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 "작품 속 캐릭터로 욕먹는 일 전혀 부담 안돼" [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3. 11. 1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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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걸그룹 출신 배우로서 유라는 작품을 고르는데 있어서 꽤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라는 지난해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에서 약혼녀가 있는 기상청 대변인 한기준(윤박)과 썸을 타다가 결혼에 골인하는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 역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내 연기력이 물이 올랐다는 평을 받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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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서 진경 역
배우 유라 / 사진=어썸이엔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인기 걸그룹 출신 배우로서 유라는 작품을 고르는데 있어서 꽤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라는 지난해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에서 약혼녀가 있는 기상청 대변인 한기준(윤박)과 썸을 타다가 결혼에 골인하는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 역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내 연기력이 물이 올랐다는 평을 받은바 있다. 채유진은 통통 튀는 MZ세대이지만 일과 사랑 사이에서의 갈등도 존재하는 캐릭터였기에 이질감 없이 딱맞춤하게 표현해낸 유라를 향한 칭찬의 시선이 꽤 존재했었다. 하지만 동시에 든 의문은 30대 초반 연기자로서 사랑받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욕망이 있을텐데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쉬운 바람 나는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택하게 됐을까 하는 지점이었다. 

배우 유라 / 사진=어썸이엔티

지난 추석 연휴 개봉작인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의 여주인공 진경 역으로 돌아온 유라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유라가 펼쳐 보인 연기력과는 무관하게 작품 콘셉트와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태도 등으로 비판 어린 시선을 받은 작품이어서 출연 결정 당시 부담이나 갈등은 없었는지부터 질문을 던졌다. 캐릭터의 스토리와 개인의 삶을 철저히 분리하고 있다는 유라는 "캐릭터로 욕을 먹거나 역할로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제 본체로만 욕 먹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닐까"라며 당당한 답변을 내놨다. 

무엇보다 짧은 1시간여의 만남에서 기분이 저절로 유쾌해질 만큼 쾌활하고 긍정적 마인드가 넘치는 유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MBC '라디오스타' 출연으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던 '사랑과 전쟁' 속 장수원의 로봇 연기의 상대역이 유라였고 심지어 눈물 열연을 보였던 모습이 저절로 겹쳐 보였다. 무한 긍정의 태도로 언젠가 연기로 큰 성과를 보여줄 될 성 부른 나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가문의 영광:리턴즈' 캐스팅 과정이 궁금한데. 

▶ 마침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마음이 허전 할 때 연락을 받았다. 회사에 '빨리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씀 드린 터에 '가문의 영광6' 제작진 쪽에서도 빨리 결정해달라고 연락을 주셨더라. '가문의 영광' 1편의 리메이크 버전이었기에 시나리오를 읽기 전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다면 고민에 시간이 걸렸겠지만 작품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기분 좋은 마음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 진경이 조폭 출신 사업가인 어머니 홍덕자 회장(김수미)의 한마디를 거스르지 못하고 인기 스타작가 대서(윤현민)과 결혼을 추진하려는 모습이 현대 여성상과 어긋난다는 비평도 많은데. 

▶ 드라마를 이끌어 가기 위한 콘셉트일 뿐이지 않나. 마블 영화 '아이언맨'에서 아이언맨이 날아다니는 설정이나 영화 '타이타닉'에서 만난지 하루 만에 사랑에 빠지는 설정은 영화이기에 가능한 것 아닌가. 우리 영화가 다큐는 아니지 않나. 진경에 대해서는 가족에게 약한 사람이라고 이해했다. 가족의 말이기에 따르려고 하는 아이가 진경이다. 콘셉트가 있어야 영화의 스토리가 전개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비판적 시각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영화에 다양한 시선과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배우 유라 / 사진=어썸이엔티

-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소감은. 

▶ 최선을 다해 촬영한 장면들이기에 저희끼리는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음향 등이 전부 픽스되지 않은 상황일 때 처음 봤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다시 시사했다. 감독님께서 사전에 영화과 대학생 분들에게 사전 시사를 하며 설문을 하셨더라. 블라인드 시사의 설문조사 결과를 편집에 많이 반영하신 걸로 안다. 큰 웃음을 주면서도 논란이 될 장면들은 걷어내신 걸로 알고 있다. 

- 자신이 연기한 장면들에 대한 소감은.

▶ 매번 작품할 때마다 제 연기에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제가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그런 부분들이 있다. 장면별로 아쉬움이 드는 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 가장 공들여 촬영한 장면은 어떤 장면인가. 

▶ 카페 장면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윤현민 오빠도 저도 그 신을 위해 모든 걸 찍은 것 같다. 그 장면을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인 것처럼 웃기면서도 매력 넘치게 촬영하려고 했다. 진경이 대서에게 사과를 하러 갔다가 가족에 대해 모욕을 주는 것에 화가 나서 위협하며 겁을 줘야 했던 장면이다. 포크도 씹어먹어 보고 팔을 걷었더니 타투가 되어 있다거나 포크를 던졌는데 몸에 꽂혔다는 아이디어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12~14시간 넘게 그 장면을 촬영했던 것 같다. 촬영 기간은 짧았지만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고 신경을 많이 썼다. 

- 정태원, 정용기 감독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됐나. 

▶ 정용기 감독님이 주되게 찍으셨고 정태원 감독님은 코믹 부분을 많이 담당해 주셨다. 현장에는 항상 두 분이 함께 계셨다. 촬영이 쉽지는 않았지만 화내고 뺨 때리는 장면을 찍다가도 드립도 치고 농담도 많이 하며 즐거운 현장이었다. 

- 김수미와 함께 한 장면들은 어땠나. 

▶ 현장에서 너무 잘 챙겨주셨다. 그런데 수미 선생님 촬영 장면은 대부분 탁재훈, 윤현민 선배와 함께 셨고 저와 함께 하는 장면이 적었다. 오히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더 자주 뵜다. 정말 따뜻하고 다정하시다. 

- 윤현민과 멜로 라인이 자연스럽게 표현됐더라. 

▶ 윤현민 오빠와는 한참 뒤에 말을 놓을 정도로 초반에는 서먹했다. 감독님들께서 우리 두 사람이 친해져야 한다고 술자리도 많이 만드시고 밥 먹는 자리도 만드셨다. 그러면서 빨리 친해졌고 밥 먹으며 장면들에 대해 의논도 많이 했다.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잘 챙겨주시더라. 정태원 감독님과 현민 오빠, 제가 개그 코드도 너무 잘 맞았다. 코믹한 장르인 만큼 호흡이 더 좋았다. 

- 진경과 대서의 멜로 라인 촬영 에피소드는 없나. 

▶ 방금 말씀 드린 카페장면이 총 16테이크를 촬영했다. 원래 그 장면 뒤에 대서와 진경의 키스신이 있어서 현민 오빠도 현장에 대기중이었는데 결국 촬영을 못하고 돌아갔다. 정태원 감독님께서 카페 장면이 진경의 하이라이트신이기에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진경에게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기에 만족하실 수 있을 때까지 찍자고 하시더라. 현민 오빠는 대기만 하다가 촬영도 못하고 갔는데 화 한번을 안냈다.  

- 지난해 '기상청 사람들'의 채유진도 초반에는 비판이 많았던 캐릭터였다. 캐릭터로 사랑받고 싶은 욕망도 있을 텐데. 

▶ 빌런들이 극 중에서 사람을 죽이고 해도 실제는 아니지 않나. 배우라면 악역도 맡을 수 있고 선역도 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연기로서 욕을 먹는 일을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환승연애'에 출연할 때의 저를 보신 시청자분들이라면 제가 어떤 아이인지 잘 아실 것이다. '기상청 사람들'은 2차 오디션까지 보면서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오디션에 붙고 나서 집에서 신이 나서 1시간동안 뛰어다닐 정도였다. 제가 과감히 선택한 작품이 아니고 '꼭 시켜주세요'라고 한 작품이다.  '가문의 영광6'도 마찬가지다.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해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캐릭터로 또는 연기 때문에 욕을 먹는 건 괜찮다. 다만 제 이름에 욕만 안붙여주시면 좋겠다. 시청자들, 관중들이 주시는 관심은 너무 감사랄 뿐이다. 

- 걸스데이 완전체 활동에 대한 욕구가 있을 것 같은데. 

▶ 너무 하고 싶다. 저도 그렇고 다른 멤버들도 모두 하고 싶어한다. 다만 다시 완전체로 나온다면 좋은 노래와 좋은 안무로 확실하게 나오고 싶다. 다들 완전체 활동을 그리워 하고 있다. 

- 데뷔한지 10여년이 넘었는데 에너지가 데뷔 당시보다 더 강렬한 느낌이다. 유라만의 비결이 있다면. 

▶ 제가 굉장히 긍정적이다. 평소 스트레스를 별로 안받는다. 불행하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다. 세상이 늘 핑크빛으로 보인다. 지금 제가 인터뷰 할 수 있는 것도, 지금까지 일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다. 제 영화를 재미있게 봐주셨다면 그것도 너무 행복하다. 부모님께 물려 받은 타고난 긍정성 때문이다. 정말 부모님께도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 배우로서 가진 꿈이 있다면. 

▶ 김수미 선생님을 뵈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한 작품을 혼자 이끌어 갈 힘이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저를 찾아 주시면 그것에 부응하고 싶다. 수미 선생님처럼 오래 일하고 싶다. 

- 함께 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다면. 

▶ '설국열차'를 참 좋아하기에 봉준호 감독님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다. '멜로가 체질', '극한직업'도 정말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님 작품에도 출연해보고 싶다. 이분들과 함께 하려면 제가 더 많이 성장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특히 지금 함께 했던 정태원, 정용기 감독님과의 시간도 너무 행복했던 촬영이었다. '가문의 영광6' 팀과도 곡 다시 한번 촬영하고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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