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방음벽에 '쾅'... 인천 왕길역 인근서 조류 50마리 폐사

인천녹색연합과 생태교육센터 이랑이 지난 7개월간 인천 서구 한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아물쇠딱따구리 사체를 발견했다. 녹색연합 제공

 

인천 서구 왕길역 인근에서 최근 7개월간 50여마리의 새들이 투명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인천녹색연합과 생태교육센터 이랑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인천 서구 인천도시철도(지하철) 2호선 왕길역 투명방음벽 인근에서 모니터링을 한 결과 새 50여마리의 사체를 발견했다. 가장 많이 죽은 새는 참새였으며 오색딱따구리, 아물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호랑지빠귀 등으로 다양한 새들이 방음벽에 부딪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단체들은 투명방음벽으로 인해 1개월 평균 7마리의 새들이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이 발견하지 못한 사채까지 고려하면 1개월 평균 최소 10마리, 1년 평균 120마리의 새들이 이 구간 방음벽에서 죽어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인천녹색연합과 생태교육센터 이랑, 시민 등이 최근 인천 서구 국제대로 방음벽에 새 충돌 방지 스티커 부착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제공

환경단체들은 새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왕길역 투명방음벽에 충돌 방지 스티커를 부착한다. 또 스티커 부착 뒤에도 지속적인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저감 효과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남동구 매소홀로 방음벽에 이어 올해는 서구 국제대로 방음벽에도 시민들과 함께 충돌 방지 스티커 부착했다. 그 결과 스티커를 부착한 구간에서 투명방음벽 충돌로 인한 폐사율은 부착하기 이전보다 95%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투명방음벽에 스티커만 부착해도 1년간 약 100마리의 죽음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랑 관계자는 “인천에서 발생하는 조류 충돌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새 충돌 빈도가 높은 지역부터 지자체 예산을 투입해 죽음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