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해 찾아 어깨산 1박2일] 첫사랑 같은 구름바다...붉게 타오르다 연기처럼 사라지네

조경훈 2023. 11. 1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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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눈을 뜨니 운해가 가득했다. 오랜만에 보는 운해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바다처럼 일렁이던 저 구름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첫사랑, 첫뽀뽀. 처음하고 처음 보는 것들은 얼떨떨하고 신기한 기분을 전한다. 운해도 그랬다. 나의 첫 운해는 스무 살 때였다. 월악산 제비봉에서 봤다. 그날 이후 내가 보는 세상은 조금 달라졌다. 평생 구름은 아래서만 봤는데,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구름 위에 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어떤 구름은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 거대한 구름이 나를 덮칠까 무섭기도 했다. 이때의 기억은 기묘하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운해는 내 세계를 가득 채운 큰 의미가 됐다.

"혹시 운해 본 적 있어?"

대학생 때 나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대부분 고개를 저으며 운해가 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바보들. 운해를 모르는구먼. 쯧쯧 이 친구 인생 절반 손해 보게 생겼어.'

운해는 어릴 적 내게 멋짐의 대상이었고, 내가 운해를 봤다는 사실은 자부심의 원천이었다. 운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특권이라고 여기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쉽게 말해 나는 운해에 중독됐다.

금강휴게소에서 어깨산-망덕산 산행을 시작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운해를 본 지 1년이 지났다. 그간 산을 여러 번 탔지만, 그럴싸한 운해를 보진 못했다. 그나마 본 것들은 모두 맹물처럼 시시했다. 나는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가을에는 항상 멋진 운해가 있었다. 그렇게 마법 같은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운해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단순했다. '강 근처 산에서 쉽게 볼 수 있음'. 끝이었다. 지도를 폈다. 내륙 중앙부에 커다란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대청호였다. 대청호 옆으로 얇고 길게 이어진 금강이 있었고, 그 옆에는 '옥천군'이라는 이름이 크게 적혀 있었다. 옥천은 내게 익숙한 곳이었다. 예전에 한창 운해를 보러 다닐 때, 옥천 용암사는 내 '가보고 싶은 곳 리스트'에 항상 들어가 있었다. (아쉽게도 아직 가보진 못했다)

용암사는 운해가 있는 일출로 유명하다.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에도 뽑혔다.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옥천 어디서든 운해를 쉽게 볼 수 있겠지.'

내 예상은 맞았다. 옥천에는 백패커들 사이에서 운해로 유명한 어깨산(441m)이 있었다. 인터넷에는 이곳에서 찍은 운해 사진이 꽤 여러 장 있었다. 사진 속 운해들은 빈틈없이 꽉 차 있었다. 굉장한 곳을 찾은 느낌이었다. 심장이 두 배 빨리 뛰었다. 나는 곧장 한국외대 산악부 박지민 군에게 전화했다.

"지민아, 운해 본 적 있어?"

"음,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니 없는 것 같은데."

나는 의기양양하게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했다. 그렇게 운해 산행이 시작됐다.

휴게소 옆 굴다리를 지나면 망덕산 아래의 지우대마을이 나온다.

철봉산·망덕산 묵은 길 유의해야…

산행 전 코스를 고민했다. 어깨산 주변으로 몇 개의 산이 있었다. 남쪽으로는 철봉산, 서쪽으로는 부릉산이 이어졌다. 코스만 잘 짜면 이 산들을 연계해서 걷는 것도 가능했다. 금강휴게소를 원점으로 회귀할 수도 있었다. 일단 금강을 가로질러 철봉산을 지나, 부릉산과 어깨산을 넘어 망덕산으로 내려와 보기로 했다.

휴게소 옆 계단을 따라 강가로 내려서자, 의자를 펴고 앉아 있는 낚시꾼들이 보였다. 낚시꾼뿐만 아니라 나들이 나온 가족들도 있었다. 옥천 9경 중 하나인 금강유원지는 평일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들떠 있는 이들을 보니 나도 덩달아 신났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철봉산으로 향했다.

상쾌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이정표가 없어 들머리 찾는 것부터 애먹었다. GPX 파일을 믿어보기로 하고 넝쿨이 가로막는 산길로 들어섰다. 일단 능선에만 서면 어떻게든 되겠다 싶었다. 그나마 휑해 보이는 곳만 골라 사면을 올랐다. 그때 앞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망덕산으로 올라가는 길. 뒤편으로 철봉산이 보인다.

"으아악!!!"

지민군의 목소리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몸이 약간 아래로 떨어져 있었다. 지민군과 나는 1.5m 밑으로 떨어졌다. 지민군이 밟은 바위를 지탱하던 흙이 무너진 것이 화근이었다. 다행히 나무가 받쳐주어 추락은 길지 않았다. 몇 군데 생채기가 났지만, 큰 부상은 없었다.

짐을 추스르며 추락한 바위를 보니 생각보다 컸다. 어림잡아 30인치 모니터 정도 크기였다. 그 바위 아래 발이 깔리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우리는 철봉산은 묵은 길이 많아 위험하다 판단하고 곧바로 금강휴게소로 돌아갔다. 계획을 수정해 지우대마을을 지나 망덕산을 먼저 오르기로 했다.

굴다리를 지나자 지우대마을이 나왔다. 이 마을은 조금 특이한 수식어가 있다. 그건 바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마을'이라는 것이다. 이곳에 오기 위해서는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를 무조건 거쳐야만 한다. 옥천의 향토음식인 도리뱅뱅이와 매운탕을 파는 식당이 많은 것으로도 꽤 유명세를 탔다.

망덕산 정상에서는 어깨산 능선이 보인다. 여기서 본 어깨산은 키는 작지만 덩치 큰 운동선수처럼 보였다.

"여기가 맞나? 길이 없는데…."

앞서가던 주민욱 기자가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임도의 끝이 보였다. 옆으로는 넝쿨들이 얽히고설킨 길만 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다시 휴대폰을 꺼내 경로를 확인했다. 화살표는 여전히 저 넝쿨 너머를 가리키고 있었다. 등산로인 건 분명했다. 일단 가보기로 했다. 우거진 넝쿨을 질겅질겅 눌러가며 천천히 나아갔다. 중간중간 가시에 찔려 팔뚝이 꽤 따끔거렸다.

잠시 후 표지판과 나무다리가 보였다. 표지판에는 '금강 레저스포츠길'이라 적혀 있었다. 등산로가 맞았다. 왼쪽의 원 등산로인 버리고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섰다. 넝쿨이 길을 막아서였다. 다행히 불안한 바위는 없었고, 흙도 무너지지 않았다. 참옻다리를 건너고 나서야 등산로는 잠잠해졌다. 망덕산 정상까지의 길은 무난했다. 경사는 가팔랐지만, 길을 잃을 염려가 없어 안심됐다.

어깨산은 옻나무산지

그렇게 10분가량 올랐다.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면서 하늘이 훤해졌다. 망덕산 정상 역할을 하는 헬기장이 나왔다. 여기서는 사방이 보였다. 지나온 길 뒤로는 금강을 따라 낮은 야산들이 빽빽이 채워져 있었다. 시야가 좋아 저 멀리 뒤편의 산까지 선명했다. 산그리메가 꽤 두껍게 겹쳐 있었다.

서쪽으로는 어깨산이 있었다. 이름대로 어깨산은 사람의 어깨를 닮았다. 작고 단단한 체구의 사람이 주먹을 쥔 상태의 모습이었다. 꽤 절묘했다. 어깨산 능선 위로 3개의 봉우리가 눈에 띄었다. 봉우리들은 각각 머리, 어깨, 주먹에 해당하는 위치에 있었다. 오른손 주먹을 앞에 내밀고 찡그리고 있는 UFC 파이터가 생각났다. 능선을 보니 살짝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야 했다. 그나마 위안이 됐던 것은 가장 높은 곳이 441m에 불과해 낙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었다. 어찌 됐든 저기에 올라야 끝난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발이 움직여졌다.

어깨산 정상 채 못미처 송골 쉼터가 있다. 여기서 진행 방향에서 벗어나 150m 쯤 내려가면 호랑이굴이라는 작은 동굴이 있다.

지우대전망대를 지나, 주먹을 닮은 봉우리를 올랐다. 숨 한 번 딱 참고 능선에 오르니 이후 길은 쉬웠다. 송골 쉼터까지 쭉쭉 치고 나갔다. 쉼터에서는 잠깐 배낭을 내려놓고 호랑이굴에 다녀왔다. 진행방향에서 살짝 벗어나야 했지만, 150m만 내려가면 됐기에 어렵지 않았다.

역시 호랑이는 없었다. 2m 높이의 작은 동굴이 다였다. 호랑이가 살았다기엔 조금 작아보였다. 호랑이 흔적이라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 민망해 웃고 말았다. 다시 쉼터로 올라왔다. 아까는 보이지 않던 나무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팻말 주변은 모두 옻나무 천지였다.

옥천은 옻나무로 유명하다. 600년 전통의 참옻 산지다. 2005년에는 '옻산업특구'로 지정되었고,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조령리 일대에는 옻문화단지가 조성됐다. 이때 어깨산 일대의 등산로와 임도도 새롭게 정비됐다. 우리가 지나온 길은 모두 이때 새 생명을 얻었다. 하지만 오늘 와보니 몇몇 구간의 임도는 넝쿨 때문에 지나기가 힘들었다. 등산로도 희미했다. 좋은 길이 잊혀 가는 것 같아 씁쓸했다.

다시 배낭을 메고 정상으로 향했다. 어깨부분에 해당하는 봉우리에 이르자 갑자기 조망이 트였다. 등산로 옆으로 고사목이 곳곳에 있었다. 열린 능선은 정상 너머 어깨정까지 이어졌다. 힘주어 밟으면 부서지는 바위가 여럿 있어서, 바위를 피해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어깨산 정상 근처 능선에 올라서자 조망이 트이기 시작했다.

헬기장이 나오고 정상에 도착했다. 서쪽 서대산 위로는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정상에서 살짝 내려가 있는 하늘전망대에 자리를 잡았다. 1시간쯤 지나자 하늘이 어두워졌다. 그 속에 무언가 반짝이고 있었다.

고개를 들었다. 처음엔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하늘만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그 속에 별들이 하나씩 생겨났다. 은하수는 없었지만 희미하게 번져 보이는 저 작은 빛이 나는 좋았다. 세상과 단절된 기분이었다. 이렇게 맑은 하늘이 내일까지만 이어진다면, 분명 멋진 운해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설레기도 했다.

새벽 5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휴대폰을 켜고 기상 예보를 봤다. 화면에는 '습도 99%, 일교차 13℃ 이상, 바람 0.2m/s'라고 적혀 있었다. 그 숫자를 보자 가슴이 쿵쾅거렸다. 이 정도면 운해가 있을 것이 분명했다. 좋은 예감이 들었다.

예상대로였다. 텐트 밖은 운해로 가득했다. 꿈틀거리는 구름바다와 위로 솟은 산봉우리가 보였다. 하얀 장막이 세상과 나를 단절시키고 있었다. 소음도 없었다. 그래서 더 비현실적이었다. 나는 하염없이 운해를 봤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했다. 정적이 이어졌다. 뒤따라 나온 지민군이 나를 부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긴 밤을 달래기 위해 헤드랜턴을 사용해 장노출 사진을 찍었다
넘실거리는 운해가 아래의 임도를 덮었다가 물러나길 반복했다. 그 모습은 모래에 부서지는 파도 같았다.

운해는 춤추는 구름바다

지민군이 옆으로 다가왔다. 그 역시 눈을 비비고 운해를 봤다. 그의 표정을 보고 나는 웃고 말았다. 지민군은 햄버거 하나는 족히 들어갈 정도로 크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 동굴 같은 입에서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우와~ 이게 운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낯선 생명체라도 본 듯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운해 곳곳을 살펴봤다.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쉬질 않았다. 운해는 시시각각 달라졌다. 강물처럼 바람 따라 흘러갔다. 어떤 부분은 사면을 타고 폭포처럼 흘러내렸고, 어떤 부분은 파도처럼 일렁였다. 지루하지 않았다. 임도를 덮친 운해는 모래사장에 부서지는 파도조각 같았다. 운해는 춤추고 있었다. 우리는 운해의 춤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행복했다.

그렇게 1시간쯤 지나고 짐을 챙겨 부릉산으로 갔다. 하지만 30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등산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깨정에서 옻문화단지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있었지만, 부릉산으로 가는 길은 없었다. 이 길도 낙엽에 묻혀 있나 싶어 개척하듯 능선을 따라 나아갔는데, 어느 순간 경사가 심해졌다.

아침이 되자 빨갛게 물든 하늘 아래로 운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 정도 해가 떠오르자 운해에 햇빛이 물들기 시작했다.

계곡으로 돌아내려 가면 분명 어떻게든 갈 순 있었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나뭇가지에 계속 몸이 쓸렸고, 발을 디딘 흙은 무너져 내렸다. 어제처럼 다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산을 더 못 타는 게 아쉽진 않았다. 오히려 잘한 선택이라 생각했다.

어깨정 지나 옻문화단지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섰다. 일행 모두 아쉬움 없이 만족한 얼굴이었다. 나는 지민군에게 말했다.

"맨날 힘든 산행만 하다 편하게 운해만 보고 내려가니 어때?"

지민군이 답했다.

"그대로 갔으면 고생 꽤 했을 거야. 잘 돌아왔어. 그나저나 운해 정말 좋더라. 또 보고 싶어."

나는 남은 운해라도 실컷 보라고 말하려 했는데, 그럴 수 없었다. 운해는 온데간데없었다. 그 아래 금강만 보였다. 운해는 찰나의 순간만 머물다 사라졌다. 내가 본 운해들은 항상 그랬다. 언제나 한없이 자신을 내어주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좋았다. 항상 볼 수 없기에 운해는 분명 더 값진 거라고 생각했다.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 소리가 크게 들렸다. 우리가 살던 세상의 소리였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우리는 소리를 향해 천천히 내려갔다.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아주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금씩 발걸음을 옮겼다. 터덜터덜, 터벅터벅.

지도를 보고 부릉산까지 가보고자 했다. 하지만 등산로가 없고, 길이 가팔라 얼마 못 가 발길을 돌렸다.

윈디Windy 어플은 안개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위치를 지도로 알려준다. 기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꽤 정확했다. 운해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산에 오르면 50%의 확률로 운해를 만날 수 있었다.

TPE는 사진가를 위한 어플이다. 날짜별로 일출, 일몰, 월출, 월몰 시간을 알려준다. VR 기능을 사용하면 어두울 때도 해가 뜨는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산에서 일출사진을 찍을 때 꽤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산행 당일 날씨

일출을 기다리며 기상청 날씨누리로 날씨를 체크했다. 습도 99%, 바람 0.3m/s, 일교차 13℃ 이상으로 관측됐다. 운해가 생기기 좋은 조건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어깨산 일대는 운해로 가득 찼다. 산행 당일 윈디 어플의 화면을 캡처했다. 하얀 부분이 안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날 옥천군 일대는 안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산행길잡이

운해가 목적이라면 어깨산만 올라도 된다. 최단코스는 옻문화단지주차장에서 출발해 임도 혹은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이다. 약 1시간 소요된다. 운해를 보고 더 길게 산을 이어타고 싶다면 동쪽의 망덕산을 묶어 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넉넉잡아 3시간 정도 걸린다.

어깨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50m 정도 내려가면 하늘전망대 나무데크가 있다. 이쪽에서 합금리 방면으로 금강 따라 피어난 운해를 조망하기 좋다. 여기가 아니더라도 어깨산 정상 근처 능선 일대는 조망이 좋은 편이다.

어깨산 남쪽에는 철봉산이 있다. 금강 2교에서 시작해 철봉산을 지나, 금강휴게소를 거쳐 망덕산과 어깨산으로 내려오는 산행 구성도 가능하다. 다만 철봉산과 망덕산의 경우 길 찾기에 유의해야 한다. 수풀과 낙엽에 등산로가 덮인 구간이 많다. 400m대로 낮은 산이지만, 이 코스의 경우 만만치 않다. 미리 등산로를 숙지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어깨산 서쪽으로는 부릉산이 있다. 지도로 봤을 때에는 능선을 따라 이어 탈 수 있어 보이지만, 공식적인 등산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취재팀도 이 능선으로 산행하려다 다시 어깨산으로 돌아와 하산했다.

어깨산 일대에는 옻나무가 많다. 따라서 옻 타는 체질이라면 옻나무가 재배되는 구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옻나무 재배지를 알리는 나무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교통 (지역번호 043)

어깨산-망덕산 연계산행을 하려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넉넉한 주차공간이 2곳 있다. 어깨산에 먼저 오르려면 '옻문화단지 주차장'에, 망덕산에 오르려면 '금강휴게소'에 주차하면 된다. 두 곳 모두 들머리와 가깝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건 조금 복잡하다. 과거, 대전복합터미널에서 김천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금강유원지에 들렀으나, 해당 노선은 현재 폐쇄됐다. 일단 옥천읍으로 이동해 농어촌버스를 타야 한다. 조령리로 향하는 대부분의 버스가 옥천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노선에 따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문의 옥천버스 732-7700, 731-3450.

맛집 (지역번호 043)

옥천 금강 지역에는 향토음식인 도리뱅뱅이가 있다. 피라미를 기름에 튀긴 후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빙 둘러 담아놓고 양념에 조린 음식이다. 고소하고 바삭하다. 망덕산 아래 조령마을에 도리뱅뱅이를 파는 식당이 몇 있다.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도 함께 맛볼 수 있다. 황쏘가리(733-6606), 부산식당(732-3478).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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