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사진'건지러 MZ들과 산에 오르다

윤성중 2023. 11. 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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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테렉스 포토산행
민둥산 정상에서, 아디다스 테렉스 '써미트 어택' 이벤트 당첨자들과 민둥산에 올랐다. 콘셉트가 '노을 산행'이었는데 구름이 끼어 어두웠다.

지난 9월 22~24일, 9월 29일~10월 1일 두 번에 걸쳐 각각 서울 안산과 청계산에서 아디다스 테렉스 써밋 어택ADIDAS TERREX SUMMIT ATTACK 이벤트가 열렸다. 아디다스는 안산 카페 폭포와 청계산 카페 원터에 팝업 스토어를 열고 스토어를 방문하는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인생 산컷' 이벤트를 열었다. 1,000여 명 참가자들은 아디다스 테렉스 옷과 등산화를 착용하고 각자 산 정상에 올라 사진 촬영을 한 다음 개인 SNS에 올려 인증했다. 이 중 6명의 참여자를 선정, 월간<山>(이하 월간산)과 강원도 정선 민둥산에서 '포토산행'을 진행했다.

2023년 사람들에게 '산'은 무엇일까? '사진 찍는 곳'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운해 사진 찍는 곳, 백패킹 사진 찍는 곳, 일출·노을·야경 사진 찍는 곳 등등.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산에 올라 작품 사진을 찍거나 '인증'하는 곳이 바로 요즘 산인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뒤 인문학자들은 우리가 지금 산에 가는 이유를 설명할 때 '옛날 사람들은 오로지 사진 찍으러 산에 갔다'고 학계에 보고할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요즘 최고의 '포토 스팟'으로 꼽히는 산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강원도 정선에 있는 민둥산(1,117.8m)이다.

민둥산은 정상부에 큰 나무 몇 그루 없이 억새로 가득 덮여 있다. 따라서 그 꼭대기에선 사방팔방으로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 등산하는 도중 혹은 정상에서 실패 없이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곳이다. 코스가 짧고 쉽다. 따라서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민둥산을 오르고 나면 등산에 빠질 확률이 90% 이상일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민둥산 산행 전, 아디다스 테렉스 전용 셔틀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한 참가자들.

아디다스 테렉스는 지난 9월 말, 10월 초 두 번에 걸쳐 서울 안산과 청계산에서 '인생산컷' 이벤트를 열었다. 각각의 산에서 멋진 사진을 찍은 참가자를 선정해 우리(월간산)에게 맡겼다. 그들을 모델로 더 환상적인 사진을 촬영한 다음 선물로 제공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총 6명이 이번 산행에 참여했다. 최희수, 최혜인, 신여진, 박성찬, 이윤미, 정문석. 그들과 함께 억새꽃이 한창 피어 있는 민둥산으로 갔다.

민둥산 등산로는 대체로 완만하고 잘 정비되어 있다. 왼쪽부터 이윤미, 박성찬, 최혜인.

'비가 내릴 확률 30%' 스마트폰 날씨 앱을 확인해 보니 민둥산으로 가는 날 온통 '흐림' 표시였다. 참가자들 몇몇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비가 와도 가나요?' 나는 답했다. '네, 갑니다! 비 올 확률이 그리 높진 않네요.' 그런데 출발할 때 서울엔 비가 내렸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왜냐하면 참가자들이 무척 밝았기 때문이다. 20대로 구성된 인원(최혜인, 신여진, 최희수, 정문석)은 민둥산으로 가는 내내 차 안에서 웃고 재잘댔다. 그 경쾌한 소리에 전염된 것인지 얼마 안 가 걱정이 싹 가셨다. 덩달아 지방으로 갈수록 구름이 개고 햇빛이 비쳤다. 휴게소에 도착해서 드디어 그들에게 입을 열었다. "와, 날씨가 좋아졌어요!" 그들 중 한 명이 말했다. "오늘 날씨요정 누구야?" 날씨가 제발 좋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건 바로 접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참았다. 40대 아저씨인 내가 입을 열면 좋았던 분위기가 갑자기 싸늘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최희수, 정문석, 신여진. 운동으로 다져진 이들은 급한 오르막도 순식간에 올랐다.

억새축제로 북적이는 민둥산

서울에서 약 4시간 걸려 민둥산 초입인 증산초등학교 앞에 도착했다. 억새축제가 열려 시끌벅적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갈 준비를 했다. 오후 3시였다. 사람들이 하산하는 중이었다. 출발시간을 다소 늦게 잡은 이유는 민둥산 정상에서 노을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른바 '노을 산행' 콘셉트였다. 노란 노을빛이 담긴 사진이 책에 실리면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을 앞에 놓고 설명했다. "자, 이제 출발합니다. 여기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쯤 걸릴 거예요. 사진기자님의 말에 잘 따라주세요." 모두 합창하듯 답했다. "네!"

셔틀버스 앞에서 사진을 찍는 최혜인. 그녀는 일명 '인플루언서'다. SNS에 팔로워가 많다.

6명의 참가자들은 산행 경험이 제각각이었다. 최혜인(25)씨는 얼마 전 제주도에서 열린 트레일러닝대회 '트랜스제주' 100km 부문에 참가, 14시간 만에 골인했다. 대회 참가자 중 여자 한국인 중에서 5위를 기록했다. 나는 놀라서 물었다. "산에서 100km를 달리는 데 겨우 14시간 걸렸다고요? 산에 다닌 경력이 오래 됐나 보죠?" 그녀가 대답했다. "아니오, 경력이 길진 않아요. 트레일러닝을 시작한 지 3년이에요. 주로 장거리 대회에 나가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그녀는 트레일러닝을 하기 전부터 등산하는 걸 좋아했다고 했다. 할 수 있는 운동이 걷는 것밖에 없었고 그렇게 산을 하나 하나 넘다 보니 목표가 생기면서 결국 트레일러닝을 하게 됐다. 한국에 있는 모든 산이 예쁘다고 소리를 높였는데, 그때 눈이 하트 모양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이처럼 몸 쓰는 것에 자연스러운 이유는 특이한 이력 덕분인 것 같았다. 그녀가 계속 설명했다.

국안인 최혜인.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 100km부문에 출전해 국내 여성 중 5위로 골인했다.

"지평선중고등학교라고 하는 대안학교를 나왔어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 하고 싶어서 이 학교에 들어갔죠. 학교 수업 중에 도보 여행이 있어요. 그때부터 설악산, 지리산 등에 올랐어요." 지금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국악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국악인' 혹은 '전통연희자'라고 했다. 춤을 중심으로 하는 공연과 스포츠마케팅을 동시에 한다고 했다. 따라서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편이었다. "트레일러닝을 조금 더 일찍 접했더라면 프로 선수가 됐을 수도 있었겠는데요?" 그녀가 대답했다. "네, 그게 조금 후회돼요. 그래서 지금 선수급 실력을 갖추려고 열심히 달리고 있어요!" 나는 감탄했다. 민둥산 정도는 가뿐하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여진씨. 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자주 한다.

신여진(28)씨의 이력도 독특했다. 그녀는 대학교 때 경찰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태권도 선수로도 활동했다. 그러다가 허리 부상을 입고 운동을 그만뒀다. 지금은 안전관리자 교육을 받고 있다. 경찰이 되려다가 왜 갑자기 안전관리자로 전향하려고 하는 걸까? 그녀가 설명했다. "허리를 다치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어요. 경찰이 되는 걸 포기해야 했죠. 그러다가 여러 사람의 '안전'에 관해 생각하게 됐어요.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이 뭘까? 찾다가 안전관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죠." "그렇다면 산에는 언제부터 다닌 거죠?" "허리 치료를 받으면서 많이 우울했어요.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기분이었죠. 그래서 혼자 어디로든 가고 싶었는데, 그게 산이었어요. 4년 전인가? 도봉산에 갔어요. 아주 천천히 올라갔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산 정상에 있더라고요. 풍경이 너무 예뻤어요. 선물을 받은 것 같았죠. 이후로 산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요즘 산에 다니면서 쓰레기를 줍는다. 지방의 어떤 산에 올랐다가 40kg이나 되는 쓰레기를 지고 내려온 적도 있었다. 이날도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챙겨왔다. 그녀는 지금 '100대 명산 플로깅(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행위)'을 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 산에 올랐을 때 느낌 좋은 감정에 대해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열심히 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너무 추상적이라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열심히 사는 게 어떤 걸까요?" 그녀가 대답했다. "주어진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 뭐든지 적극적으로 하려고 해요. 일단 지금은 100대 명산을 전부 돌면서 쓰레기를 줍는 거예요."

민둥산이 위안 되길

정문석씨. 아디다스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직원이다.

정문석(23)씨는 일행의 맨 끝에서 뒤쳐진 신여진씨를 챙기면서 올라가고 있었다. 건장한 체격을 가진 그는 얼마 전 군대를 전역하고 3개월 전부터 첫 직장생활을 하는 중이었다. 말투가 '군인'스러웠다. 그는 지금 아디다스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세일즈팀에서 일하고 있다.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감시하러 온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절대 아니다"라면서 "자발적으로 왔다"고 답했다. "저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요. 정이 많은 스타일이죠.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해요. 매장에서 '땡큐 아디다스'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매장을 찾은 손님에게 서비스가 어땠는지 묻는 건데요, 최근에 이 행사 MVP를 차지했어요. 물론 산에 가는 것도 좋아해요. 여기 오는 분들은 대체 어떤 분들인가 궁금해서 참가하게 됐어요."

그는 쉬는 날 집에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다.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난다. 굉장히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혹시 아디다스 코리아 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인가요?" 그가 대답했다. "하하하, 아니에요. 저는 패션을 전공했어요. 스포티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는 게 목표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왜 등산복을 입고 다닐까요?" "음, 희소성과 기능성을 따지다 보니 여기에 딱 맞는 옷이 대부분 등산복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요즘 등산복이 스타일리시하다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고요."

최희수씨. 수학선생님이다. 크로스핏에 빠졌다.

우리는 증산초등학교 건너편 초입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산에서 내려올 시간에 거꾸로 오르막을 오르는 우리를 사람들은 이상하게 쳐다봤다. 우리는 아랑곳 없이 지그재그로 된 가파른 길을 올라갔다. 땀이 솟았다. 나는 꽤 힘들었는데, 최희수(25)씨는 계속 웃고 있었다. 그녀는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복잡한 수학 공식을 늘 머릿속에 생각하느라 쌓인 스트레스를 산에서 푸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았다. 그녀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올라갈 때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아요. 짜증도 안 나고, 땀을 내면 개운하고, 공기가 습하거나 건조하거나 해도 다 좋아요. 체력이 좋아서 그런가 봐요." 알고 보니 그녀는 지금 크로스핏을 하고 있었다. 운동한 지 1년 정도 됐다고 했다. "학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오후에 출근하는 일이 많아요. 오전에 시간이 남아서 운동을 하게 됐죠. 원래 바디프로필(운동을 해서 몸을 만든 다음 사진을 찍는 것)을 찍으려고 시작했어요." 그녀는 요즘 매일 쉬지 않고 운동을 한다고 했다. 운동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재미없었는데,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점점 재미있어졌어요. 그러다가 저는 제 자신을 가꾸는 것에 흥미를 느꼈죠. 브랜딩이라고 해야 하나? 이것도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뭐든 잘하고 싶어요. 운동도 그렇고 수학 쪽에서도 그렇고. 이것과 관련된 유튜브 콘텐츠도 조금씩 만들고 있어요." 그녀가 좋아하는 운동 종목 중 등산은 3순위쯤 된다. 얼마 전엔 북한산 16성문을 종주했고, 여의도에서 출발해 관악산 정상까지 오르는 '제로포인트 트레일'도 완주했다. 그야말로 그녀는 지치는 기색이 없었다.

​이윤미씨. 박성찬씨와 연인사이다. 둘은 '러너킹'이라는 러닝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박성찬씨. 그는 달리기 마니아다. 마라톤, 트레일러닝 등 가리지 않고 대회에 나간다.

1시간 정도 올라가자 숲에서 벗어났다. 이윽고 억새밭이 펼쳐졌다. 일행은 이때부터 소리를 지르면서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박성찬(43)·이윤미(42) 커플은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20대 친구들 사이에서 차렷 자세로 얌전하게 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아침에 강릉에서 열린 '경포마라톤대회' 참가하고 왔다. 10km 부문에 출전해 박성찬씨는 남자부 4위, 이윤미씨는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두 사람은 러닝계에 유명한 커플로 원래 일반 회사원이었다가 달리기가 너무 좋아 일을 그만두고 아예 회사를 차렸다. '러너킹RUNNERKING'이라고 이름 붙인 업체에서 이들은 여러 달리기 대회를 만들고 진행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러닝 클래스도 연다.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해서 사업을 하는 건 어떤가요?"라고 물어보니 의외의 답을 했다. "힘들어요. 회사 다니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할 땐 지금보다 더 열심히 달리기를 했어요. 그런데 사업을 하니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취미가 일이 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네요." 취미를 일로 하고 있는 나는 이것에 공감했다. 비슷한 질문을 또 했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요?" 이윤미씨가 대답했다. "속임수를 쓸 수 없다는 거? 직접 가서 몸으로 부딪혀야 일이 돌아간다는 점이오. 우리가 현장에 직접 가지 않으면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아요. 이런 점이 좀 피곤해요." 그들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인 탓에 피곤해 보였다. 민둥산 산행이 그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싶었다. 한창 사진을 찍다 보니 오후 5시가 됐다. 우리는 재빨리 정상으로 올라갔다. 가리왕산, 발왕산의 커다란 덩치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걸 느긋하게 감상할 시간이 없었다. 구름이 잔뜩 끼기 시작했다. 노을도 볼 수 없었다. 멀리서 먹구름까지 몰려왔다. 곧 빗방울이 떨어졌다. 주민욱 기자는 정신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주위가 금세 어두워졌다. 깜깜해져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정상에 머물면서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우리들은 웃었다.

아디다스 테렉스

2012년, 아디다스 테렉스가 한국에 소개됐을 때 '테렉스 패스트 R GTX' 신고 산 여러 군데 돌아다녔다. 이 신발을 거의 10여 년 신었다. 그럼에도 망가진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접지력도 여전하다. 프리하이커2도 그때 신었던 느낌과 비슷하다. 더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미드솔이 두툼해졌고 타이어회사(콘티넨탈)에서 만든 고무창이 붙었다. 전통 등산화에 비해 가벼울 뿐만 아니라 접지력도 좋다. 가벼운 트레킹부터 험한 지형에서의 종주까지 모두 가능한 올라운드 등산화라고 할 수 있다.

산행길잡이

10월과 11월 민둥산 인근은 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 억새꽃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주말마다 몰리기 때문이다. 또 이때 맞춰 억새축제도 열리는데, 따라서 민둥산 정상과 가장 가까운 들머리인 '발구덕마을'까지 차량으로 올라가는 건 불가능할 수 있다. 마을에서 차량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이때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주차장이 꽤 넓을 뿐 아니라 근처에 편의시설도 많다. 여기서 출발했을 때 초반 등산로는 가파른 편이다.

하지만 이 구간은 그리 길지 않다. 30분 정도 오르면 가팔랐던 길이 살짝 완만해진다. 동시에 억새밭이 나오는데, 산행 속도를 늦추는 건 등산로의 기울기가 아니라 주변 풍광이다. 억새밭이 등장하면 주변에 나무가 사라진다. 덕분에 사방이 트이면서 이색적인 경치가 펼쳐진다. 등산로의 3분의 2가 이렇다 보니 곳곳에 사진 촬영하는 사람들로 길이 밀릴 수 있다. 정상에는 널찍한 데크가 있다. 정상석을 기준으로 양쪽에 각각 텐트 5동, 3동 정도 칠 만한 공간이다. 산불방지기간 외 이곳에서의 야영은 언제든 가능하다.

교통

민둥산역에서 등산로 초입까지 5.5km 정도 떨어져 있다. 택시를 타도 요금이 부담스럽지 않다. 청량리역에서 민둥산역으로 가는 열차가 하루 7~10회 운행하며 3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동서울이나 남부터미널에서 정선 혹은 고한사북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서 증산을 경유하는 군내버스를 타도 된다. 고한사북터미널에서 등산로 초입까지 13km거리이며 택시로 15분 걸린다. 정선터미널에서 등산로 초입까진 29km 정도 떨어져 있다.

맛집 (지역번호 033)

식당은 민둥산역 부근에 몰려 있다. 웰빙한방마을(010-6671-2119)은 정선 별미인 곤드레밥(1만 원)과 닭백숙(5만 원)이 대표 메뉴. 구이마을(592-9230)은 곤드레나물밥 (9,000원)과 양푼이 갈비찜(3만2,000원)이 전문이다. 황소고집(592-8776)은 매콤한 아귀찜(2만8,000원)과 매운갈치조림 (1만2,000원)이 산행 후 입맛을 돋운다. 아바우맛집(592-6472)는 정성스레 우려낸 가마솥 설렁탕(8,000원)이 산행 후 원기 회복을 돕는다. 등산지도 특별부록지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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