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짝이는 워터멜론' 속 반짝반짝 빛난 려운

황소영 기자 2023. 11. 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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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려운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려운(25·본명 고윤환)이 인생작과 인생 캐릭터를 만나 극 안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지난 14일 종영된 tvN 월화극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코다(CODA, 청각장애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정인 자녀) 소년 은결 역을 소화했다. 대사와 수어를 동시에 소화하는 연기라 쉽지 않았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를 해냈다. 16부작 완주에 성공했다.

주인공의 무게를 견뎌낸 려운은 최종회 시청률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4.5%,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5%를 기록하며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종영 소감은.

"대단한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좋은 배우들,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해서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했던 것 같다. 촬영이라는 걸 까먹을 만큼 즐겁게 몰입해서 촬영했다. 여러모로 힐링이 많이 됐던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댓글을 잘 안 봐서 반응은 잘 모르겠는데 회사나 주변에서 좋은 반응이 있다고 하더라. 그런 말 들었을 때 힘이 많이 됐다. 그동안 차곡차곡 해온 게 하나하나 피와 살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감독님과의 합도 좋았고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도 좋았다. 무엇보다 작가님의 글이 너무 좋아서 몰입하기 더 좋았다. 모든 점들이 다 섞여 좋은 시너지가 난 것 같다."
배우 려운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주변 반응은 어떤가.

"부모님이 너무 좋아한다. 특히 어머니와 누나는 과몰입해서 '다음에 어떻게 되냐?'라고 물어보더라. 아버지는 실제로 그 연령대이기도 하고 밴드 프런트맨이자 기타리스트였다. '예전 생각 많이 난다'라고 공감하며 좋아했다."

-이 작품에 매력을 느꼈던 지점은.

"차에서 대본을 처음 읽었는데 글만으로도 큰 울림을 줘서 읽다가 울었다. 글로 운 적은 처음이었다. 글로 큰 울림을 주는 게 좋았고 작품의 기획의도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 안에 많은 장르가 적절하게 섞여 하나하나의 노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은결과의 싱크로율은.

"한 45% 정도 비슷한 것 같다. 나도 평소 가족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고 어느 정도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언가에 하나 꽂히면 열정적으로 그것만 너무 사랑하게 되는 점이 닮은 것 같다. 그런데 난 연기를 택하면서 학업을 동행하기 힘들었는데 은결이는 좋아하는 음악도 하고 공부도 같이 하더라. 그 지점이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기타를 잘 다루게 됐나.

"그렇지는 않다. 사실 처음에 갔을 때는 연습해서 직접 연주를 하겠다고 했는데 극 중 은결이가 이제 막 기타를 배운 아이가 아니라 천재기타리스트이지 않나. 굉장한 속주, 고난도곡을 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코드 자리는 최대한 맞추고 치되 소리가 나지 않는 상태였다. 소리는 싱크로 맞추고 잘하는 기타리스트의 폼을 보고 연구했다. 어쿠스틱 기타는 칠 수 있으나 일렉 기타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웃음)"

-이 작품을 통해 '코다'라는 말이 이젠 좀 가깝게 느껴진다.

"그런 점들이 드라마의 의도와 맞게 가는 것 같다. 나도 처음엔 코다란 단어를 몰랐다. 주변에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이번 드라마로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해 줬다는 게 기쁘다. 코다 분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

-대사를 소화하는 동시에 수어 소화가 어려웠을 것 같다.

"부담도 많이 됐고 진짜 많이 어려웠다. 은결이가 코다로 태어났기에 자기 언어 중 하나이지 않나.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은결이가 수어를 어색하게 하면 몰입방해 1순위라고 생각했다. 진짜 손이 닳도록 연습했다. 생각날 때마다 손으로 연습하고 특히 감정신 같은 경우 격앙된 감정이라 말이 빠르게 나오는데 손이 못 따라갈까 봐 연습을 진짜 계속했던 것 같다."

-만약 은결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성장기 때로 가서 (키가) 더 컸으면 좋겠다거나 성악 같은 거나 무용을 했으면, 언어를 배웠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드라마를 찍고 아버지 때로 가고 싶더라. 청년의 아버지와 삼겹살에 소주 먹고 싶다. 아버지가 젊었을 때 부츠에 청재킷 입고 그랬다. 엄청 힙했다. 지금은 진중한데 그때는 어떻게 힙했을까 진짜 궁금하다. 그때 그 시절 아버지의 공연도 보고 싶다."

-최현욱, 설인아, 신은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지금까지 동생들이랑 작품 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항상 선배님, 형, 누나, 동갑내기 친구였다. 그래서 그런지 '동생한테 어떻게 다가가야 하지? 혹시나 꼰대로 보면 어떻게 하지? 불편하게 생각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고민을 했는데 현욱이의 친화력이 좋아서 내게 먼저 다가와줬다. 덕분에 현장에서 되게 좋은 시너지가 난 것 같다. (설) 인아 누나는 경력도 제일 많은 편이고 그러니까 노련하게 잘 이끌어줬다. 연기할 때 막히는 부분이 있는데 동작 같은 걸 추가해 준다거나 애드리브를 섞어주며 연기하기 편하게, 재밌고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평상시 배려도 너무 좋았다. 현장의 애티튜드가 좋아 배울 점이 많았다. (신) 은수를 보면서는 깜짝 놀랐다. 방송에선 더빙이 있지만 현장에선 더빙이 없지 않나. 수어와 눈빛만으로 연기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정확하게 감정전달이 되는 것인지 신기했다. 평상시 발랄하고 귀여운 막내인데.. (연기할 땐) 괴물인가 싶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놀랐다."

-시청률적인 아쉬움이 있나.

"작품이 재밌게 나왔고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우리끼리 너무 좋았다. 시청률을 떠나서 기분이 좋았다. 다들 진짜 열심히 했다. 그래서 그런지 종방연 날 축제의 현장이었다. 다시 못 본다는 아쉬움만 있었지 다들 너무 행복해했다."
배우 려운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려운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요즘 근황은.

"요새 운동만 하고 집에 머물고 있다. 집돌이다.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에너지가 나간다고 생각한다. 절대 밖에서 에너지가 충전 안 되는 스타일이다. 본래 집돌이는 아니었는데 작품 하며 쉴 틈 없이 지내다 보니 바뀌었다. 작품에서 에너지를 쏟아내고 집에선 방전된 에너지를 채운다. 심할 정도로 영화광이라서 하루에 6~7편씩 본다. 그러면 하루가 금방 간다."

-취미 활동은.

"헬스를 다시 시작했고 그 외엔 단조로운 삶이 좋다. 취미활동을 하고 싶은데 힘들어서. 젊긴 하지만 몸은 안 젊나 보다.(웃음) 사실 MMA(종합격투기)를 해보고 싶다. 다니고 있는 형이 있어서 한 번 오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가기가 힘든 것인지.."

-자취 생활 6년 차라고 들었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

"일단 물건을 많이 사지 말자 주의다. 물건이 많아지면 어지러워질 수밖에 없다. 처분할 거 처분하고 필요한 것만 산다. 그럼 말끔하다."

-데뷔 후 6년의 시간 돌아본다면.

"사실 많이 힘들었다. 금전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가족 문제도 있었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들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직업이 아예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정말 버릴 거 하나 없이 도움이 되는 기억들인 것 같다."

-서울살이가 만만치 않았던 것인가.

"아르바이트를 안 해본 것 없다. 공사장도 해보고 도로 까는 것도 해보고 고깃집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다 해봤고 이자카야에서 일하고 카페에서 일하고 진짜 다 해 본 것 같다. 근데 중간에 오디션이 있으면 오디션 가야 하고 촬영도 가야 해서 그때마다 아르바이트에서 잘렸다. 서울 올라와서 경제적 독립을 했는데 돈벌이가 안 돼 진짜 고난의 시간이었다."

-그럴수록 사람이 조급해지지는 않았나.

"진짜 절박함이 조급함이 되더라. 오디션에 200번 넘게 떨어졌다. 현장 갈 때마다 긴장하고 두려웠다. 오디션에 붙었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다른 배우와 교체된 적도 있다. 그땐 세상이 날 왕따시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그래서 그런지 지금 웬만한 것에 타격을 받지 않는다. 오디션에 거듭 떨어졌을 때 '난 안 되는 건가?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 당시에 오디션뿐 아니라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의 20대 초반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래서 더 도와주고 싶다."

-결혼에 대한 생각도 있나.

"원래는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일단 내가 여유가 생겨야 할 것 같다. 항상 그렇더라. 내가 여유가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을 더욱 잘 챙기게 되더라. 결혼을 하게 되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하니까 지금보다는 여유가 생겨야 가능할 것 같다. 아버지와 붕어빵이라서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신이 있다."

-2024년 계획은.

"일단 좋은 차기작을 하게 되면 '반짝이는 워터멜론'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이 연구하고 많이 노력하고 싶다. 작품이 최우선인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여행도 한 번 다녀오고 싶다. 원래 유럽 가고 싶었는데 지금은 하와이 같은 휴양지가 가고 싶다."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20대뿐 아니라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 연기를 사랑한다. 최대한 오래 이 직업을 하고 싶다. 배역과 비중을 떠나 좋은 작품에 좋은 캐릭터면 좋다. 아직 많이 부족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나한테 없던 역할, 안 해봤던 역할을 잘 소화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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