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한지작가 이경민, 오색으로 전하는 우리 멋

KBS 지역국 2023. 11. 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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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합지로 골격을 만든 찻상이 오색한지로 은근한 멋을 더합니다.

[이경민/한지작가 : "부드럽고 질기기 때문에 생각 외로 튼튼합니다. 그래서 오래 보관할 수도 있고 나무보다는 가볍고 자기가 추구하는 모든 색을 접목시켜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형태든 만들 수 있는 유연함, 질기면서 부드러운 성질에 반해 작가는 35년 동안 오색한지를 지켰습니다.

닥나무가 한지가 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공정이 아흔 아홉 번.

그 수고로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경민 작가가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경민/한지작가 : "부드러운 감촉이 손끝에서 느껴질 때 어떤 마음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줍니다. 하얗게 빛날 때 그때 제가 희열을 느껴서 계속 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음각과 양각을 디자인 한 틀에 닥 죽을 넣어 굳힌 조형물로 현대적인 작업을 이어온 지 10년.

전수자로서 전통공예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로서 한지의 확장성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오색한지공예는 닥나무로 만든 한지를 염색해 기물에 덧바르고 정교한 문양을 넣는 고유의 전통공예.

음양오행을 상징하는 오방색 적색과 청색, 황색, 흑색, 백색을 기본으로 한국적인 멋을 담아냅니다.

문양을 디자인 한 뒤 한 치의 오차 없이 재단하고 배접으로 겹겹이 색지를 더해 다채로운 빛깔과 문양을 내기까지 여간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아닙니다.

[이경민/한지작가 : "뒤에서 처음에 가장 작은 것부터 붙이고 다음에 두 번째 것 붙이고 세 번째 것 붙이고 단계별로 붙였을 때 이렇게 예쁜 색깔이 나오는 거예요."]

오색한지로 당초문양을 넣고 이태극, 삼태극, 사태극으로 수납공간을 분리한 둥근 삼합.

전통 단청 문양을 한지공예에 맞게 응용해 디자인한 소반은 화려하면서도 단아합니다.

오동나무 예단함의 십장생 문양도 현대적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건데요.

옛 것을 재현하되 오늘에 맞는 감각을 더하는 게 작가의 주된 작업.

전통 삼합 문양이 익숙한 지함도 현대적인 직선과 곡선을 더하는가 하면 한국적 이미지를 알리는 다양하고 새로운 조형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이경민/한지작가 : "일본 전시를 위해서 한국의 이미지, 한국의 색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서 전시를 우리 전통적인 방법으로 했습니다. 만다라 문양을 사용해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이고요. 이 작품은 우리 천연염색을 이용해 면을 분할해서 (작업했고) 이건 옛날 우리 떡살에 한지를 발라서…."]

어떤 재료와도 어우러지는 한지에 직물을 덧대어 만든 '전등'인데요.

오색한지에 가죽을 콜라보 하거나 금속을 접목하기도 하고 때로는 흙을 바르기도 합니다.

휴지 심이나 대바구니처럼 버려지는 물건도 요긴하게 쓸 수 있게 재활용했습니다.

[이경민/한지작가 : "한지의 우수성 때문에 통풍이 잘 돼서 물건을 보관했을 때 곰팡이라든가 이런 게 쓸지 않아서 사용하기가 좋고 가벼워서 특히 좋습니다. 우리의 좋은 한지를 세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운 질감에 자연의 색을 더한 오색한지는 작가에게 종이 이상의 의미입니다.

[이경민/한지작가 : "한지에 약간 미쳤던 것 같아요. 여기서 어떤 희열감을 느끼니까.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공예다. 질 좋고 질기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이 한지를 전수자가 생겼으면 좋겠고 모든 것을 전수를 해주고 싶어요."]

우리의 멋과 정신을 잇는 종이.

이경민 작가의 오색한지가 특별한 이유입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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