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목금 밤을 책임지는 '조인성 유니버스'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2023. 11. 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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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어쩌다 사장3 조인성', 사진=tvN

영화와 드라마에서 빼어난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훔치는 배우 조인성. 그의 유니버스가 예능 판까지 영역 확장(?)에 나선 모양새다. 이른바 '조인성 패밀리'라 불리는 절친한 동생들과 이번 가을, tvN 목‧금요일 저녁 예능 편성표를 나란히 받았다. 조인성은 차태현과 다시 한번 '어쩌다 사장'을, 동생들은 '콩콩팥팥'에서 초보 농부로. 어쩌다 tvN 예능까지 물들인 '조인성 유니버스'다.

조인성은 차태현과 함께 '어쩌다 사장'으로 돌아왔다. 20년 지기 절친인 차태현 조인성이 시골의 슈퍼를 맡아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 '어쩌다 사장'은 차태현과 KBS2 '1박 2일'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유호진 PD가 tvN으로 이적해 다시 만난 프로그램이자, 조인성의 첫 고정 예능 프로그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낯설었던 2021년 2월 첫 시즌 방송을 시작해 지난달 26일,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지난 시즌들에서는 가게 운영이 서툰 두 사장의 좌충우돌과 그런 사장즈(차태현+조인성)를 기다려주고 나서서 사장을 도와주는 손님들, 사랑방 같은 가게에서 다정하게 안부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 등 도시에선 하나둘 잊혀가는 따뜻함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코로나19로 낯설어가던 함께 음식을 먹는 모습, 익숙해진 카드 생활로 현금 없는 버스마저 흔해진 생활권과 달리 여전히 버스표를 판매하는 사장즈네 마트는 잊고 지낸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힐링 예능'이라는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배우에서 가게 사장이 돼 마을 주민과 소통하는 사장즈의 정겨운 모습은 익숙한 일상의 재구성으로, 여행이 주는 즐거움으로 재편돼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 결과 '어쩌다 사장' 시즌 1과 2는 평균 6.9%(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어쩌다 사장3', 사진=tvN

'어쩌다 사장'이 세 번째로 찾은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 시티다. 지난 두 번의 시즌과 달리 미국에서 한인 마트를 운영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조건이다. 차태현과 조인성은 두 번의 시즌을 통해 익숙해진 업무 분담을 그대로 가져간다. 카운터 업무 및 마트 운영 총괄을 차태현이, 오랜 독신 경력을 토대로 한 능숙한 주방(이라 쓰고 식당이라 읽는) 운영을 조인성이 담당한다. 여기에 이 마트의 시그니처 메뉴인 김밥을 대량으로 소화해야 한다는 커다란 부담도 떠안게 됐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세 번째 '사장'인 만큼 잘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조인성은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 힘을 보탠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무빙'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한효주를 불러 마트 오픈 전부터 준비에 필요한 전반적인 부분에 도움을 받는다. 영어에 능통한 한효주는 사장즈의 입과 귀가 돼 그들을 돕는다. 앞으로 영화 '더 킹'에서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김아중, 시트콤 '뉴논스톱'을 통해 만난 방송인 박경림, 골프선수 박인비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 출연해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성은 '어쩌다 사장3'보다 2주 먼저 막을 올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이하 '콩콩팥팥')의 자타공인 조력자이기도 하다. '콩콩팥팥'은 배우 김우빈 이광수 김기방 도경수(엑소 디오)가 강원 인제의 한 시골 마을에서 밭을 일구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은 조인성을 중심으로 10여 년 전부터 우정을 쌓아온 사이로, 특히 김우빈과 이광수는 '어쩌다 사장2'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출연했다.

'콩콩팥팥', 사진=tvN

평소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심적 부담이 있었던 김우빈은 '어쩌다 사장2' 출연을 통해 이를 덜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잠시 쉬었던 김우빈은 '어쩌다 사장2'를 통해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던 바. 당시를 떠올리며 김우빈은 "자주 만나고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과 있을 수 있었고, 카메라 감독님들이 다 숨어계셔서인지 마음이 편했다. 촬영하면서도 촬영이라는 걸 잊게 됐다. 카메라 앞에서 그렇게 편해질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 덕에 '콩콩팥팥' 출연을 결심했다는 김우빈은 여전히 촬영 초반에는 카메라와 낯을 가리는 듯하지만, 멤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친근한 면모를 드러낸다.

이광수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밭일을 하지만, 특유의 어수룩한 면모로 멤버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김기방은 맏형답게 무게중심을 지키면서도 높은 텐션을 유지하며 동생들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도경수는 막내이지만 실질적인 리더의 모습으로 밭일부터 요리까지 척척해낸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최대한 머리를 써 해결책을 찾아내 매회 믿음을 선사한다.

'콩콩팥팥', 사진=tvN

조인성의 오랜 친구 김기방, 여러 작품을 통해 인연을 맺은 동생들인 김우빈 이광수 도경수. 그리고 차태현과 조인성은 조인성이 신인이던 2000년대 초반, 당시 인기 절정을 달리던 차태현에게 조인성이 인사를 했고, 그런 조인성을 차태현이 챙기면서 인연이 시작됐다고 한다.  촬영 일정 탓에 '콩콩팥팥'에 함께하지 못한 조인성은 자신의 마음을 담아 SNS에 예고편을 게시하는 등 홍보와 응원을 했다. 차태현은 '콩콩팥팥'의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인성으로 시작된 '콩콩팥팥'인 셈이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지만 지역도 규모도 달라진 탓에 '어쩌다 사장'은 여전히 서투르고 여전히 느릴 테다. 네 명이지만 초보인 탓에 농사에 도전한 '콩콩팥팥' 역시 마찬가지. 그럼에도 시청자가 매주 보는 이유는 조금은 느리고 서툴러도 엉성해도 그들이 보여주는 엉성함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숨돌릴 수 있는 편안한 틈이 되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관계가 아닌 실제의 친근함에서 뿜어 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 덕분이다. 시청자도, 방송국도 '조인성 유니버스'덕에 편한 웃음을 짓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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