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야채 빼고 연어·날치알"… 나만의 김밥, 맛있냐고?

윤지영 기자 2023. 11. 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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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김가네 팝업스토어 '김가네 슈퍼'에선 김밥의 크기부터 재료까지 하나하나 내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사진은 김가네 슈퍼에 준비된 재료 인형들./사진=윤지영 기자
"다이어트 중이니까 밥 대신 계란 지단 넣고. 야채는 빼야지. 대신 연어와 날치알!"

여기 편식쟁이도 환호할 만한 김밥집이 있다. 바로 서울 혜화동에서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진행하는 김가네 팝업스토어 '김가네 슈퍼'다. 이곳에서는 김밥 크기부터 밥 종류·야채·단백질·토핑까지 모두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연두색 장바구니에 쇼핑하듯 재료들을 골라 담으면 잠시 후 김밥으로 변신해 나온다.

김밥은 한번에 다양한 재료를 맛보는 장점을 가진 음식이지만 특정 재료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김가네 팝업스토어에서는 이 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커스터마이징 김밥'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더 새롭게 다가가고자 노력한다. 그중에서도 '맛집투어'가 유행일 정도로 먹거리에 진심인 MZ세대를 겨냥한 음식 관련 팝업스토어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머니S가 '음식'을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 세 곳을 둘러봤다.



밥부터 토핑까지… '취향 존중' 김밥 말아주는 김가네


팝업스토어에 들어서면 직원이 이용방법을 차근차근 안내해 준다. 안내대로 김밥 재료를 담고 안으로 이동하면 취향에 맞게 소스를 골라담을 수 있는 소스바가 눈에 띈다. 사진(오른쪽 아래)은 지난 3일 김가네 슈퍼 내 스탠딩 테이블에서 주문한 김밥을 즐기는 이용객들의 모습./사진=윤지영 기자
지난 3일 오후 한적한 대학로 골목길 안으로 들어서니 '쇼핑하듯 원하는 재료를 담아봐'라고 적힌 붉은 현수막이 붙은 건물이 눈에 띄었다. 평일 낮이라 한산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여기에서부터 대기시간 45분'이라고 적힌 안내문 앞까지 대기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20~30대로 보이는 젊은 방문객이 다수였고 곳곳에서 영어로 대화하는 소리도 들렸다.

약 30분 대기한 끝에 팝업스토어 안으로 들어갔다. 직원이 손에 팸플릿을 쥐어 주며 이용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프로틴 재료는 최대 2가지, 야채는 최대 6가지까지 선택할 수 있다. 재료가 인형으로 준비돼 있어 골라 담는 재미가 있다. 장바구니를 들고 찬찬히 둘러보다 "재료를 너무 적게 선택하면 김밥이 얇게 나올 수 있다"는 직원의 설명을 떠올리며 신중히 골랐다.

'MZ세대' 감성을 저격하기 위한 감성 인테리어 조명과 게임박스, 다트, 즉석 사진 프린터도 준비돼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김가네 슈퍼 내부 모습. /사진=윤지영 기자
기자는 밥 대신 계란 지단을 선택하고 연어, 양파, 당근, 오이, 단무지, 묵은지를 담았다. 카운터에서 계산 후 내부로 이동하면 된다. 의자 없는 스탠딩 테이블 5개가 마련돼 있고 쌈장마요, 크리미어니언, 불난마요 등 취향대로 다양한 소스를 담을 수 있는 소스바도 있다.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와 다트, 게임박스도 보였다. 단순히 커스텀 김밥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김밥 애호가'라는 임모씨(20대)는 "친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커스텀 김밥'에 흥미가 생겨 방문했다"며 "평소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때 김가네를 자주 찾았는데 팝업스토어에 와보니 색다른 느낌"이라고 즐거워했다.

김가네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에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면 방문하는 편인지 묻자 "일단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 관심이 가는 편"이라며 "평소 관심 있는 브랜드에서 운영하거나 콘셉트가 독특하면 가본다"고 답했다.



김치 타르트에 케이크… 외국인도 사로잡은 김치 팝업


김치 팝업 '김치 블라스트 서울 2023'은 전통적이고 정형화된 김치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김치를 새롭게 해석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공간이다. 사진은 김치 블라스트 서울 2023 내·외부 모습. /사진 제공=종가
한국인이라면 김치가 어떤 음식인지 모를 수 없기에 '김치 팝업'(제품을 판매하지 않아 '팝업스토어'가 아닌 '팝업'으로 표기)이라는 단어가 낯설 수도 있다. 종가에서 진행한 '김치 블라스트 서울 2023'은 '김치, 지금껏 만나지 못한 즐거움'을 테마로 고정관념을 벗어난 새로운 김치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의도로 기획된 공간이다. 서울 성수동에서 지난달 5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팝업 내에선 전통적이고 정형화된 김치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김치를 새롭게 해석하고 즐긴다는 의미의 '해체주의'를 담은 LED 디스플레이와 조형물, 타이포그래피 전시를 진행했다. 또 김치를 활용한 타르트, 아란치니, 케이크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미식존'도 마련했다. 종가 관계자는 "이 팝업을 통해 '김치는 곧 종가'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

김치 팝업은 입장 1시간 전부터 긴 대기줄이 늘어선 것은 물론 대기 예약만 매일 200명이 넘어서는 등 연일 '오픈런'이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가족 단위 고객부터 종가 앰버서더 호시의 팬덤과 외국인까지 방문객이 다양했다"며 "누적 방문객 수는 약 1만명"이라고 전했다. 방문객 주요 연령대를 묻자 "연령대를 따로 조사하진 않았지만 팝업이 위치한 성수동 특성상 대부분이 젊은 방문객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 "김치 타르트, 김치 아란치니, 김치 케이크 등 김치를 재료로 한 이색 메뉴를 선보인 '미식존'이 인기가 많았다"며 "김치의 새로운 발견이자 신선한 경험이라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박은영 대상 식품사업총괄 전무는 "국내 최초의 김치 팝업을 통해 종가가 지향하는 김치의 새로운 변화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김치가 밥 반찬을 넘어 전 세계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과감한 시도와 혁신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83년 라면의 미래?… 삼양라운드스퀘어 팝업스토어


'삼양라운드스퀘어 연구소'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새로운 그룹사명과 제품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사진은 삼양라운드스퀘어 연구소 내외부.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식품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 7월 그룹사명과 CI를 변경하고 새로운 사명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체험공간을 마련했는데 그곳이 바로 서울 성수동 '삼양라운드스퀘어 연구소' 팝업스토어다. 지난달 5일부터 14일까지 운영했다.

방문객들은 오는 2083년을 배경으로 한 팝업스토어 내에서 '검문소'를 시작으로 '제품보관실'까지 총 12개의 구역을 순서대로 이동하면서 삼양의 브랜드 스토리가 담긴 영상을 시청했다. 또 '나만의 라면 이름짓기' 이벤트 등에 참여했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인증샷'도 찍었다.

현장에서 촬영한 인증샷과 함께 SNS 해시태그 이벤트에 참여하면 삼양의 신제품을 바로 수령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삼양의 다양한 제품들을 스티커로 제작해 방문객이 원하는 스티커를 골라 가져가도록 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측은 팝업스토어에 약 4500명이 방문했으며 이들 중 95% 이상이 MZ세대였다고 밝혔다. 또 방문객의 80%인 약 3600건의 SNS 이벤트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오프라인 고객 참여 이벤트를 통해 고객이 새로운 CI인 라운드스퀘어를 현실에서 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젊은 감성의 공간과 다채로운 혜택을 준비했다"며 "삼양라운드스퀘어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영 기자 y2ung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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