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재임하는 '은발의 JB'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명성 되찾나

박슬기 기자 2023. 11. 2.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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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4연임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31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박종복 행장의 연임을 최종 확정했다.

친근함과 높아진 경영 효율성을 무기로 박 행장이 은행권 최장수 현직 CEO 답게 과거 '제일은행'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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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포커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사진=SC제일은행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4연임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31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박종복 행장의 연임을 최종 확정했다. 앞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3일 박 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그동안 지배구조 리스크를 문제 삼으며 '장기 집권한 CEO(최고경영자)는 교체하라'는 암묵적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외국계 은행이란 특수성에 정치권 등 외풍에 휘둘리지 않았단 평가가 나온다.

2015년 1월 취임한 박 행장은 현재까지 9년 동안 은행을 이끌고 있으며 2025년 1월까지 임기를 채우면 10년 재임 기록을 세운다.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갑작스러운 CEO 교체에 따라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겪는 동안 SC제일은행은 경영 안정성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제일은행 인수 후 첫 한국인 행장인 박 행장은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하고 은행을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를 낼 수 있도록 탈바꿈한 게 큰 업적으로 꼽힌다.

SC제일은행은 2014년만 하더라도 6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 효율성 악화로 적자에 시달렸다. 박 행장은 취임한 해인 2015년 말 인력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961명의 임직원에 대한 특별퇴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한 비용이 약 5000억원에 달해 2015년 당시 2858억원의 역대 최대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엔 224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취임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인력 점포 개편과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채널 다변화, 임직원 사기진작 프로그램 등 경영 효율성을 개선한 결과다. 지난해에도 SC제일은행은 전년보다 3배 급증한 3913억원의 순이익을 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고금리 기조 속 서민들의 이자 부담 고통이 가중된 상황에서 국내에서 거둬들인 이자이익을 고스란히 해외 본사로 보낸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1주당 609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총 160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41.02%를 기록했다. 2021년(1주당 305원 800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늘어난 셈이다. SC제일은행은 영국에 위치한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만큼 이익 대부분을 주주인 SC그룹에 배당으로 환원한 것이다.

다만 박종복 행장은 지난해 말 한국청년위원회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상호 정보교류, 적극적인 청년지원 사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최근 발간한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새희망홀씨, 햇살론15 등 사회책임금융에 496억8000만원 규모로 지원했고 사회공헌활동으로 총 107억2300만원을 지출했다.

박 행장은 고객과 직원을 자주 만나 소통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올려 '은발의 JB'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친근함과 높아진 경영 효율성을 무기로 박 행장이 은행권 최장수 현직 CEO 답게 과거 '제일은행'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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