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interview] ‘축구와 사랑에 빠진’ 축구 아나운서 이하영의 ‘Build-up’ (1편)
[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 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E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Build-up(빌드업)’이라는 단어는 팀 동료에게 볼을 연결하며 차근차근 나아가 공격까지 만들어 내는 과정으로, 현대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다. 우리 사회에서도 꿈을 꾸는 젊은이들은 각자 나름대로 ‘Build-up’을 하며 자신의 꿈에 가까이 닿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 축구 아나운서를 꿈꾸며 달려온 이하영 아나운서가 있다.
2002 월드컵을 통해 축구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된 이하영은 TBStv 리포터, KFA 인턴기자, 축구산업아카데미, 스페인 어학연수, 라리가 전문기자까지 ‘축구 아나운서’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 시절부터 차근차근 ‘Build-up’해왔다.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결국 꿈을 이룬 이하영은 현재 축구 아나운서, 유튜버 ‘베라노’, FIFA 더빙캐스터까지 더 많은 사람에게 본인만의 방법으로 축구를 알려나가고 있다.
4개월간의 해외 연수를 마치자마자 축구 유튜브 채널 ‘극장골’에 출연할 정도로 축구에 진심인 이하영을 직접 만나, 그녀의 축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 ‘축구에 빠진’ 이하영의 축구 이야기
-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전하는데 매력을 느꼈다고 들었는데, 축구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합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였던 2002 월드컵이 생각나네요.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할머니께서 그 당시 유행하던 두건을 티셔츠처럼 만들어 주셔서 그걸 입고 거리로 나가 응원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이때가 축구에 대한 첫인상이고, 그 이후로 축구에 빠지게 됐어요.
- 그때의 기억이 이하영을 스포츠 아나운서로 이끌었나요?
맞아요. ‘축구라는 게 이렇게 힘이 있구나’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이후 축구선수라는 꿈을 가지며 부모님을 졸라서 당시 유행하던 ‘호나우지뉴 축구화’를 사서 남자아이들과 축구를 하고는 했었죠. 하지만 원하는 만큼 키가 크지 않아 축구선수의 꿈을 접게 됐고, 말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제 성격을 살려 자연스럽게 축구 아나운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아나운서 이하영의 대학 생활이 궁금합니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마인드로 살았던 것 같아요. 축구, 스포츠 아나운서가 너무 하고 싶었기 때문에 관련된 일을 다 해보려고 했어요. 아나운서가 되려면 방송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마침 TBStv에서 시민 리포터를 뽑았어요. 스스로 촬영과 리포팅, 영상 편집까지 해야 했는데, 이 경험이 현재 유튜버 활동하는 데에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또 KBS 교양국 인턴으로도 활동했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KBS 방송캠프에도 참여했습니다.
이후 축구와 관련된 활동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대한축구협회(KFA) 인턴 기자 공고를 보게 됐어요. 당시 저는 축구를 좋아하지만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는 ‘축알못’이었지만, 맨 땅에 헤딩한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뽑아주셔서 1년 동안 인턴기자로 활동하게 됐어요. 또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산업아카데미도 했는데,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까 4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죠.
- 정말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게 느껴지네요
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살짝 아쉬운 것도 있어요. ‘사랑’을 못 했어요. 그 풋풋한 시절에만 할 수 있는 연애와 사랑이 있는데, 저는 너무 저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어요. 소개팅 제의가 들어올 때마다 거절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후회가 남아요. 만약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어요.
- 대학생활 중 가장 도움이 됐던 활동이 있나요?
2017년에 대한축구협회 인턴기자로 활동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기자증을 처음 받았을 때,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전국을 누비며 축구를 보고 선수들을 인터뷰할 수 있다는 것에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했어요.
- 인턴기자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초, 중, 고, 대학리그와 K3, K4, 디비전리그가 한국 축구의 저변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들을 직접 취재하며 이 중요성을 일찍 깨우치게 됐어요. 또 축구선수를 꿈꾸며 뛰는 어린 친구들이 너무 예뻤고, 학부모님들도 소풍 느낌으로 오셔서 함께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기자로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어요. 어린 선수들을 취재하며 ‘리틀 메시’라는 말을 자주 썼는데, ‘제2의 OO’, ‘리틀 OO’라는 표현이 어린 선수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이때 알게 됐죠. 함부로 이 사람을 규정지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이 경험이 이후 많은 선수들을 인터뷰할 때 도움이 됐어요. 만약 인턴기자를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 같아요.
# ‘라리가’와 사랑에 빠진 이하영의 스페인 유학기
- KFA 인턴기자 활동 이후 스페인으로 떠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17년 12월에 KFA 인턴기자와 축구산업아카데미 활동이 끝났어요. 이제 한국 축구와 축구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생겼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스페인 축구를 깊이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선수인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선수들의 SNS에 적혀있는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2년 정도 스페인어를 공부했었는데, 그동안 배웠던 스페인어도 써보고 해외축구도 공부할 겸 스페인에 가보자고 생각했어요. 제 MBTI가 ‘대문자 P’일 정도로 정말 즉흥적인 성격이라, 3개월 정도만 계획한 이후 스페인에 가게 됐어요.
- 타지에서 생활하며 언어 장벽을 느끼지는 않았나요?
나름 스페인어를 2년 정도 공부했는데, 글쓰기와 읽기만 하다가 말을 하려니까 너무 어려웠어요. 그러던 중 한 기자님을 만났는데, 이분께서 현지 기자님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 주시는 등 제가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또 언어적인 면에서는 기숙사 룸메이트 친구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 ‘골닷컴’에서 라리가 전문기자 활동도 병행하셨던데요
네, KFA 인턴기자 시절 좋아하는 기자님들의 SNS를 팔로우하며 서로의 일상을 알고 있었는데, ‘골닷컴’ 이성모 기자님께서 제가 스페인에 간 것을 아시고 통신원 역할을 부탁하셨어요. 사실 인터뷰나 기획 기사는 좋았지만 상보기사 작성이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기자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스페인에 갔었는데, 막상 제안이 오니 고민이 됐어요.
그때 기자님께서 지로나의 백승호를 인터뷰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고, 백승호의 팬이었던 저는 기자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활동하며 스페인 기자님들께 도움도 많이 받고, 한국과는 다른 현장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합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 노우의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을 인터뷰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스페인 축구와 유럽 축구를 사랑하게 된 계기가 리오넬 메시 덕분이었는데, 기자로서 메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벅차고 행복했어요. 그 기억으로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여러 해외 리그 중 스페인의 라리가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당시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서 활약하며 한국에 ‘해외축구 붐’이 일었어요. 이때 자연스럽게 해외축구를 접하게 됐는데, 그 중 리오넬 메시의 플레이에 빠지게 됐죠. 저는 키가 작아서 축구선수를 포기했는데, 작은 키를 극복하며 ‘신계’에 올라있는 메시를 보며 위로도 받고 희망도 가지며 자연스럽게 라리가를 좋아하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다양한 축구나 기술적인 축구를 선호하는데, 라리가는 기술적인 면이 크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구사하는 개인 기술도 굉장히 화려하고, 펩 과르디올라나 엔리케 감독 등 스페인 감독들이 구사하는 독특한 전술도 보는 재미가 있어요.
- 라리가만의 매력 포인트가 궁금합니다
일단 많은 축구팬들이 알다시피 세계 최강 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있는데, 그 두 팀의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지만 라리가 전체를 보면 각 팀의 색채가 확고하다는 매력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이강인이 몸담았던 마요르카는 하위권이었기 때문에 수비하다가 역습하는 전술이 있고, 바르셀로나는 패싱 플레이로 공격을 만들어 나가는 전술을 구사하죠.
또 라리가만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좋아해요. 레알 베티스 홈구장에는 ‘부모로부터 아이들에게, 그리고 할아버지로부터 손주들에게 베티스라 불리는 하나의 열정’이라는 문구가 써져 있어요. 이 사진을 오랜 시간 SNS 배경화면으로 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문장인데, 이 문구가 레알 베티스라는 팀을 넘어 스페인 축구 전체를 대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말에 리그 경기를 가면 유니폼을 입은 할아버지와 손주가 손잡고 경기장에 걸어가는 모습, 가족 나들이처럼 경기장을 찾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어요. 또 스페인에는 가족 단위의 팬이 많은데, 이런 모습이 재밌고 건전한 문화라고 생각해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축구 중계 캐스터를 꿈꾸는 이하영 아나운서의 이야기는 ②편에서 계속됩니다.
콘텐츠 제작=‘IF 기자단’ 2기
글= 김수현, 정승리
사진, 영상= 정승리, 차소현
현장 취재= 도혜진, 박현아, 정승리, 차소현
자료 조사= 김수현, 김용중, 서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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