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에 투명 점자 라벨 덧붙이니 시각장애 엄마도 아이도 ‘읽는 기쁨’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송암 박두성 업적 기리고자 설립
“점자도서 한 권 제작하는데 수개월
점자사용 권리 신장, 국민 관심을”
“시중 동화책에 투명한 점자 라벨을 붙이니 시각장애인 엄마는 점자를 읽고, 아이는 책의 그림을 그대로 볼 수 있었죠.”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松庵) 박두성의 ‘훈맹정음’(訓盲正音) 반포일(1926년 11월4일)과 같은 날로 제정된 ‘점자의 날’을 앞두고 송암점자도서관을 찾았다. 이곳은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도서를 마음껏 읽을 수 있게 연면적 766㎡에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됐으며, 열람실·점자 도서 제작실·소리 도서 제작실·박두성 선생 기념관 등을 갖춰 2017년 11월 문을 열었다.
시비 21억원이 투입돼 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관 부지에 들어선 이 도서관의 이름은 지자체 예산이 들어간 복지시설이 대체로 해당 지역명을 포함하는 것과 달리 맹인 교육에 앞장선 박두성의 업적을 기리고자 그의 호인 ‘송암’을 넣었다고 한다.
점자 도서는 크게 두 종류다. 점역을 거쳐 제작한 투명 라벨을 책장에 덧댄 책과 더불어 백지에 문장을 점자로 풀어쓴 도서도 있다. 전자는 문장이 짧은 그림책 등에 활용도가 높고, 후자는 문장이 긴 소설책 등의 점자 도서화에 주로 쓰인다고 한다. 일반 활자 등의 점자 변환을 점역이라고 부르는데, 점역교정사라는 별도의 자격증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CD와 테이프로 된 ‘소리 도서’도 이용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의 육성 녹음과 음성 합성을 기반으로 한 TTS(Text to speech) 방식을 활용한 책이다.
◆‘점자법’과 ‘한국점자규정’으로 권리 신장
손끝으로 식별해야 하는 문자인 만큼 튀어나온 점의 높이와 지름 그리고 점 간 거리에도 구체적인 기준이 있다.
먼저 점 높이는 0.6~0.9㎜에 지름은 1.5~1.6㎜로 규정됐다. 점의 높이가 낮으면 손끝으로 점자 확인이 어렵고 너무 높으면 과도한 촉자극 탓에 식별이 어려울 수 있다. 점자의 지름이 과도하게 길거나 짧아도 읽는 데 방해가 된다. 아울러 점 간 거리는 2.3~2.5㎜로 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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