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마지막 노래 ‘Now And Then’ 드디어 세상 밖으로
유니버설뮤직은 “비틀스의 모든 멤버가 참여한 마지막 노래 ‘Now And Then’이 지난 2일 오후 11시(한국 시각)에 나왔다”라며 “1996년에 나온 ‘리얼 러브(Real Love)’ 이후 27년만”이라고 밝혔다.
‘Now And Then’은 故 존 레논이 1977년 피아노 반주 위에 목소리를 얹은 미완성 데모곡이었다. 1980년 존 레논 사망 이후 1994년 아내 오노 요코가 남은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 故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에게 해당 곡이 담긴 데모 테이프를 넘긴다.
1995년 3월, 비틀스 멤버 4명과 프로듀서였던 ELO의 제프 린은 새로운 연주와 코러스를 녹음해 데모와 함께 믹싱했으나 발매를 포기했다. 몇몇 구간에서 피아노 반주가 존 레논의 목소리를 묻어 버렸기 때문. 당시에는 두 소스(Source)를 분리하는 기술의 한계로 작업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이 곡은 기술의 발달로 마침내 빛을 보았다. 2021년, 피터 잭슨이 감독한 다큐멘터리 [비틀스: 겟 백(The Beatles: Get Back)]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런 기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오디오 복원 방법(디믹싱)을 찾게 됐다.
지난해, 남은 두 비틀스 구성원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는 ‘Now And Then’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했다. 깔끔하면서 선명하게 분리한 존 레논의 목소리에 1995년 녹음한 조지 해리슨의 일렉트릭 및 어쿠스틱 기타 연주, 새로이 녹음한 링고 스타의 드럼과 폴 매카트니의 베이스, 슬라이드 기타, 피아노 연주 그리고 두 멤버(폴, 링고)의 코러스 목소리를 담았다. 비틀스가 평소에 즐겨 쓰던 현악 오케스트라 연주도 포함했다. 오케스트라 편곡은 폴 매카트니와 자일스 마틴이 맡았다. 자일스 마틴은 ‘제5의 비틀’ 프로듀서 조지 마틴의 아들이자 2006년부터 비틀스 프로젝트를 맡은 주요 인물이다.
다큐멘터리에서 폴 매카트니는 “컴퓨터 신호음이 몇 초간 나오더니 드디어 존 레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 선명하고 깨끗했다. 여기에 다른 멤버들의 연주까지 더해지니 진정한 비틀스의 노래가 탄생했다”라고 말했다.
링고 스타는 “실제로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존이 마치 진짜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엄청났다”라고 전했다.
존 레논의 아들 션 레논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수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모두 함께 비틀스의 노래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정말 큰 감동이었다”라고 말하며 “마치 타임캡슐을 탄 것 같았다. 정말 뜻깊은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인공 지능의 힘을 빌려 곡을 만든 것에는 모두 “존 레논은 살아생전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흥미로워했던 사람이니까 환영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틀스의 마지막 곡 ‘Now And Then’과 함께 1962년 10월 데뷔 싱글 ‘러브 미 두(Love Me Do)’도 멀티 트랙으로 공개됐다. 기존 모노 믹싱에서 벗어난 스테레오와 돌비 애트모스로 믹싱한 버전이다. 비틀스 역사의 시작과 60년이 흐른 마지막을 담은 역사적인 구성에 전 세계 음악팬들이 감동하고 있다.
또 음원 발매 이후 한국 시각 3일 오후 11시 ‘Now And Then’ 뮤직비디오가 공개된다. 감독으로는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이자 이번 곡 발매 기술에 큰 공을 세운 피터 잭슨이 참여했다.
사진=APPLE CORPS LTD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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