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김포, 서울시로 편입 당론 추진”

김준일 기자 2023. 10. 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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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주변 도시 묶어 ‘메가시티’ 구상
김포시, 내달 의견 수렴 여론조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0일 “경기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될 수 있도록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김포시뿐만 아니라 서울과 생활권이 겹치는 서울 주변 도시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가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수도권 전략 승부수를 내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진행한 ‘수도권 신도시 교통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당 내부에서 검토한 결과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김포뿐 아니라) 서울과 경계 하고 있는 주변 도시 중 출퇴근과 통학을 서울과 직접 공유하는 곳들은 서울로 편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포시는 다음 달 서울 편입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다음 주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김포시장을 만나 서울 편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선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를 갈라치기 하려는 정략적 계산”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뜬금없는 발표다. 행정구역 개편은 신중하게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與 “서울에 주변市 편입” 총선 수도권 승부수… 野 “뜬금없다”

하남-광명-구리도 편입 대상 거론
‘표심 유리’ 대통령실과도 교감한듯
野 “총선용 갈라치기 전형” 반발

김포골드라인 현장 방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30일 경기 김포시 고촌읍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아 대표적 혼잡 노선인 김포골드라인의 전철에서 관련 현황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포=뉴시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경기 김포시 등을 비롯해 서울 경계 도시들을 서울시에 편입하겠다고 밝힌 구상은 대통령실과도 교감한 결과물로 알려졌다. 여권은 메가시티 서울 편입 대상으로 김포시뿐만 아니라 경기 하남시 광명시 구리시 등도 가능 지역으로 거론하고 있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경기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대거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여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 해결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 여권이 서울로 편입될 수 있는 지역으로 거론하는 경계 지역의 유권자 수를 고려하면 내년 총선 표에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2020년 21대 총선에선 경기도 59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51석, 국민의힘이 7석을 차지해 여당의 열세였다.

● 與 “서울 생활권 도시들 서울 편입 원칙”

김 대표의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은 전격적이었다. 김 대표는 30일 오후 경기 김포 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검토를 해보니 김포 서부권 이쪽 지역이 넓고 바다도 있어 잘만 하면 제2의 판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당 내부에서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김포뿐만 아니라 서울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도시들의 서울 편입 원칙을 밝히며 “면적만 봐도 런던 뉴욕 베를린 베이징보다 서울이 면적이 좁다”고 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도 “김포시 서울 편입 특별법은 당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김포시장은 김 대표에게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간담회에는 이만희 사무총장과 홍철호 박진호 위원장,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김포시의회 의원이 참석했다. 강희업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장도 함께했다.

김 대표는 김포시의 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예타 면제 요구에 대해서도 “노선 선정이 되는 대로 예타 면제안을 빨리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옥철’ 지적이 나온 김포골든라인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꼭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열차를 더 늘리거나 새로운 노선을 더 확충하는 게 방법이 아니겠나”고 밝혔다.

● 민주당 “뜬금없다, 총선용 갈라치기”

다만 내년 총선 전까지 김포의 서울 편입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경기도, 김포시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후 국회에서 서울 편입과 관련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김포시는 서울 편입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또 서울시와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한 논의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포시가 포함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주장하고 있어 경기도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여당이 서울 편입 문제를 당론으로 삼고 추진에 나서자 반발했다. 민주당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시도 간 경계를 조정하는 문제라 특별법으로 국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그 이전에 경기도의 의견이 중요하다. 경기도지사가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성 의원은 “지역 주민들을 이간질하겠다고 하는 말장난밖에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갈라치기 전략의 전형”이라며 “김포시가 서울시로 편입됐을 때 김포시민의 복지예산을 서울시에서 지원해야 한다면 서울시민이 동의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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