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빈대

김재근 선임기자 2023. 11. 13.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구상에는 참으로 많은 생물이 살고 있다.

여행객들을 매개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빈대가 세계 각국에 퍼졌고, 그게 우리나라까지 들어온 것이다.

우리 토종 빈대와는 다른 '베드버그(bed bug)', 즉 열대빈대라고 한다.

잊혀졌던 빈대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재근 선임기자

지구상에는 참으로 많은 생물이 살고 있다. 지금까지 찾아낸 동물이 약 116만종, 식물이 35만여 종이라고 한다. 과학기술이 날로 발전하여 요즘도 매일 새로운 생물을 찾아내고 있다. 과학자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기록 생물이 이미 발견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생물 중에 인간의 삶과 밀접한 곤충도 참 많다. 들판이나 산, 논밭, 거리와 주택 등 어디서나 마주치는 게 곤충이다. 생김새도, 살아가는 모습도 기기묘묘하다.

대개 곤충하면 '해충'을 떠올리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어느 한 종(種)을 '해충'이나 '익충'으로 분류하는 게 어렵다고 한다. 무당벌레의 경우 해충인 진딧물을 잡아먹기도 하지만 농작물의 잎과 줄기를 갉아 먹어 치우는 것도 있다. 거미는 거미줄에 걸린 파리나 깔따구, 모기 같은 해충도 잡아먹지만 꿀벌같은 익충도 먹어치운다. 하나의 종이 이리저리 얽히고 설켜 생태계를 떠받치는 것이다.

요즘 때아닌 빈대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숙박시설과 고시원, 찜질방, 쪽방촌 등에 나타났다고 한다. 대전에서도 빈대에 물린 사람이 생겨나고, 방역업체에 구제를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 해온 빈대는 주로 인간의 피를 먹고 사는 흡혈동물이다. 몸 길이가 6.5-9mm이며 먹이를 먹기 전에는 갈색, 피를 섭취하고 나면 붉은 색으로 변한다. 집안의 벽 틈이나 침대, 가구의 이음새 등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

빈대는 한동안 박멸된 해충이었다. 모기와 해충을 죽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DDT가 널리 사용되면서 거의 사라졌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빈대가 다시 등장한 것은 세계화 덕분이다. 여행객들을 매개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빈대가 세계 각국에 퍼졌고, 그게 우리나라까지 들어온 것이다. 우리 토종 빈대와는 다른 '베드버그(bed bug)', 즉 열대빈대라고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빈대 퇴출에 부산하다. 숙박시설과 찜질방 등을 점검하고 방제와 소독을 지원하고 있다. 잊혀졌던 빈대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해충의 질긴 생명력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한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