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많아"…종근당 1.7조 기술 수출에 'HDAC' 재조명

송연주 기자 2023. 11. 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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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AC 저해제, 개발 범위 확장성 커
노바티스 "심혈관약물로 개발 계획"
CG인바이츠도 개발중…"재조명기대"
[서울=뉴시스] 종근당이 최근 1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하면서, 해당 신약인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HDAC) 억제제가 조명 받고 있다. 사진은 종근당 연구 모습.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종근당이 최근 1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하면서, 해당 신약인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HDAC) 억제제가 조명 받고 있다. 주로 쓰이던 혈액암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치매 등으로 영역 확장성이 큰 치료제로 평가된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종근당은 글로벌 TOP 10 제약회사 노바티스에 HDAC 억제제 'CKD-510'을 총 13억500만 달러(약 1조7302억원) 규모로 기술 이전했다. 종근당은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1억원)를 수령하고, 향후 개발·허가 단계별 성공 시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 12억2500만 달러(약 1조6241억원)와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받게 된다.

CKD-510은 종근당이 개발 중인 저분자 화합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다.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유럽·미국 임상 1상에서 안전성·내약성이 나타났다.

HDAC, 개발 범위 확장성 커…노바티스 "심혈관 약물로 개발 계획"

HDAC6 억제제는 유전정보를 가진 DNA와 히스톤 단백질이 상호 작용하는 것을 강화시키는 효소의 작용을 저해하는 기전이다. 해당 작용기전의 약물은 주로 혈액암 치료제로 사용되거나 개발 중이다. HDAC6 저해제로 허가된 약물은 2006년 미국 FDA에서 허가된 항암제 졸린자(MSD)를 비롯해 이스토닥스(BMS), 벨레오닥(스펙트럼) 등이 있다. 모두 혈액암 치료제다.

이와 달리 종근당은 주로 비항암 분야의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질환, 퇴행성 신경질환을 겨냥해 개발을 시작했다. HDAC6가 노화의 원인 중 하나인 단백질 정체 현상과 신경 세포의 물질 능동수송에 관여해서다.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로는 글로벌 임상 1상을 완료한 바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심혈관 질환에서는 마이크로튜뷸을 안정화시켜 칼슘 시그널링과 관계해 심박세동을 완화하는 치료제로 개발 가능하다"며 "퇴행성 신경질환에서는 비정상적 단백질 분해를 교정하고 엑손의 운반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해 샤르코 마리 투스,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 신경질환에 효과가 나타나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HDAC6 저해제는 항암제로 개발·판매돼 왔으나 종근당은 신경계 질환, 심근 질환 등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유망 신약으로 유효성을 입증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종근당 기술을 사들인 노바티스가 주목하는 분야도 심혈관 질환이다. 노바티스는 지난 2015년 HDAC6 저해제 '파리닥'을 다발골수종(혈액암) 치료제로 상업화했으나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해 2019년 2월 미국 시큐라바이오에 매각했다. 현재는 HDAC 저해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종근당 신약 도입으로 항암이 아닌 심혈관 질환에서 경쟁력을 넓히려는 취지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이번 협력의 목적은 종근당의 유망한 소분자 물질인 CKD-510을 일부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질병의 잠재적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노바티스는 심혈관 영역에서 디오반, 엔트레스토, 렉비오 등 혁신적인 치료제를 환자에 제공해오고 있다"며 "해당 치료 영역에서 노바티스의 전문성과 경험이 종근당의 유망한 소분자 물질인 CKD-510을 잠재적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HDAC6 저해제는 항암제, 신경퇴행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개발 범위의 확장성이 큰 기전의 신약이다"고 말했다.

업계 "종근당 기술 수출로 HDAC 가치 재조명 기대"

HDAC 억제제는 파리닥을 사온 미국 시큐라 바이오가 자진 허가 취소한 것을 포함해, 해외 제약기업들이 임상을 중단하면서 지난 몇 년 간 조명받지 못했던 분야다.

업계는 이번 종근당 계약으로 HDAC 억제제가 재조명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CG인바이츠(구 크리스탈지노믹스)가 HDAC 억제제인 '아이발티노스타트'를 췌장암 및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혈액암에 많이 쓰이는 HDAC6 억제제와 달리, 고형암인 췌장암 치료가 메인 목표다. 아이발티노스타트는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HDAC)의 1, 2, 3, 6, 10을 억제한다.

현재 췌장암 관련 미국 임상 1b·2상이 진행 중이다.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해선 임상 1상을 종료해 내년 상반기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할 것으로 CG인바이츠는 보고 있다.

CG인바이츠 관계자는 "HDAC 억제제는 부작용이 낮고, 확장성이 넓은 장점이 있는 약물이다"며 "이번 종근당 기술 수출로 HDAC의 가치가 다시 관심 받고 재조명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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