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랩핑 맡긴 후 “예쁘게 탈게요”…남현희·전청조 ‘공범’ 의혹
“원치 않는 선물” 주장 대치…“남씨, 전씨 공모 의심”
양측 진실 공방…“나도 피해자” vs “남씨 사기 알았다”
경찰, 신속·엄중 수사…공범 여부도 가능성 열어둬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씨로부터 받은 고가(高價) 차량 벤틀리 ‘벤테이가’를 차량을 꾸미는 랩핑 전문업체에 맡긴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예쁘게 탈게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전씨로부터 원치 않는 선물을 받았다고 했던 남씨 주장과는 대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람의 결혼 소식으로 드러난 전씨의 사기 행각은 전씨의 단독 범행에서 남씨의 가담 의혹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남씨는 지난 8월 전씨로부터 벤틀리 차량을 받은 뒤 랩핑 전문업체에 시공을 의뢰했다. 애초 남씨가 받은 차량은 흰색이었지만, 시공을 거쳐 하늘색 차량으로 탈바꿈했다.
시공을 맡았던 업체 관계자는 “남씨 차량을 작업한 게 맞는다”면서도 “차량은 시공 전후 탁송차(카캐리어)로 입출고돼 남씨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시공을 마친 차량을 받은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하늘색 벤테이가 사진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시공 업체 해시태그와 함께 “차량 랩핑 감사합니다. 2023년 벤테이가와 함께 합니다. 예쁘게 탈게요”라는 글을 덧붙였다. 현재 해당 게시글을 삭제된 상태다.
랩핑은 필름지를 활용해 차량 외관을 보호하고 색상을 변경하는 일종의 자동차 튜닝이다. 페인트를 칠하는 도색과 달리, 복원이 수월하다. 통상 시공비는 100만~200만원이지만, 벤틀리 같은 고가차량의 경우 300만원을 웃돈다고 한다.
남씨는 인터뷰에서 전씨로부터 받은 벤틀리 등을 가리켜 “원치 않는 선물”이라고 주장했는데, ‘원치 않는 선물’을 추가 비용까지 들여 꾸몄다는 사실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은 “(남씨의 원치 않는 선물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이미 제보자를 통해 남씨가 차량을 현금화했다는 내용까지 파악했지만, (제보자 측이) 여러 방면으로 협박성 연락을 받고 있어 공개는 하지 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씨를 사기 및 사기 미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남씨에 대한 공모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진정을 접수했다.
그러나 남씨는 언론을 통해 차량 처분 의혹을 부인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남씨가 차량을) 안 팔았다고 하는데 차량 번호만 공개하면 모든 게 해소될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남씨가 전씨로부터 받은 벤틀리가 금융사를 통한 임대하는 리스차량이라는 주장도 불거지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또다른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리스차량일 경우 소유주가 금융사이기 때문에 랩핑 시공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리스차량은 반납 시 원상복구가 원칙이다.
한편 남씨의 재혼 소식으로 알려진 전씨의 사기 행각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남씨가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씨가 사실상 남씨도 공범이라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다.
전씨는 지난 30일 채널A와 인터뷰에서 “남씨가 지난 2월부터 재벌 3세 사칭을 알고 있었다”며 “범죄 수익 대부분은 남씨를 위해 썼다”고 주장했다. 이는 남씨가 “지난 23일 잡지사(여성조선) 인터뷰 보도 이후 (재벌 3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힌 것과 대치된다.
김 의원은 “(전씨 사기 피해자들에 따르면) 남씨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전씨가 남씨를) ’언니’라고 부르기도 했고, 전씨가 (피해자들의 돈으로) 남씨의 빚까지 갚아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피해자들 돈 대부분이 남씨에게 쓰였기 때문에 남씨를 피해자로 볼 수 없고, 공모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사기·사기미수 혐의로 전씨의 체포영장과 통신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전씨의 사기 혐의 고소·고발 건에 대해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경중을 판단해 최대한 신속하고 엄중하고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진정서에 남씨의 공범 여부 가능성까지 포함된 만큼 수사과정에서 전반적으로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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