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평점 '3점' 또 짜다…뮌헨은 케인 해트트릭으로 도르트문트에 4-0 대승

김환 기자 2023. 11.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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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김민재가 지친 와중에도 철벽 수비를 보여줬다. 그러나 독일 유력 매체 '빌트'는 또다시 김민재에게 낮은 평점을 내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5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 위치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뮌헨은 리그 2위로 올라섰다.


[프리뷰]


뮌헨 입장에서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뮌헨은 성적과는 별개로 선수 개개인의 아쉬운 경기력과 이어지는 부상 등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공격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김민재와 함께 뛸 센터백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다요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복귀했지만, 데 리흐트가 지난 경기에서 다시 부상을 당했다. 경기를 앞두고 우파메카노가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는 했으나 100%의 컨디션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를 샀다.


게다가 김민재도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이었다. 김민재는 파트너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통한 휴식 없이 계속해서 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나폴리에서 뛸 때부터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다수의 대회는 물론 국가대표팀까지 오가며 수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김민재는 뮌헨으로 이적한 이번 시즌에도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다. 지칠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이로 인해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의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했으나, 김민재가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비슷하게 타이트한 일정을 보내다 부상을 당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팬들의 걱정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김민재는 뮌헨 유니폼을 입은 이후 벌써 1,000분 이상을 소화한 상태였다.


실제로 김민재는 지난 DFB 포칼 대회에서 치명적인 패스 미스를 범하는 등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토마스 투헬 감독이 경기가 끝난 후 김민재의 패스 선택이 좋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김민재를 지적했다.


김민재를 제외한 센터백들의 부재, 그리고 김민재가 지쳤다는 점을 들어 뮌헨의 패배가 예상되기도 했다.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빠른 속도로 공격을 전개하는 도르트문트의 스타일에 뮌헨이 고전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렇듯 경기 전부터 뮌헨의 패배를 예상하게 하는 불안 요소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사전 코멘트]


도르트문트의 에덴 테르지치 감독은 "우리는 뮌헨의 강점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지난 자르브뤼켄과의 경기(1-2 패배)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뮌헨은 지난주말 8골을 넣었다. 또한 우리는 뮌헨을 상대로 치른 최근 몇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 "우리는 훨씬 좋아졌고, 작년 경기에서는 모두 훌륭했다. 이번 경기와 같은 경기들은 디테일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너무 많은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투헬 감독은 "우리가 한계까지 도달해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으리는 도르트문트에서 승리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과 기량, 정신력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수비진 구성에 대해서는 "우파메카노가 못 뛰면 고레츠카를 기용할 것고, 고레츠카가 못 뛴다면 우파메카노를 기용하려 한다. 기다리면서 지켜볼 것이다. 세르주 그나브리가 부목을 대고 뛸 때 얼마나 (움직임에) 제한이 많았는 지를 생각해보면 고레츠카도 며칠동안 부목을 대고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선발 명단]


홈 팀 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니콜라스 퓔크루크가 최전방에 섰고 도닐 말런, 율리안 브란트와 마르코 로이스가 함께 공격을 책임졌다. 살리흐 외즈잔, 마리우스 볼프, 마르첼 자비처가 도왔다. 율리안 리에르손, 니코 슐로터벡, 마츠 훔멜스가 후방을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그레고리 코벨이 꼈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고, 2선에서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케인을 지원했다. 조슈아 키미히가 징계로 결장한 가운데 레온 고레츠카와 콘라드 라이머가 허리를 받쳤다. 수비진은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우파메카노, 그리고 누사르 마즈라위가 구성했다. 골문은 부상을 털고 돌아온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경기 내용]


예상과는 달리 뮌헨이 경기를 주도하며 일찍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사네가 올린 공을 공격에 가담하기 위해 박스 안까지 올라와 있던 우파메카노가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우파메카노의 선제골로 기세를 잡은 뮌헨은 전반 6분 코망의 슈팅으로 다시 한 차례 도르트문트를 위협했다.


계속 경기 주도권을 갖고 있던 뮌헨이 이내 추가골가지 만들어냈다. 전반 9분 역습 기회를 맞이한 뮌헨은 빠른 속도로 공격을 전개했다. 고레츠카의 패스를 받은 사네가 케인을 향해 정교한 크로스를 보냈다. 기회를 놓칠 케인이 아니었다. 케인은 사네의 크로스를 밀어 넣으며 도르트문트와의 격차를 벌렸다.


순식간에 두 골을 얻어맞은 도르트문트도 반격했다. 도르트문트는 최전방의 필크루크는 물론 말런, 로이스, 브란트가 배치된 2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반격에 나섰다. 전반 11분 리에르손의 슈팅, 전반 13분 말런의 슈팅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말런의 슈팅은 김민재가 막았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버티는 뮌헨의 수비는 쉽게 찬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뮌헨 수비를 공략하지 못한 도르트문트는 오히려 뮌헨에 역습을 내주기도 했다.


뮌헨도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전반 31분 코망이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한 뒤 곧바로 역습을 노렸고, 슈팅으로 마무리하려 했으나 코망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위기를 넘긴 도르트문트는 공격의 강도를 높이며 뮌헨을 추격했다. 하지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김민재는 전반 41분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며 철벽 수비를 선보였다.


결국 전반전은 사네의 맹활약 속에 우파메카노와 케인이 연속골을 터트리며 뮌헨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먼저 변화를 준 쪽은 끌려가던 도르트문트였다. 도르트문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볼프를 불러들이고 니클라스 쥘레를 내보냈다. 그러나 후반전 포문을 연 팀도 뮌헨이었다. 무시알라가 킥오프 직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 나온 케인과 마즈라위의 슈팅도 뮌헨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김민재는 전반전에 이어 후반전에도 단단한 수비를 과시했다. 전반전처럼 2선을 활용해 공격을 시도한 도르트문트는 번번히 김민재의 수비 앞에 무너졌다. 돌아온 노이어도 후반 10분 로이스의 슈팅을 선방하는 등 활약을 펼치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도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도르트문트는 조급한 기색이 역력했다.


도르트문트가 이른 시간 추가로 변화를 줬다. 후반 12분 외즈잔과 말런을 대신해 펠릭스 은메차와 카림 아데예미를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교체카드를 통해 공격에 변화를 시도, 다른 방식으로 뮌헨의 수비를 공략하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뮌헨이 여전히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12분 사네의 슈팅으로 쐐기를 박을 기회가 있었지만 코벨의 선바엥 막혔다. 이어 뮌헨은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던 우파메카노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19세 유망주인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를 내보내며 우파메카노의 몸을 관리했다. 2004년생 파블로비치는 데어 클라시커라는 큰 경기에 출전해 자신의 주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센터백으로서 김민재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양 팀이 계속해서 치고 받았다. 후반 18분 무시알라의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19분 로이스의 헤더는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다. 0-2 스코어가 유지되자 도르트문트는 브란트를 대신해 공격수인 유수파 무코코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후반 21분 은메차의 슈팅이 수비에 막히는 등 불운이 이어졌다.


도르트문트가 따라오지 못하는 사이 뮌헨이 쐐기를 박았다. 후반 26분 코망이 내준 패스를 케인이 깔끔한 마무리로 연결했다. 케인의 리그 14호골. 케인은 이 득점으로 슈투트가르트의 세루 기라시와 득점 동률을 이뤘다. 의도와는 달리 한 골을 추가로 내준 도르트문트는 공격에 추가로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34분 퓔크루크 대신 알레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도르트문트의 마지막 교체카드였다. 뮌헨은 후반 43분 무시알라와 사네를 에릭 막심 추포-모팅, 토마스 뮐러와 교체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케인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경기를 끝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수비 사이로 파고들던 케인에게 공이 연결됐고, 단독 찬스를 맞이한 케인은 예리한 슈팅으로 골문 구석에 꽂아 넣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앞서 두 번째 득점으로 기라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케인은 이제 분데스리가 득점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결국 경기는 케인의 해트트릭과 사네의 활약에 힘입어 뮌헨의 4-0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평점 및 평가]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달성한 선수는 해트트릭의 주인공 케인이었다. 매체는 케인에게 무려 9.7점의 평점을 내렸다. 이날 케인은 해트트릭을 비롯해 자신이 시도한 네 개의 슈팅을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는 엄청난 슈팅 전환율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케인은 지상 경합 성공 4회(50%), 공중 경합 성공 1회(100%), 리커버리 2회,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맹활약을 펼친 사네는 8.5점을 받았다. 사네는 패스 성공률 83%, 드리블 성공 1회(2회 시도), 롱 패스 성공 3회(100%), 기회 창출 3회(빅 찬스 2회) 등을 기록하며 팀의 대승에 기여했다.


철벽 수비를 펼친 김민재의 평점은 7.5점이었다. 김민재는 패스 성공률 91%, 롱 패스 성공 1회, 태클 성공 2회(3회 시도), 차단 2회, 클리어링 5회, 헤더 클리어 2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2회, 지상 경합 성공 3회(4회 시도), 공중 경합 성공 2회(100%)라는 기록을 남겼다. 김민재의 활약 덕에 뮌헨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사진=빌트

다만 독일 유력 매체 '빌트'는 김민재에게 평점 3점을 줬다. 독일 매체들의 평점은 최고점이 1점이고, 가장 낮은 점수가 5점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좋은 평가인 셈.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가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민재에게 높은 평점을 주지 않는다.


'빌트'도 마찬가지다. '빌트'는 김민재에게 대부분의 경기에서 3점을 주고는 한다. 3점은 무난한 수준의 활약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좋은 활약 속에서 무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끈 수비수가 받기에는 높은 점수라고 하기 어렵다. 김민재의 낮은 평점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매체는 또다시 논란이 될 만한 평점을 가져왔다.


또 다른 독일 유력 매체 ‘키커’는 “뮌헨은 후반전 시작됐을 때를 포함해 경기를 지배했다. 원정에서 거둔 승리로 뮌헨은 바이어 레버쿠젠을 추격하며 입지를 굳혔다”라며 뮌헨이 도르트문트를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김민재 활약]


김민재는 지친 와중에도 자신의 몫을 다했다.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와 태클로 상대 공격을 완벽하게 저지했다. 후반전에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우파메카노가 교체로 빠지자 전문 센터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게다가 나이가 어려 경험도 적은 파블로비치와 호흡을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무실점을 지켰다.


우파메카노와 데 리흐트가 반복되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김민재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돋보이고 있다. 김민재가 꾸준히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면 뮌헨의 수비는 이미 무너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도 우파메카노가 100%의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김민재마저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했다면 뮌헨의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도르트문트는 확실하게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고, 그럴 때마다 김민재가 이를 막았다.


김민재의 활약에 팬들은 기쁘겠지만, 이런 김민재의 모습을 더 오랫동안 보려면 구단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지금 당장은 김민재가 쉴 수 없는 게 뮌헨의 현실이다. 하지만 우파메카노와 데 리흐트가 컨디션을 회복하고 돌아온다면 김민재에게도 휴식이 주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민재는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를 앞두고 있어 부상 관리가 필요하다. 자칫하면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종아리 부상을 당했던 것처럼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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