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으면 1%대 금리" 신생아특례대출의 미래
"부정수급 막는 시스템 구축 고민해야…제도 목적은 합리적"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신생아 특례대출 목표 금액이 약 27조원으로 추산된 가운데 올해 집값을 반등시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특례보금자리론처럼 집값 상승을 부추길지에 관심이.모아진다. 대출금리가 특례보금자리론보다 최대 3%p(포인트) 이상 낮고 대출한도는 5억원으로 같아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집값 하락을 방지하는 역할로 작용할 수 있지만 상승세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지난달 말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예산안 분석자료를 보면, 국토부는 전체 구입 자금 대출 예상액 34조9000억원 중 생아특례대출 구입 자금으로 26조6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에서 8조7670억원을 직접 융자하고 나머지는 시중은행 재원으로 대출을 실행, 국토부가 이차보전 지원사업을 통해 직접 융자와 동일한 금리 적용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정책금융상품으로 9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연 1.6~3.3% 금리로 최대 5억원 한도까지 대출을 제공한다.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자산 5억6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가 지원 대상이며 연 소득이 8500만원 이하일 경우 1.6∼2.7%, 8500만원초과 1억3000만원 이하일 경우 2.7∼3.3% 수준의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실행 후 5년간 유지되며 대출을 받은 후 아이를 낳으면 금리는 한 명당 0.2%p 더 내려가고, 금리 적용기간은 5년 추가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부동산 시장 연착륙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대상이 9억원 이하 주택이니까 주로 중저가 주택 시장에 영향을 많이 주게 된다. 집값 하락을 저지하는 효과를 보이겠지만 급격한 상승을 야기하는 데까지 가기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특례보금자리론과 대출한도는 같지만 대출금리는 1.35~3.35%가량 더 낮다. 올해 39조6000억원이 투입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은 중단되기 직전 금리가 연 4.65~4.95% 수준이었다.
다만 국회 예산정책처는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출산 여부를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판단해 이미 주택을 보유한 신혼부부가 혼인신고를 미뤄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아 갈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예산정책처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출산한 유주택자 부부 역시 신생아 특례대출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및 출산율 증가라는 사업목적 달성을 위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검토하고 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예산정책처의 부정수급 우려는 미혼모나 미혼부로 출생신고를 해야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데 시장에서 수요자들이 그렇게까지 할지 모르겠다. 혼자 아이를 키우겠다고 출생신고 과정에서 증명해야 하고 추후 어떤 문제로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가 친자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크다"며 "신생아특례대출 기준 자체가 9억원 이하 주택일 뿐더러 분양처럼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60%로 산출된다 해도 아내나 남편 한 명 월급 기준이라 오히려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어떤 제도가 만들어졌을 때 허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라 출산율 증가라는 정책 취지에 따라 제도를 운영할 필요성은 있다"며 "다만 내 집 마련은 기본적으로 무주택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유주택자를 가려낼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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