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국민연금 받으면 기초연금 깎이는 상황 개선되나

서한기 2023. 10.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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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수용성 낮으므로 '국민-기초연금 연계 감액 산식' 변경 검토 필요"
국민연금·기초연금 동시 수령 (PG) [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노후 소득 보장제도의 하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월 10만원이던 기초노령연금을 확대 개편해 2014년 7월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완화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보험료, 즉 기여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는데도 자격요건만 갖추면 받을 수 있기에 소득에 목마른 노인의 만족도가 높다.

기초연금 시행 당시에는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했는데, 이후 2018년 9월부터 월 25만원으로 오르는 등 금액이 단계적으로 계속 불어나 2021년부터는 월 최대 30만원을 주고 있다.

해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2023년 올해는 월 최대 수령액이 32만3천원이다.

하지만 이런 기초연금에는 국민연금 가입자에게는 불리한 조항이 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을 깎는 이른바 '기초연금-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감액'이 그것이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연금제도 개편을 논의해온 산하 '기초연금 적정성 평가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런 감액 장치가 국민 수용성이 떨어지는 만큼 손질해야 한다고 제안해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공평성 도모하고, 기초연금 재정지출 부담 완화 취지로 도입

이처럼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묶어서 기초연금액을 감액하는 규정은 전체 연금 수혜 측면에서 공평성을 도모하고, 기초연금의 장기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국민연금 성숙으로 수급자와 급여액이 증가할수록 기초연금 연계 감액 규모가 증가해 기초연금 재정 지출 증가 속도가 둔화하도록 설계됐다.

기본적으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액이 줄어든다.

기초연금법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의 기초연금액은 국민연금 수령액과 A 급여(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의 3년간 평균액으로,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 담당)를 고려해 산정한다.

기초연금액 산식: (기준연금액 - ⅔ × 국민연금 A급여) + 부가연금액 보건복지부

대체로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의 150%(1.5배) 이상의 국민연금을 받으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이 깎인다.

예를 들어 올해 현재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월 32만3천원)의 1.5배인 월 48만4천500원 이상의 국민연금을 타면 기초연금이 줄어든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보면 보통 가입 기간이 11년 이하면 기초연금 전액을 받지만, 가입 기간이 12년을 넘으면 1년씩 길어질수록 기초연금액이 약 1만원씩 줄어든다.

이런 까닭으로 기초연금을 전액 받지 못하고, 깎인 금액을 받는 수급자도 해마다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동시에 받는 수급자가 매년 증가하면서 연계 감액 수급자(비율)는 2014년 14만3천665명(3.3%)에서 2015년 19만7천788명(4.4%), 2016년 22만4천489명(4.9%), 2017년 30만6천720명(6.3%), 2018년 26만1천412명(5.1%), 2019년 31만5천398명(5.9%), 2020년 38만4천863명(6.8%), 2021년 35만2천410명(5.9%), 지난해 38만명(6.4%) 등으로 대체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보건복지부

연계 방식 복잡, 국민연금 장기가입 막는 부작용…"연계 감액 산식 변경 필요"

하지만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해 감액하는 방식을 두고서는 기초연금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연계 방식이 복잡하고, 국민연금 성실 가입자의 불이익이 커져 자칫 국민연금 장기 가입 동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등 공적 연금제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연구원의 '기초연금 수준과 국민연금 가입 유인의 관계'란 연구보고서(최옥금 연구위원)를 보면, 2020년 4월 1~16일 국민연금 가입자 1천명을 대상으로 기초연금 수준에 따른 국민연금 가입 의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 기초연금액이 오를수록 국민연금 가입 거부 의향도 더 강해졌다.

또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감액 제도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절반가량(49.0%)이 '비합리적'이라고 여겼다. '합리적'이라는 의견은 38.1%에 그쳤다.

게다가 기초연금액 인상으로 연계 감액 금액 자체가 줄어들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도 연계제도 개선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4차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제도개선방안을 검토한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이미 2018년 7월 국민연금 가입 유인 저해, 제도 복잡성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감액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정부에 권고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기초연금 적정성 평가위원회도 "기초연금 도입 배경을 고려하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연계 감액 제도 적용 과정에서 국민의 거부감과 불만이 초래되고 있어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평가위원회는 이를 위해 기초연금의 연계 감액 급여 산식((기준연금액 - ⅔ × 국민연금 A급여) + 부가 연금액)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기초연금 급여 산식이 복잡한 데다, 합리성도 부족하고 고정 상수(2/3), 부가 연금액(기준연금액의 50%), 감액 기준(국민연금액의 150% 이상) 등 경직된 변수들이 많아 현실 정합성이 떨어지기에 국민연금 연계 감액 변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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