해서도 요약 내용을 일부 추가하는 수준에 머무를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며 “내용을 수정하는 20% 역시 오류라기 보다는 사고판단의 차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KT 콜센터는 24시간 운영 중인데, 이 또한 AI가 15% 정도의 상담을 대체하고 있다. 배 소장은 데이터베이스가 더 쌓이면 믿음을 활용해 고객과 사람이 대화하듯 정확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배 소장은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KT가 믿음을 공개하면서 70억 개 파라미터를 가진 저용량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방한 점도 이 때문이다. 70억 개 모델은 국내 기업들이 많이 쓰는 메타의 오픈소스 LLM ‘라마’와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배 소장은 “AI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고, 거의 탄생초기라고 봐야한다”며 “학생이나 일반인들이나 일반 개발자들은 언어 모델을 다룰 수 없다. 오픈소스가 많아지고 노코드 AI가 발전하면 전문가도 늘고, AI 시장의 파이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 소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멀티 모달리티’도 강조했다. 멀티 모달리티는 텍스트·코드·이미지·오디오·비디오·3D 모델 등을 함축한 말이다.

그는 “AI가 이제 음성을 언어로 바꾸는 것뿐 아니라, 음성을 영상으로도 혹은 3D로 체인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다국어 능력뿐 아니라 데이터들의 수집과 처리에서도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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