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서 갓생살기! 요즘 박물관 활용법

2023. 11. 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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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금방 자란다. 품 속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일이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4학년이 되었다. 볼 때마다 한 뼘은 자란 듯한 모습에 놀랄 때가 많다. 예전에는 놀이 위주로 아이와 가볼 만한 곳을 찾아봤다면 요즘은 학습할 거리도 있는 장소를 찾게 된다. 그렇게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발견한 장소가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이다.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데다가 대중교통러이기에 서울에 있는 박물관은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한 달에 한 번은 찾게 된다. 내가 어릴 때 다니던 박물관과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기 때문! 시대 변화에 발맞춰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연계된 행사가 많아졌다. 지난 1년 동안 박물관을 다니며 ‘요즘 박물관을 만나는 법’을 알게 되었달까.

국립중앙박물관 안내 로봇 ‘큐아이’의 모습.

먼저 박물관 안내지기가 다양해졌다. 해설사 ‘큐아이’는 인공지능 전시 안내 로봇이다. 터치로 인식하기도 하고 음성 안내도 가능하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큐아이는 위치 안내는 물론 전시 작품 해설도 해준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국어가 가능한 데다가 수어도 지원하는 똑똑한 큐아이! 로봇이 아니더라도 전문 도슨트가 해설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시간에 관계없이 무료로 전시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내가 만약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초상화를 보며 즐거워 하는 관람객들!

요즘 박물관은 디지털 실감 콘텐츠로도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 구석기부터 청동기까지 역사책을 하나 펼쳐 놓은 것만 같은 전시실을 구경 다니는 일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다. 반면 집중하는 시간이 길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중간중간 방법을 바꿔 가면서 하는 것이 좋다. 이럴 때 ‘실감 영상관’이 딱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생활 속으로 들어가 VR 콘텐츠로 생생하게 보고 듣고 AR 콘텐츠로는 정원을 산책하는 색다른 경험까지! 실감 영상관은 3곳으로 나눠져 있어 다양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갈 때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는 곳은 ‘조선시대 초상화’로 나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코너다. 셀카 사진을 올리면 조선시대 인물이 되는 것. 

그 밖에도 김홍도가 그린 풍속화 속으로 들어가 서당, 대장간, 씨름 등 25개 장면을 엿보고, 1795년 정조의 수원화성 행차에 참여하는 백성이 되어 본다. 금강산의 사계를 한눈에 감상하는 등 나의 참여로 인해 이야기가 완성되는 이색 체험이었다.

둘째, 넷째주 토요일마다 어린이 가족을 대상으로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매월 둘째, 넷째주 주말에는 ‘토요일은 박물관!’ 프로그램이 있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여러 개의 주제가 있는 학습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각자 미션에 맞게 퀴즈를 풀면서 박물관을 다니게 된다. 곳곳에 힌트가 있어서 마치 게임하듯 전시실을 탐험하러 다니는 아이들! 터치스크린으로 사진을 클릭해 원하는 정보를 골라서 볼 수 있기에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도 박물관 여행을 다니기 어렵지 않다.

‘국중박 갓생살기’ 프로젝트는 11월 18일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요즘 박물관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건 ‘국중박 갓생살기’ 프로젝트! 국중박 갓생살기는 ‘국립중앙박물관 갓 쓰고 살기’를 뜻한다. 올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청년세대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체험 행사로 오는 11월 18일(토)까지 열린다. 갓생이란 갓(God)과 인생을 합친 신조어인데 박물관에는 정말 머리에 쓰는 ‘갓’이 마련되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서 지금 박물관에 가면 다양한 연령의 갓생들을 만나 볼 수 있다.

1층 운영 부스에서 나눠주는 갓을 쓰고 미션지를 들고 다니면서 프로 갓생러가 되어 보는 체험이다.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기증품에 대한 퀴즈를 풀고 엽서 꾸미기, 마음 주고받기 등을 완수하면 갓생살기 꾸러미를 받을 수 있다. 박물관에 가지 않더라도 홈페이지(www.museum.go.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자가 진단으로 전생 테스트를 하고 나와 어울리는 소장품을 추천받고 사진도 찍어 보는 등 재미난 체험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대표 유물, 반가사유상 전시와 연계된 콘서트 ‘사유하는 극장’.

지난 주말에는 박물관 2층 ‘사유하는 방’에 있는 반가사유상 두 점을 모티브로 한 콘서트! ‘사유하는 극장 : 음류’ 공연이 열렸다. 박물관 내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는 사유의 방을 활용해 ‘사유하는 극장’이라는 콘서트를 기획했다. 지난해 ‘요즘 것들의 사유’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3번의 콘서트가 각기 주제를 달리해 시리즈로 개최되었다. 

이런 사례는 전국에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도 있다. 옛 문화에 요즘 음악을 더하는 비슷한 공연들이 기획되고 있는 것. 경주박물관은 ‘박물관 속 피아노’라는 콘셉트로 피아노·바이올린·첼로 연주회를 열었고,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박물관 토요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써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게 한다.

실내부터 야외까지 시대별, 주제별 유물이 가득한 박물관은 살아있는 책과 같다.

실내는 물론 야외 전시회도 있다. 밖으로 나가면 보신각종이 있고 석조물 정원에는 다양한 시대의 석탑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볼거리가 많은 국립중앙박물관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밤 9시까지 문을 여는 야간개장을 운영하고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덕수궁점 ▲ 국립고궁박물관 ▲ 국립민속박물관 ▲ 국립한글박물관 등 많은 기관에서 동참하고 있다. 미리 알고 가면 종일 머물 수 있거나 또는 퇴근 후에 워라밸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박물관은 시대 변화에 맞추어 서서히, 그리고 꾸준하게 변화를 꿈꾸고 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말이 더 이상 영화 제목으로만 그치지 않는 것이다. 어릴 때 가던 장소에 내 아이와 함께 다니는 일이 꿈만 같은데 전시 안내 로봇, 실감 콘텐츠, 궁중박 갓생살기 프로젝트 등 모든 체험은 무료로 진행된다. 누가 요즘 박물관에 갈까 싶지만 외국인 관광객부터 좀 아는 사람들은 이미 특별한 문화를 누리고 있다. 요즘 박물관에서 ‘갓생’을 살아 보면 어떨까.

정책기자단|안선영tjsdudrhadl@naver.com
안녕하세요, 정책기자단 안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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