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운지] 세계는 미래 '식량' 전쟁 중...한국 식량 안보 현주소는?

YTN 2023. 10. 30. 19: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남재작 한국 정밀농업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운지]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 사회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큰 흐름을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해 보는 <비전 카페> 시간입니다.

글로벌 핵심 이슈인 기후 변화가 기상 이변을 넘어 식량 위기로 연결되며 세계 각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낮고 주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데요. 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난의 실태부터 우리나라 식량 안보의 상황은 어떠한지, 농학자인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가 기후위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짚어보면서 일단 인류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계속 얘기를 해오고 있습니다마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식량 위기 문제라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이 식량 위기 문제는 지금 당장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 같은 경우에는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유엔세계식량계획이 기후위기 대응에 제대로 대응을 못 하게 되면 전 세계에서 굶주리는 사람들이 한 2억 명 정도 더 증가할 수도 있다, 이렇게 경고를 했다고 하죠. 지금 상황이 전 지구적으로 보면 얼마나 심각하길래 그런 겁니까?

[남재작]

식량 상황이 사실은 계속 좋아졌었거든요. 계속 좋아지고 있었는데 중국이 경제 발전을 하면서 식량 부족 인구가 계속 줄어들었죠. 그런데 최근 들어서 2016년, 17년부터 갑자기 식량 부족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약 전 세계 10%인 8억 명 정도가 영양 부족 상태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 얘기는 우리가 일일 권장 영양 기준이 있지 않습니까? 그 기준에 못 미치는, 섭취를 못하는 인구가 10%에 이른다는 얘기고 그리고 또 이미 심각한 식량 위기라고 하는데요. 그 인구가 이미 2억 6000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이건 전년 대비해서, 전년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있었잖아요. 34% 정도가 증가한 거죠. 그러니까 이미 전 세계적으로는 식량 위기가 점차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국가 단위로도 상황이 다를 수 있을 것이고 한 국가 안에서도 사실 계층별로 보면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먹고사는 문제니까 영양상태라든가 면밀히 따져보면 우리나라 내부적으로 봐도 이미 위기에 처한 그런 취약계층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그건 나중에 좀 더 세부적으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위기 문제를 얘기할 때 지금 바로 눈앞에 닥친 건 아니니까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흔히 예를 들어서 공상과학 영화 같은 데 보면 그런 장면들이 나오곤 하죠. 이를테면 영화 설국열차 같은 데 보면 식량이 부족해서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바죠, 그걸 먹는 그런 장면들이 나오는데 물론 허구적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마는 먼 미래에는 이것도 가능한 얘기입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남재작]

예를 들어서 이건 가정이 필요한데요. 지금 국제사회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씨 정도로 멈추려고 하고 있잖아요. 그것 때문에 2050년까지 탄도 중립을 하자는 논의를 하고 있죠. 그런데 이미 1.5도 한곈2030년쯤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남은 문제는 2도 한계선을 넘어갈 거냐 이겁니다. 그런데 만약에 2도가 넘어가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기후가 걷잡을 수 없이 변해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우리가 인류가 2도 이내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기후변화를 막지 못한다면 그런 디스토피아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렇게 장기적인 기후변화뿐만이 아니고 일시적인 기후환경 변화로 인해서 일시적인 식량난 내지는 식량 수급에 굉장히 급격한 불안정성이 야기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 40년 전쯤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일이 있었나요?

[남재작]

1980년도에 우리나라에서 냉해가 굉장히 심한 해였거든요. 미국에서 세인트헬레나 화산이라고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그 화산재가 북반구의 성층권에서 태양빛을 가려버리니까 지구 평균 기온이 그 당시 1도 정도 떨어졌다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러니까 5월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가 거의 매주마다 비가 내렸고 북반구의 평균기온이 1도 정도 떨어지다 보니까 냉해가 굉장히 심했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쌀 생산량이 거의 30% 정도가 감소했거든요.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식량 수입을 거의 안 할 때였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쌀을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죠. 수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돈이 있다고 해도 갑자기 살 수가 없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약간 오래된 쌀이라든가 아니면 우리가 먹지 않는 쌀 있잖아요. 보통 롱그레인, 안남미라고 하는 거, 이런 쌀을 가져오다 보니까 국민들이 그때 한번 호되게 식량 위기가 이런 거구나 하고 겪은 적이 있었죠.

[앵커]

우리가 평소에 먹지 않는 쌀, 동남아에 가면 먹을 수 있는 그런 쌀을 수입해와서 일시적으로 먹기도 하고 그랬던 일이 있었군요. 올해도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많이 발생을 하고 폭염, 폭우, 가뭄, 결국에는 자연재해 그리고 기상이변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문제일 것 같은데 지금 당장 우리나라가 식량 위기를 겪을 정도는 아니라고 말씀들을 많이 하시지만 실제로는 가격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일시적인 식량의 가격 변동, 이것이 너무 올라서 상당히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최근에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세계 공급망이 교란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구나를 우리가 똑똑히 깨닫지 않았습니까?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남재작]

우리나라 국민들은 식량 위기 그러면 갑자기 우리가 먹을 게 떨어지는 걸 상상하잖아요. 그런데 식량 위기라는 건 항상 가격이 오르는 걸로 시작하거든요.

가격이 오르게 되면 무슨 문제가 생기냐 하면 가난한 사람부터 사실은 식량 사는 데 부담감을 느끼는 거죠. 세 끼 먹을 걸 두 끼를 먹어야 하고,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 하위 20%에 해당하는 약 1000만 명 정도에 해당하는 분들이죠. 1000만 명 분들은 가처분소득 대비 식비 지출, 우리가 보통 엥겔지수라고 하잖아요. 이게 40%를 넘어갔거든요.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보통 우리가 얻는 소득 중 대부분은 휴대폰 요금도 내야 하고 공과금도 내야 되고 다 내다 보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 없잖아요. 그 돈의 대부분을 먹는 데 써야 된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에 식량 가격이 10~20% 오른다는 얘기는 이분들한테 당장 이분들은 식량위기를 겪고 있을 수도 있는 거죠. 하지만 그 위의 상위층은 못 느끼겠지만요. 물론 그런 문제도 있고요. 그다음에 우크라이나 전쟁 말씀하셨는데 그것 때문에 올해 들어서 평균적으로 9% 정도 곡물 가격이 올랐고요. 이게 사실은 우리나라 물가 전반으로 다영향을 미치고 있죠. 또 올 초 봄 생각해 보시면 4월 10일에 30도 정도까지 올라갔거든요. 그런 정도의, 4월에는 어떤 때는 눈도 내린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30도 올라갔다가 갑자기 또 한파가 몰아치고, 굉장히 불규칙한 기온이 있었죠. 이것 때문에 사실 과수농가에 굉장히 많은 피해가 있었거든요. 그다음에 6월에 예를 들어서 탁구공만 한 우박이 내리기도 하고 7~8월에는 또 올해 엄청 더웠잖아요. 이게 사실은 전부 다 농업 생산에 다 영향을 미쳤거든요. 이런 영향으로 인해서 과일 가격 같은 경우는 정부에서는 24% 정도 올랐다고 하는데 실제로 추석 때는 사과 선물을 거의 보내기 힘들었죠. 2~3배 정도 가격이 올라버렸거든요. 이런 현상이 발생했고. 전반적으로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외식비 같은 경우도 예를 들면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20% 정도 올랐고 굉장히 많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서 굉장히 신조어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밀가루 가격이 올라서 빵값도 많이 오르게 되면 빵플레이션 그리고 밀크플레이션이라는 말도 나오고 설탕 가격도 오르고 있죠. 이런 것도 일부는 원인은 복합적이겠습니다마는 일부는 기후변화 문제하고도 연관돼 있는 것들도 많이 있는 것 같고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지금 외부 환경 변수가 전쟁도 있을 수가 있고 전염병도 있을 수 있고 그리고 이런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문제도 있을 수 있겠는데 일단은 기후 위기에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기온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농작물의 수확량이 점점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그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되는 겁니까?

[남재작]

쉽게 생각하면 사람 같은 경우도 예를 들면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활동성이 떨어지잖아요. 작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 재배하는 작물들은,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재배하는 작물들은 그 나라 기후 환경에 딱 맞는 작물을 재배하고 있거든요. 그 기후환경을 벗어나는 만약에 온도가 올라간다든가 아니면 갑자기 폭염 기간이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봄에 예를 들어서 갑자기 추운 날씨, 서리가 갑자기 내리거나 하면 사실 농작물이라는 게 서너 달 동안 우리가 익숙한 기후 패턴대로 나와야 가을에 수확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한파가 2~3일 정도만 문제가 생겨도 우리가 수확할 게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되는 거죠. 이런 현상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겁니다. 우리나라 농업계에서는 이런 걸 가지고 극한 기상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지 못한 이상한 날씨죠. 이런 날씨의 빈도가 많아지기도 하고, 그러니까 피해를 받기도 하고요. 서리나 우박 이런 것들이죠. 그 외 온도가 올라가서 생리작용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그다음에 또 기후 패턴이 바뀌잖아요. 올해처럼 가을에 만약에 비가 많이 내리면 수확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이 생기거든요. 과일 같은 경우 품질이 나빠지고. 이런 것들이 다 농업 생산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게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이런 영향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나라 같은 경우는 다른 형태로 해서 다 나타나고 있는 거죠.

[앵커]

또 다른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되면서 건조한 지역이 점점 늘어나는 그런 현상, 이른바 사막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건 어느 정도인가요?

[남재작]

기후변화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받는 지역이 지역이 사실 건조지대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건조지대가 육지 면적에서 거의 46%를 차지하고 있고 그 지대에 살고 있는 분들이 약 30억 명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토양에서 수분 증발이 빨라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사막이 점점 더 확대가 되는 거죠.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고, 그러다 보면 농산물 생산이 당연히 줄어들게 되지 않습니까?

IPCC 자료에서 발표를 한 것을 보면 예를 들어서 1.5도씨가 올라가게 되면 약 9억 명, 10억 명 정도가 그런 영향을 받겠다고 얘기하고 있고 이게 2도가 되면 11억 명, 12억 명까지 늘어나는 거죠. 그런 것 때문에 많은 기구들이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예를 들면 기후변화가 점점 심화될 수록 몇억 명의 사람들이 더 많이 식량 위기에 처한다는 경고를 계속 보내고 있는 거죠.

[앵커]

점점 더 농사를 지을 만한 땅이 줄어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고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다, 2도 오른다, 이렇게 되면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이죠. 그런데 위도마다, 지역마다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에 따른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곳은 오히려 농사를 짓기 더 용이해지는 측면이 있고 어떤 지역은 황폐화되고 그렇다고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남재작]

예를 들면 지구 평균기온에 올라가면 전 세계적으로 고르게 기온이 올라가면서 비슷한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고 바다가 있고 산이 있고 지형이 있고 이러니까 지역마다 다르게 그런 현상들이 나타납니다. 그러면 예를 들어서 쉽게 생각하면 북극에 면하고 있는 지역들 있잖아요. 캐나다라든가 아니면 러시아 같은 경우는 굉장히 북극 지역에 넓은 땅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곳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얼음이 녹으니까 농사가 가능해지는 거죠. 아니면 농업 생산성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거고요. 그런 지역은 문제가 토양 증발이 빨리 되니까 산불 발생이 늘어나는 문제가 또 생기죠. 그런 문제가 요즘 캐나다에 산불이 몇 달 동안 계속 일어나고 있잖아요. 이런 것처럼 그런 문제들이 생기고요. 그다음에 건조지대 같은 경우는 말씀드렸듯이 토양이 더 건조해지면서 식량 생산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게 국가로 다 다르게 나타나는 거죠. 여러 기관에서 미래의 기후에 따라서 식량 생산 지도가 어떻게 될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래에는 식량이 중요한 무기가 될 수밖에 없거든요. 인구는 늘어나고 식량 생산량이 근본적으로는 줄어드니까 식량을 두고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국가 간에 역학관계라든가 이런 것들도 다 바뀔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곡물에 따라서도 영향 받는 바가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주요 작물로 떠올리기 쉬운 쌀이라든가 아니면 밀이라든가 옥수수라든가 지구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어떤 작물은 오히려 생산량이 느는 작물도 있고 어떤 작물은 줄어든다고 했는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남재작]

밀 같은 경우는 재배 지대가 확대가 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말씀처럼 캐나다나 러시아 같은 쪽에서 농사가 가능해지면 그런 쪽은 밀 재배를 하기 좋은 지역이거든요. 그러니까 밀 생산지가 넓어지니까 밀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조금 늘어난다는 얘기를 하고 있고. 그런데 옥수수 같은 경우는 건조지대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거든요. 그런 경우는 그쪽에 기후가 나빠지니까 줄어들죠. 그래서 평균적으로 얘기해서 평균 1도씩 올라갈 때마다 전체 곡물 생산량은 한 3~7% 정도가 줄어들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1도 올라갈 때하고 1도에서 2도 올라갈 때가 다 다르잖아요. 다 다르고 그 피해는 올라갈수록 점점 더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긍정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고 농사에 끼치는, 부정적 요인이 있는데 그게 서로 상쇄되는 것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보면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다라고 보는 거군요?

[남재작]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최근에 이런 뉴스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과 산지가 온도가 상승하면서 기후가 변화하면서 지금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사과 산지로 유명한 곳이 대구, 경북 이런 곳이었는데 이제는 강원도로 올라가고 있다,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어떤 현상이라고 보십니까?

[남재작]

앞으로도 평균기온은 계속 올라갈 거니까 어쩔 수 없이 그런 현상이 계속 일어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사과 산지는 대구 쪽이었지만 현재는 영주나 봉화 정도 있잖아요. 경상도 북부 지역이 주산지가 됐고 사과 재배 지역이 점점 넓어지면서 충북을 넘어서 현재는 강원도 철원이라든가 양구까지 사과 재배 지역이 확대가 됐거든요. 사과 재배지는 점점 북상하는 경향이 있고 예를 들면 남쪽 지방 같은 경우에는 그러면 다른 작물을 심어야 되잖아요. 왜냐하면 과일은 농가 소득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작물이거든요. 그러니까 남쪽 지방에서는 현재는 제주도에서 재배되고 있는 감귤이라든가 망고, 바나나 같은 것들이 해안가로 올라왔고요. 이게 포항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경기도에도 바나나 농장 같은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고요. 이런 식으로 재배 적지가 빠르게 바뀌고 있죠. 그런데 근본적으로는 온도가 계속 올라가게 되면 예를 들면 사과가 재배할 곳이 강원도 일부 지역만 남으니까 우리 다음 세대 있잖아요. 다음 세대는 부모 세대들이 먹는 것하고 굉장히 많이 다른 음식을 먹지 되지 않을까.

[앵커]

이를테면 사과가 좀 더 귀해지는 겁니까, 그때는?

[남재작]

그렇죠. 사과하고 포도하고 전부 귀해지고 대신 열대과일이 늘어나고. 채소도 우리가 보통 김치를 우리가 배추를 주로 많이 심어 먹잖아요. 그런데 이것도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배추 산지가 점점 줄어들게 되고 오히려 아열대 작물들, 아열대 채소들이 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후변화에 따른 또 다른 영향이 병충해가 많이 유입되는 거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 영향이 있나요?

[남재작]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병충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대체로 얘기하고 있는데요. 최근 뉴스를 보더라도 갑자기 아마 도시에 계신 분들도 이상한 곤충들이, 벌레라든가 해충들이 갑자기 많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집 주변에서 그런 경우가 많았을 텐데 많은 분들이 왜 이런 현상이 생겼나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그 현상 중의 하나는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예를 들어서 우리가 돌발 해충이라고 부르는데요. 예를 들어서 온도가 올라가면 곤충이 예를 들면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번식할 수 있는 횟수가 4회, 5회 정도 됐는데 온도가 오르면 세대가 짧아지잖아요. 걸리던 게 일주일 정도로 짧아지면 번식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거죠. 그러면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확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것 때문에 우리가 집 주변에서 해충을 보는 경우가 많아졌고요. 그리고 이게 또 농업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치거든요. 갑자기 해충이 늘어나게 되면 농민들은 또 방제를 한다고 농약을 많이 살포해야 되고, 그리고 이게 또 농가 경영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결과적으로 또 농산물 가격을 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고요. 이런 여러 가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고 그 외에도 병원균 같은 경우에도 강우량이 늘어나면서 병원균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 하여튼 농민들은 점점 더 농사짓기가 어렵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식량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식량 안보에 끼치는 여러 가지 변수를 지금까지 우리가 쭉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특히 식량 부족 문제를 앞으로 닥칠, 장기적으로 닥칠 환경 문제, 기후환경 위기와 관련 지어서 우리가 생각해 볼 때 역시 좀 더 안정적으로 어떻게 식량 공급을 가져갈 것인가, 이것이 관건인데요. 식량 자급률이라는 개념이 있지 않습니까? 이걸 중심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는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지, 리스크는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남재작]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상당히 낮은 편이거든요. 사료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우리가 곡물 자급률이라고 얘기하는데 곡물 자급률은 20%가 무너져서 현재는 19% 정도 됩니다. 이 얘기는 80% 넘는 곡물을 해외에서 수입을 해야 우리나라가 축산을 하든 아니면 우리가 빵을 만들든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곡물 자급률을 그러면 많은 국민들이 곡물 자급률을 높이고 싶어하잖아요. 그런데 이미 농경지라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위적으로 곡물 자급률을 높이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런 면이 있고요. 또 그러면 우리가 상당히 수입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 얘기는 다른 나라의 상황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식량 상황이 결정된다는 얘기잖아요. 예를 들면 우리가 식량을 주로 수입하는 미국이라든가 호주, 유럽에서 만약에 기후변화 때문에 식량 생산이 줄어도 우리나라가 영향을 받고 되고 또 식량을 많이 수입하는 수입국들이죠. 중국이라든가 인도네시아 같은 이런 나라들이 기후가 나빠져서 식량을 갑자기 많이 수입해도 우리나라가 영향을 받게 되는 거고요. 예를 들면 또다시 식량이 우리나라에까지 오려고 하면 배에서 싣고 와야 되잖아요? 그 배들이 지나는 해로들이 있습니다. 대만해협이라든가 수에즈 운하라든가 파나마 운하 같은 곳을 다 지나야 되죠.

[앵커]

지금 화면에도 여러 국가의 곡물 자급률 추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마는 한국과 일본이 곡물 자급률이 낮은 편이고요.

곡물 자급률이라는 것은 사료도 포함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아까 말씀하신 식량 자급률은 사료를 뺀 개념. 그건 한 45%대고요. 역시 그것도 높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식량 자급률, 곡물 자급률을 그렇다면 우리가 더 올려야 할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 이걸 관리해 나갈 것인지, 어떻게 보십니까?

[남재작]

많은 분들이 농민들도 그렇고 곡물 자급률을 올리자고 얘기하죠. 그런데 근본적으로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 농경지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곡물 자급률을 올려도 그게 유의미하게 올리기는 힘들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곡물 자급률을 왜 올리기 힘드냐 하면 곡물이라는 게 사실은 농민이 생산하는 농산물 중에서 가장 가격이 싼 상품이거든요. 논에다가 만약에 예를 들면 과일을 심거나 아니면 스마트팜을 지어서 딸기를 생산하면 몇 배의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점점 더 많은 농민들이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논에다가 다른 걸 심고 싶어하죠. 그러니까 우리가 인위적으로 곡물 자급률을 계속 유지하거나 높이고자 한다면 거기에 따른 반대급부의 농가 지원책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가 뭐냐 하면 우리나라가 쌀 자급률은 거의 100% 되고 있거든요.

[앵커]

쌀은 사실 과잉 생산되는 그러면 측면도 있죠.

[남재작]

과잉 생산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한 게, 근본적으로 문제가 생긴 게 우리나라 국민들이 쌀을 잘 먹지를 않습니다.

옛날에는 한때는 연간 120kg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1인당 소비량이 56kg 정도밖에 안 됩니다. 소비량이 너무 줄어버리다 보니까 우리나라가 잘 생산할 수 있는 건 쌀이잖아요. 우리나라가 몇백 년 동안 벼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 농업 투자를 다 집중해왔습니다. 지금은 벼를 잘 생산할 수 있게는 됐는데 국민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아니면 다양한 식품을 원하는 거죠. 그리고 또 쌀이 어떻게 보면 당뇨병의 원인이다, 아니면 비만의 원인이다, 이런 인식들이, 약간 잘못된 인식들이죠. 이런 인식들이 굉장히 확산되면서부터 밥을 잘 안 먹으려는 경향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게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쌀 자급률을 높이는 게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실제로 의료계에서도 잡곡과 같이 먹어라, 조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씀하신 대로 식량 소비 패턴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급이 너무 많아서 정부가 쌀을 사들여야 하는,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그런 상황도 수시로 지금 발생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은 주요 작물이고 주식이기 때문에 논 재배 면적은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할 것이고 쌀 농사도 어느 정도 우리가 지원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남재작]

저도 제일 중요한 게 쌀은 말씀드렸듯이 복합적인 문제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당장 생산량을 늘려도 현재 소비가 받쳐주지 않으면 이게 다 재고로 남아서 부담으로 남게 되거든요. 현재는 그러니까 논 면적을 유지하는 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도 논 면적을 유지하려다 보니까 논에 쌀 말고 대체작물, 콩이라든가 아니면 밀 같은 걸 심으라고 장려하고 있죠. 여기에다가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려고 하면 국민들이 우리나라 쌀 소비를 늘려주셔야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흰밥으로 먹고 있지만 외국에서 쌀을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하잖아요. 빵이라든가 리조토라든가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쌀 요리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쌀 요리 문화가 좀 더 발전해서 국민들이 쌀 소비량을 5%, 10% 정도 늘리는 게 저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자급률 문제하고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가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서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이런 식량 안보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고 안정적으로 식량 공급 체제를 잘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뭐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남재작]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논 면적 유지입니다. 그게 가장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되고요. 현재는 매년 1만 5000헥타르에서 2만 헥타르 정도의 논이 줄고 있거든요. 공단이나 주택단지나 도로, 아니면 다른 용도로 전용하면서요.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논이 줄면 나중에 식량 자급률 문제가 근본적으로 닥칠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논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서 집중했으면 좋겠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80% 정도는 수입을 하잖아요, 어쩔 수 없이요. 수입을 하면 외국에 대한 동향 같은 게 많이 필요하잖아요.

[앵커]

수입하는 작물은 쌀이 아니고 밀이나 옥수수 등 다른 작물일 것 아닙니까?

[남재작]

그렇죠. 밀, 옥수수, 콩 이런 작물들이죠. 그러니까 외국 산지 동향에 대해서 우리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국내에 비축을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으면 충격을 완화시킬 수가 있잖아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죠.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로 저는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에 여러 곡물 기업들이 있잖아요. 메이저 곡물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그런 메이저 곡물 기업들이 나와서 전체적으로 외국의 정보라든가 아니면 외국의 생산 같은 것에 많이 참여할 수 있어야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식량안보가 튼튼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우리가 지구 온난화, 그리고 기후위기를 얘기할 때 주로 어떻게 탄소를 저감할 것인가, 이런 쪽만 얘기했습니다마는 역시 식량 위기, 그리고 농업 생산성, 어떻게 우리가 잘 앞으로 대응해 나갈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오늘 농학자인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