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중에 오로라를 보다니!”…내년엔 더 멋진 오로라 본다 [특파원 리포트]

조빛나 2023. 1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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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관측된 오로라 (사진출처: Geopolitics Live 텔레그램)


현지시각 5일 밤 11시쯤 러시아에서 소방과 민방위, 재난구호를 담당하는 비상상황부의 공식 텔레그램에 뜻밖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페름 지역의 매우 아름다운 빛"
"하늘의 빛은 러시아 비상상황부 부대의 야간 근무를 밝혀줬습니다. 눈을 뗄 수가 없네요!"

러시아는 4일부터 6일까지 연휴였는데 휴일 야근 중 밤하늘을 밝힌 오로라에 감탄해 사진까지 올린 것입니다.

오로라(북극광)는 보통 북위 66도 이상 북극권 중에서도 일부 도시에서만 관측됩니다. 러시아에서도 오로라 도시로 유명한 곳은 무르만스크(북위 68도) 정도입니다.

그런데 페름은 우랄산맥 인근 지역으로 북위 58도에 위치합니다.

러시아 비상상황부 텔레그램


뿐만 아니라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의 슬라뱐스크나쿠바니(북위 45도) 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됐습니다.

특수 카메라 렌즈도 필요 없이 휴대전화로도 촬영이 가능했을 정도로 선명한 오로라가 러시아 시베리아와 우랄, 남부지역 곳곳에 나타났습니다. 소셜미디어가 오로라 인증 사진으로 가득해질 정도로 러시아에서 큰 관심이 쏠렸는데요.

KBS는 이번 현상에 대해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의 아나톨리 페트루코비치 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자기폭풍 강하면 하와이에서도 오로라가 보인다!

(오로라가 북극권 남쪽 여러 지역에서 나타난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나톨리 페트루코비치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 소장

"오로라는 소위 '오로라 타원( aurora oval )'-북반구의 경우 미국 알래스카나 러시아 무르만스크, 캐나다 북부-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나타납니다.

그런데 자기폭풍 즉 태양풍(태양에서 방출된 전하 입자의 흐름)이 지구 자기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높을 때 이 오로라 타원은 낮은 위도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래서 중간 위도 지역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매우 강한 자기 폭풍이 발생하면 하와이에서도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태양 표면의 폭발(플레어 현상)로 방출된 전하를 띤 입자(플라스마)들은 보통 2~3일 내 지구에 도달하는데요, 지구를 둘러싼 지구 자기장과 충돌하며 자기폭풍을 일으킬 때 오로라가 나타납니다.

11월 3일 태양 폭발 이후 이틀 만에 지구는 강력한 자기폭풍에 휩싸였습니다.

자기폭풍이 매우 강할 때 미국 하와이 제도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됐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드물긴 하지만 아예 없는 일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역시 이번에 오로라 현상이 나타난 흑해 크림반도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관측된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몇십 년에 한 번 있는 일이 벌어진 데는 기상 조건도 한몫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매우 운이 좋았습니다.
러시아 남부 지역 전체가 구름이 없는 날씨와 대기의 투명성 높아서 오로라의 붉은 빛을 멀리서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KBS 모스크바 와 화상 인터뷰 중인 페트루코비치 소장

(그렇다면 왜 강력한 자기폭풍이 생성됐습니까?)

"사실 이번 태양폭발(플레어 현상)은 평범했습니다.
세계 주요 기관도 자기폭풍 세기를 G1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자기폭풍이 예상보다 더 강하고 강력했습니다. 실제로 관측된 것은 G3 세기였습니다.

이번에는 태양-지구 시스템의 조건부 효율성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태양 플레어가 강력한 자기 폭풍을 생성했습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에 따르면 플라스마 구름이 지구로 이동하는 동안 지구 자기장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플라스마 자체의 자기장이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지구 자기장과 상호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강력한 자기폭풍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위험 수준과 사람들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자기폭풍의 세기는 5단계로 구분합니다.

가장 낮은 1단계(G1)는 전자 장치의 작동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3단계(G3)은 위성 항법 및 무선 통신을 중단시키는 수준입니다. 최고단계인 5단계(G5)일 때는 위성 및 무선 통신 작동이 완전히 중단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관측된 오로라 (사진출처: Geopolitics Live 텔레그램) :붉은 빛으로 변한 하늘에 겁을 먹은 시민들도 있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태양 활동 극대기... "더 강력한 자기폭풍 몰려올 것"

( 이런 현상이 또 일어날까요?)

"태양 활동이 최대로 증가하는 기간은 약 2~3년 동안 지속됩니다. 현재 그 시기에 있습니다.
앞으로 1~2년 안에 우리는 수많은 태양 플레어를 관찰하게 될 것이고 자기폭풍 또한 더 많아지고 훨씬 강할 것입니다."

태양 활동은 약 11년을 주기로 강해졌다가 약해지기를 반복하는데 현재 강한 시기로, 자기폭풍도 더 많이 발생하고 오로라 활동 또한 강해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역대급 오로라 쇼가 북극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펼쳐질 수 있지만, 한편으론 강한 자기폭풍의 영향으로 인한 전파 교란 우려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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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빛나 기자 (hym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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