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홍련전-아랑전설 떠올리며”… 이화자 화백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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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뜬 밤하늘에 수양버들 가지가 드리우고 연못에 흰 치마가 펼쳐졌다.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남루의 전설'(1985년)은 이화자 작가(80)가 장화홍련전과 경남 밀양군의 영남루에 얽힌 아랑전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그린 작품이다.
"으스스한 달밤, 누군가 물에 빠지고 속치마만 둥둥 떠 있는 모습"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 작가의 개인전 '창연'이 서울 중구 스페이스 소포라 갤러리에서 12월 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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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것’ 탐구하며 소재로 삼아
이 작가의 개인전 ‘창연’이 서울 중구 스페이스 소포라 갤러리에서 12월 9일까지 열린다. 작가의 초기부터 최근작까지 20점을 소개한다.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이 작가는 박생광(1904∼1985), 천경자(1924∼2015)에게 그림을 배운 채색화 2세대다.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박생광과 2인전을 열었지만, 개막 며칠 전 9·11테러가 발생해 뉴욕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제대로 작품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후 우울증 등 어려움을 겪으며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그의 작품 ‘회고’(1968년)를 소장했고 이후 국공립미술관 그룹전에 초청받으며 조금씩 활동을 재개했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탐구한 이 작가는 부산의 풍어제나 한국의 산 곳곳에 있는 서낭당을 소재로 한 ‘기원 시리즈’를 그렸다. 이는 단순히 무속·토속 신앙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서민들 사이에서 내려온 문화로 이들을 바라보자는 취지였다.
물가에서 노니는 청둥오리를 그린 ‘4월’(1980년)은 물바램 기법을 활용했다. 동양화는 두 세 겹을 붙인 종이를 사용하는데 가운데 풀이 있어 물감이 깨끗하게 번지기가 어렵다. 이에 물을 묻힌 붓으로 경계를 긋는다. 이는 부드럽고 섬세함이 필요한 기술이다.
최근작에서는 경기 가평의 한 카페에서 바라본 노을을 그린 ‘회상’(2018년), 집 근처 공원에서 그린 ‘강변공원의 가을’(2022, 2023년), ‘겨울 두물머리’(2003년) 등 일상 속 풍경이 드러난다. 이 작가는 “요즘 들어 자연의 위대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자연을 존중하는 것에서 우리 산수화가 시작했듯 풍경을 좀 더 연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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