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에 쟁여두자" 4대 은행 엔화예금, 하반기 1.7조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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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15년11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엔테크(엔화+재테크)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차익을 고려한 투자 목적의 엔화 매수와 일본 여행을 가기 전 미리 엔화를 사두려는 수요가 몰려 4대 은행의 엔화예금은 올 하반기에만 2000억엔(약 1조74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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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을 고려한 투자 목적의 엔화 매수와 일본 여행을 가기 전 미리 엔화를 사두려는 수요가 몰려 4대 은행의 엔화예금은 올 하반기에만 2000억엔(약 1조74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당분간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어서 엔저 현상이 지속돼 '엔테크(엔화+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1조811억엔으로 6월 말(8819억엔)과 비교해 5개월여만에 1992억엔 급증했다.
지난 10월 말(1조85억엔)과 비교하면 6일만에 무려 725억엔(약 6300억원) 불어난 셈이다.
이는 달러예금과 비교했을 때 증가세가 가파른 편이다.
4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올 6월 말 527억달러에서 10월 말 528억달러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 6일 534억달러로 5개월여동안 7억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엔화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원/엔환율이 860원대까지 떨어져서다.
지난 6일 100엔당 원/엔 재정환율은 869.82원으로 전 거래일(867.38원)보다 1.94원 모르긴 했지만 100엔당 환율이 86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8년 1월이후 15년9개월여 만이다.
앞서 지난 9월 엔화값은 100엔당 800원대로 떨어지면 8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최근 3개월간 엔화가 가장 고점을 기록했을 때도 엔화값은 920원대에 머물렀다.
이처럼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은행(BOJ)이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원화 강세까지 겹친 결과다. 엔화는 엔/달러나 원/달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데 일본은 2016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뒤 현재까지 연 -0.1% 금리를 유지하며 나홀로 금융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엔화가치 급락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달러 예금은 최대 5%의 이자를 제공하지만 엔화 예금은 금리가 0%이다 보니 이자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엔화값이 역대 최저 수준을 찍자 환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 수요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연말 일본 여행 대비 목적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엔테크 수요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모바일 쏠(SOL) 앱에 접속해 '쏠편한 환전'에 들어가면 최대 90% 환율우대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외화 수령은 신청 다음날부터 가능하며 ATM으로 수령하면 달러와 엔화는 당일 수령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환전지갑x모바일번호표' 이벤트를 오는 17일까지 진행한다.
하나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하나원큐' 내 환전지갑으로 환전한 뒤 하나원큐에서 모바일번호표가 발행가능한 영업점을 확인한다. 이후 '예금' 창구모바일번호표를 발행해 모바일번호표 발행 영업점을 방문, 환전지갑을 수령하면 추첨을 통해 총 1000명에게 2000 하나머니를 제공한다. 1하나머니는 1원으로 현금 전환이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 연초 휴가 시즌을 앞두고 엔화가 가장 낮을 때 미리 환전해두려는 수요가 있다"며 "다만 엔화가 당분간 크게 오를만한 요인이 없어 환차익 투자 목적으로 엔화를 구매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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