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금태섭과 오찬 한 김종인 "(신당) 함께할 수밖에"…與 "광팔기, 잡탕"

한기호 2023. 11. 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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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금태섭 신당 '개입 않는다'던 김종인
3자 오찬 직접 가져…"잘 융합될 수 있다"
李 "수권 방향 일치" 禽 "생각 들었다" 재회 예고
"혐오발언" "페미니즘" 노선차 변수 안 된 듯
與지도부 "영남 공천변화 보여주면 찻잔속 태풍"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월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이 '정치적 멘토'로 삼아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10일 오찬 회동을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음식점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과 오찬을 가진 뒤 노컷뉴스 유튜브 '지지율 대책회의'에 출연해 이같은 상황을 전했다. 그는 금 전 의원과 신당 창당을 함께 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당연히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오늘 그 가능성을 부정할 정도의 이견은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금 전 의원이 하는 신당은 나중에 어딘가와 합쳐서 가는 게 아니라 수권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에서 저와 생각이 일치했다"며 "(이념 스펙트럼 등) 나머지 부분에선 다른 게 많겠지만 그런 이야기는 많이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서로 잘 융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신당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식으로 잘 안되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뜻을 함께한다고 느끼고, 함께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두사람 뿐 아니라 또 다른 사람들도 다 동조해 규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재차 무게를 실었다. 당초 각자의 신당 추진에 '직접 개입은 안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지만 강력한 연결고리를 자임한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 전 의원도 통화에서 "이 전 대표와 사실 터놓고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없(었)다"며 "자기 생각도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생각도 들어보는 정도의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의 차이는 당연하다며 "자꾸 이야기를 들으면서 존중하다보면 대화나 논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며 "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새로운선택 내부 인사가 '이 전 대표의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영어 응대는 인종차별, 유엔 인권위 제소 대상'이란 취지로 비판하고, 친(親)이준석계 한 청년정치인은 금 전 의원을 두고 "신념에 가까운 페미니즘 성향을 보면 결코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난기류가 예상됐지만 김 전 위원장이 중심을 잡은 모양새다.

이날 바로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향후 조율 상황에 따라 이 전 대표와 금 전 의원이 손을 잡을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대구 지역구 의원들과 친윤(親尹) 비난 수위를 높이는 한편, 지난 1일 김 전 위원장과 회동 후 '김종인 아젠다'를 내걸고 정부·여당의 민생·정책마케팅에도 제동을 걸면서 신당 여론전에 집중해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코스피(지수)는 다시 공매도 건드리기(11월 6일~내년 6월30일 한시적 공매도 전면금지) 이전으로 회귀, 메가서울은 '68% 반대'로 메가삽질로 귀결되고 있다"며 "이런 식의 두서없는 공약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에 여당에게 선거는 더더욱 절망적이고, 바라볼 곳이 없는 시민들의 혼란이 커지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날 출연한 유튜브에선 "신당이 생기면 가장 어려울 영남에서 붙겠다"며 "바람에 따라선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60석 중 절반은 승부가 날 수 있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 안팎에선 신당 바람몰이에 냉담하다. 김기현 당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조정훈 의원 주도였던 시대전환과 합당 의결을 위해 개최된 당 전국위 모두발언으로 "혐오, 비난, 분열의 언어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너무 게임을 하듯 (정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또 "신당은 (작심한 게 아니라) 이 전 대표가 '밀고 당기기' 하는 전략 중 하나, 쉽게 표현하면 (제 몫을 챙기려는) '광 팔기 수법'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정치 혐오가 심해지고 투표율도 낮아지는 상황과 지금 구도에서 제3당이 지역구 내에서 얼마나 뿌리를 내릴까 하는 것이 제가 볼 때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광진구갑) 원외당협위원장인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준석 비례대표 신당 10석 가능'을 장담한 데 대해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이 제대로 된 역할(영남권 공천 혁신과 인재 발굴)을 추진한다면 이 전 대표의 신당은 0석,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 당 대변인은 전날(9일) KBC 광주방송 '박영환의 시사 1번지'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게) 모욕을 참으면서까지도 정말 진심으로 다가섰는데 이젠 국민이나 당원이 판단할 문제"라면서 "정당은 이념결사체다. 신당 이념이나 정책방향조차 잡혀있지 않은데 공천의 위기를 느끼는 사람들의 잡탕이면 어느 국민이 동의하나"라며 "(신당이) 가능하다면 단지 선거에서 의석 수 몇개 가져가보겠단 게 가장 큰 신념이 되는 정당이 탄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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